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적절한 휴식과 재충전은 선교사가 사역을 건강하고 장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매년 본국사역(안식년)을 맞이한 선교사들을 초청해 진정한 배움과 도전,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 온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훈련분과위원회가 올해도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세미나'를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태국, 베트남, 홍콩, 체코, 피지, 인도네시아, 인도, 네팔, 감비아 등 13개국 및 국내 이주민 선교사 45명과 선교사 자녀, 스태프 등 60여 명이 참석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사랑을 느끼고, 위로와 쉼을 얻는 시간이었다.

세미나는 박도영 무궁교회 목사의 개회예배, 마민호 한동대 교수의 '선교사의 영적형성과 선교지역연구', 계정숙 연세심리상담부모코칭연구소 소장의 '치유와 회복'에 대한 4차례 강의, 이동휘 전주안디옥교회 선교목사의 '선교사의 길', 조용성 GMS 선교총무의 폐회예배와 찬양, 기도, 개인교제 등의 시간이 마련됐다.

2015년도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세미나
2015년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세미나 참석자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KWMA 훈련분과위원장 이용웅 선교사는 "많은 선교사가 '쉬는 훈련'을 못 받아 어떻게 잘 쉬어야 할지 모른다"며 "또 한국에 들어와서도 소속단체에서 마땅한 안내를 못 받고 제대로 된 본국사역(안식년)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선교사들이 제대로 회복하고 사역지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매년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교단선교부, 선교단체들의 적극적인 홍보 및 회비 지원으로 작년보다 더 많은 선교사가 참여했다. '쉼과 회복'이라는 주제만 보고 마음에 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참석했다는 분들도 있다"며 "참석자들이 참 쉼과 회복의 의미를 발견하고, 남은 안식년 기간을 잘 활용해 사역 전문성을 개발하고 좋은 팀원들을 만나 선교지에서 풍성한 새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향후 재정 여건이 되면 3박 4일로 기간을 늘려, 개인 상담 시간도 늘리고 더욱 알찬 강의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교사 눈높이에 맞는 전문 강의와 상담 제공

첫날 마민호 교수는 선교사들에게 "성경적 원리와 개인적 은사, 상황적 역동성이 한데 어우러진 사역 철학을 세울 것"을 강조하며 "배운 교훈을 통해 사역 철학을 세울 때 효과적인 지도자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 없이 전략 없고, 전략 없이 승리 없다!'는 말처럼, 선교지역연구의 중요성과 선교지역연구를 하는 전략적 선교 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과 자질 등을 소개했다.

계정숙 소장은 "영적 여로를 혼자 걷는 성직자들에게도 때로는 동반자가 필요하다"며 "동반자란 마음을 툭 터놓고 정직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내 인격의 어두운 구석과 영혼의 먼지를 들어내 보인다 해도 판단하지 않고 말없이 받아주는, 내 뒤에서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영혼을 나누며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혼의 깊은 밤을 지나오지 않은 성직자는 그 누구의 구렁텅이로 들어갈 수 없으며, 함께 나올 수도 없다"며 "우리는 일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하나님과 이웃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계정숙 소장은 탈진의 이유, 광야를 통과하며 얻는 유익, 회복과 치유의 다양한 방법 등을 소개하고,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법, 자녀 양육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 선교사들은 특히 자녀 훈육 방법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015년도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세미나
계정숙 소장이 세미나 둘째날 치유와 회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감비아에서 온 한병희 선교사는 "사역 때문에 방학 때만 잠깐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자녀 교육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강의를 들으며 자녀의 상태와 필요를 알고, 부모로서 쌍방 관계 속에서 교육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송 10년 만에 현지 국가 사정으로 첫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P선교사는 "7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현지인 선교사 훈련 사역을 시작했는데, 갈수록 사역이 바빠져 안식년을 가질 수 없었다"며 "많은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아픔을 경험하는데, 다음 텀 사역을 하기 위한 쉼과 힘을 얻고 가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자 선교사는 "전문 강사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했고, 복잡했던 문제들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오전 이동휘 목사는 '선교사의 길'에 대해 강의하며 "선교사든 성도든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며 "참된 예배자가 될 것"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일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곳"이라며 "예배는 보는 것이 아니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교사 중 상담이 시급한 경우 일정 외 시간에도 개별 상담 등이 계속 진행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교사 주택 등 '본국사역(안식년) 인프라' 마련해야

본국사역 선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이용웅 선교사는 "파송단체들이 과거보다 디브리핑과 처방, 정보 안내를 많이 하고 있지만, 거주할 곳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1~2달 머물 곳은 있지만, 1년에서 6개월간 머물 곳이 많지 않아 한국에 오지 못하고 서구 국가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안식년을 한국에서 보내야 자녀들도 우리 말을 배우고 나중에 한국에 살 기회도 생기는데 선교사 주택 같은 '본국사역(안식년) 인프라'가 부족해 결국 모국어와 모국 문화를 잃어버리고 대학도 해외로 진학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한국교회 차원에서 '본국사역(안식년) 인프라'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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