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여교사의 비율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사 중 여교사는 76%, 중학교는 67%에 달하고 고교도 50%에 육박할 정도로 여교사 비율이 늘어 `여초 현상'이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학교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성장기 남학생이 남자 교사를 통해 인성ㆍ사회성 함양 교육을 받도록 남교사 충원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파악한 '2002-2011년 초중고ㆍ시도별 여교사 비율'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모두 이 기간 한 해도 빠짐없이 여교사 비율이 상승했다.

여교사 비율은 2002년(이하 4월1일 기준) △초 68.2% △중 59.7% △고 35.2%던 것이 2011년 △초 75.8% △중 66.8% △고 46.2%로 증가했다.

초등학교 18만623명, 중학교 11만658명, 고교 13만1천83명 등 전체 교사 42만2천364명 중 여교사는 27만1천287명으로 64.2%다.

2011년의 경우 초등학교는 서울의 여교사 비율이 무려 85.0%, 대전은 84.4%였고 부산(80.4%)ㆍ대구(81.0%), 광주(78.8%)도 80% 안팎에 달하는 등 대도시 지역의 여교사 비율이 매우 높았다.

중학교는 경기(74.9%)ㆍ인천(73.8%)ㆍ부산(72.4%)ㆍ울산(71.8%)ㆍ서울(68.7%) 순으로 여교사 비율이 높았다.

10년 전 30% 대였던 고교의 여교사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2011년 경기(57.5%)ㆍ인천(54.1%)ㆍ 울산(52.9%)이 50%를 넘겨 전국 평균 46.2%였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여교사 증가 현상이 학교 내 생활지도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모 중학교 교장은 "생활지도 업무는 젊은 여교사가 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일부 학생은 여교사를 무시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아이들이 한창 사춘기를 지나면서 반항적인 중학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전문상담사 K씨는 "웬만한 학교폭력은 상담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폭력 수위가 높은 남자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보기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지역 교육지원청의 한 장학사는 "여교사 비율 급증에 걸맞은 새로운 생활지도 모형이 나와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다"며 "남학생은 성역할 모델을 남자 교사에게 배워야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가정에서 어머니, 아버지의 역할이 따로 있듯이 학교에서도 아버지 같은 교사의 생활지도가 필요하다"며 "남녀교사 비율이 4.5대 5.5, 4대6 정도도 아니고 1대9, 2대 8인 현상은 분명히 문제"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등학교 교감은 "남성 교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체육활동이나 외부행사 지원, 운동회 등 남성 교사에게 맞는 업무가 따로 있다"며 "하지만 임용시험 등과 연계돼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반면 한 초등학교 여교사는 "학교폭력에 대처할 때 반드시 남교사가 나서야 기강이 선다고 보지는 않는다. 상담 쪽에서는 여교사가 강점이 있으며, 앞으로 학교폭력에 대처할 때는 상담 등 예방 위주의 프로그램을 확충하는데 무게중심을 둬야한다"는 의견도 내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결과 2011년 3월 기준으로 서울 초등학교 591곳 중 남자교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7곳, 남자 교사가 1명인 학교가 15곳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교원 남녀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임용시험 실시단계별로 남성의 선발예정 인원을 초과해 합격시킬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그러나 교직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가 워낙 높아 교ㆍ사대에 성적 우수 여학생이 대거 몰리면서 남학생의 입학 자체가 어려워 남교사 부족현상을 개선할 방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서울교대 등은 수시선발자 중 남학생 비중이 20% 미만이면 정시모집에서 여학생 비중이 80%를 넘지 않도록 강제하는 등 교대별로 20~30%의 `남학생 할당제'를 적용한다. 사범대는 쿼터제가 없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 평가이사는 "최근 `교사 취업난' 여파로 교ㆍ사대의 합격선이 점차 내려가는 추세여서 입학생 분포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남학생의 교대 입학이 늘어도 임용고사 합격자 증가는 별개 문제"라고 설명했다.

남교사를 많이 뽑으려면 과거처럼 가산점을 주든지 채용 비율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남녀 평등'에 위배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여교사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교원 양성과정에서 생활지도ㆍ상담 능력을 키우자는 대안도 제시된다.

이재엽 서울 신연중 교장은 지난 6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생활지도 역량은 교사들의 인성과 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했고, 이 장관은 "교사 양성과정부터 그런 부분을 강화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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