김형락 교수
김형락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김형락 교수(서울신대 예배학)가 최근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기독교의 장례와 한국 기독교 장례의 특징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기독교의 장례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의례이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이 그 창조된 세계에서 삶을 영위하도록 하셨으나, 인간은 죄로 인해 유한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의 유한한 삶의 마지막이 죽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하나님은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인류를 구원하게 하셨고, 그렇기에 죽음을 맞이한 인간이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품에서 안식하고 이 세상의 마지막에 다시 부활하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생을 누리게 되었다”며 “그러므로 기독교의 장례는 인간의 죄로 인한 죽음과, 하나님의 구속으로 인한 구원, 그리고 부활의 소망이 함께 하는 의례이며,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통해 가족을 잃고 상심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의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같은 형태의 장례 예식을 거행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장례 예식에는 기독교 신학의 의미 부여를 넘어 그 공동체의 문화가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문화는 인류 공동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축적되고, 지역과 기후 그리고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더해져 고유의 삶의 모습으로 빚어진 결과물이다. 그리고 인간의 죽음은 그 공동체가 영위해 온 문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기에, 비록 기독교의 장례 예식이라 하더라도 민족마다 전통마다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장례 예식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지만 몇 가지 기본적인 공통점들이 있다”며 “첫째, 기독교 장례 예식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주관자이심을 믿고, 이 세상을 살다가 별세한 고인을 창조주 하나님의 품에 의탁하는 의례이다. 모든 기독교 장례 예식에서는 창조주 하나님께로 고인을 의탁하는 기도와 청원을 드리게 된다”고 했다.

이어 “둘째, 기독교 장례 예식은 다른 종교의 장례와는 달리 인간의 죽음이 영원한 이별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때 죽은 자들이 부활할 것에 대한 소망을 선포하는 의례”라며 “다른 종교의 장례에서는 인생의 끝과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 의식을 거행하나, 기독교의 장례에는 반드시 부활의 소망을 선포하고 하나님과 더불어 영원한 삶을 영위함을 기대하는 순서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또 “셋째, 기독교의 장례 예식은 고인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부활의 소망을 선포하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기능을 한다. 모든 종교의 장례는 기본적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을 극복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기능을 지니며, 기독교의 장례 역시 남아 있는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섭리를 통한 위로를 선포한다”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다양한 기독교 장례 예식의 핵심으로서 모든 의례에서 선포되어지고 기도와 찬송을 통해 모든 참석자들에게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기독교의 장례 예식도 독특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 장례는 비록 기독교 예배 전통의 형태를 토대로 의례가 구성되었지만, 실제로 많은 부분 유교의 장례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유교가 조선 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람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표준적 가치를 제공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기독교 장례에서 아쉬운 점은 장례 의례의 명칭과 관련된 것들이다. 먼저, 많은 교회들이 ‘예배’와 ‘예식’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예배는 영어로 ‘worship’(경배)이라고도 불리듯이, 하나님을 경배의 대상으로 삼고 그분의 구속과 구원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의례이다. 따라서 주일 혹은 평일에 성도들이 모여 드리는 것이 예배”라고 했다.

또한 “이와 구별되는 목회적 예식(pastoral rite)도 존재한다”며 “목회적 예식은 인간의 생사화복과 관련되는 특별한 날에 축하와 기념 그리고 애도를 하는 기독교적 의식이며, 임직, 혼인, 장례, 추모, 심방 등이 이에 속한다. 이는 ‘예배’라고 부르지 않고 ‘예식’이라 칭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최근 많은 교회들이 장례 의례를 ‘천국환송예배’라고 부르고 있다. 이 명칭이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유가족들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기독교의 신학이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생을 누리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천국환송예배라는 명칭은 기독교 신자들이 별세 이후 즉각적으로 천국으로 공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러나 성경은 분명하게 죽음 이후의 안식과, 그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일어날 몸의 부활, 또 그 이후에 올 심판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말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과정을 생략하여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천국환송예배라는 명칭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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