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사이 100명 가까이 급증하면서 900명을 넘어섰다. 역학조사 능력이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7일 0시 이후 2주간 신고된 확진자는 총 4381명이다. 이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조사 중'인 확진자는 942명이다.

이는 전체의 2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최근 2주간 조사 중 비율이 20.2%로 집계된 지난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주간 조사 중 비율은 국내 발생 확진자가 155명으로 세자릿 수를 기록한 지난 15일 93명(13.2%)에서 16일 117명(12.3%)으로 100명대를 넘어선 이후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100명대를 넘어선 지 3일 만인 19일 220명(13.7%)으로 200명대를 넘어서더니 20일 272명(14.7%) → 21일 353명(16.4%) → 22일 494명(20.2%) → 23일 453명(16.2%) → 24일 470명(15.5%) 등으로 증가폭을 확대했다.

특히 이후에는 25일 556명(16.9%) → 26일 660명(18.6%) → 27일 764명(19.4%) → 28일 830명(19.7%) 등으로 매일 100명 안팎으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급증했다. 이날도 전날 848명(19.4%) 대비 100명 가까이 폭증했다.

문제는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와 그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능력이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자칫 'n차 감염' 등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일단 방역당국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이 있는 상황에서 누구로부터 감염이 됐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신규 환자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접촉자를 24시간 이내에 신속하게 찾아내고 격리시킴으로써 n차 전파가 일어나지 않게끔 접촉자 조사와 격리에 저희가 최우선을 두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특히 지금은 n차 전파 차단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감염경로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하는 부분은 좀 더 시간이 지나면서 경로가 확인되는 사례들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주로 전파 차단을 목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현재 역학조사 역량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확진자 수가 하루에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보건소에서 역학조사 지원팀을 투입해 강화하고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확진자 규모는 물론 사람 간 만남이나 접촉을 줄여야 역학적 대응도 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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