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교회 전도'를 주제로 새세대아카데미(원장 곽요셉 목사)가 20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목회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최근 10년간 회심자 심층이해를 통한 전도의 교훈'을 주제로 발제한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 실천신학, 새세대아카데미 연구소장)는 서울, 강원, 경기, 대전, 창원, 부산 등의 15개 교회에서 2005년부터 지난 10년 이내에 회심한 자 262명을 대상으로 회심 과정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김선일 교수는 "한국 통계청의 전수 조사에 근거할 때 2005년부터 한국 개신교인들의 숫자가 줄어들었음을 감안하면, 개신교인들이 줄어드는 시기에 새롭게 개신교인이 된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주목하게 해주는 상징적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회심자의 기준은 고든 스미스(Gorden Smith)가 정의한 '기독교적 회심의 7가지 본질적 구성요소' 중 외적인 요소인 '성례전'과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헌신'으로 삼았다. 고든 스미스는 '기독교교리에 대한 지적 신념', '가치관의 변화', '죄용서의 확신', '도덕적 결단', '성령의 은사', '성례전의 참여', '공동체 헌신'을 온전한 회심을 정의한 바 있다.

설문 항목은 '교회에 처음 오게된 계기', '신앙을 갖기 전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었던 고민이나 어려운 점', '신앙의 인도자', '교회를 정한 기준', '회심을 망설이게 한 요소' 등 10개 문항이었다.

조사 결과 '교회에 처음 나오게 된 계기'로는 '아는 사람의 권유'가 52%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었다. '신앙을 갖기 전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었던 고민이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없었다'가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인생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혼란'(17%),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 어려움'(8%) 순으로 나타났다.

또 '회심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는 '소속(주일성수)과 헌신의 부담'이 1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회적 문제가 되는 교회의 모습'(18%),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16%), '제사문제'(29명), '새로운 관계의 부담'(28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신앙으로 인도하거나 도움을 준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부모가 15%, 형제-자매가 11%, 친척이 9%, 배우자가 4%로 가족이 비중이 높았으며 친구는 20%, 선후배는 7%, 목회자가 14%를 차지했다.
'교회를 정하는 기준'으로는 '목사의 설교'(142명)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교회의 분위기'(90명), '교인들의 친절함'(63명)으로 나타났다. 또 '교회를 정하는데 있어 고려하지 않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교회의 시설'(76명), '교회 내의 각종 활동'(53명)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으며 그 다음으로 '지리적 위치'(47%)로 나타났다.

김선일 교수는 이 설문조사 결과가 한국교회 전도에 주는 교훈을 정리하며 복음 선포의 중심성, 일상의 힘, 가족 전도의 중요성, 목회자의 역할, 시설과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을 들었다.

김 교수는 "전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목회자의 설교다. 물론 처음부터 이러한 메시지를 들으려고 교회와 연결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한 40대 여성은 자녀가 성탄절 때 발표를 한다고 해서 교회에 가보게 되었는데 발표에 앞서 들은 목사의 설교가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과 흥분을 가져다주었다. 그 여성은 수년 전에도 비슷한 계기로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들은 적이 있었으나, 아무런 감흥도 못느끼고 지루하기만 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설교는 굉장히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평소 자신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죽음의 공포와 무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해방감을 맛보게 해주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일상의 힘'을 강조하며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게 되는 계기들은 특별한 전도 집회나 전도하기 위해 고안된 집중적인 케어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과 친분이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의 지속적이고 진실한 관심 및 배려였다"며 "대체로 교회의 특별한 행사보다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예배를 통해서 복음을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영국, 미국의 조사에서 사람들이 신앙을 갖게 될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이들이 친구나 지인이었던 것에 반해 한국에서는 부모, 자녀, 배우자, 친척 등 '가족'이라는 사실은 한국적인 특징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왕성하게 대학생활,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가족 외 친구들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전 연령층에서 가족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가족적 결속이 개인의 신앙 여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서에서는 생물학적 가족보다도 개인의 사회적 관계가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성공회에서 1992년 전도사역을 총괄했던 존 피니(John Finney) 자세의 주도로 최근 회심자들 516명의 신양여정을 조사한 Finding Faith Today 조사에서는 신앙을 갖도록 도움을 준 이들로는 1위가 '그리스도인 친구'였으며 2위가 '가족', 3위가 '목회자'였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 조사에서 기독교의 어떤 메시지에 흥미를 느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하나님의 사랑'(14%), '특정한 성경구절'(13%), '죄사함'(13%), '그리스도의 죽음'(13%), '사후의 삶'(8%)로 나타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 목회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교회의 시설과 활동, 프로그램은 오히려 불신자나 초신자보다는 이미 기존 교회를 경험한 기성 신자들의 요구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며 "그러면서 그는 전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복음의 메시지와 교인들의 변화된 삶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선일 교수는 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와스가 버스 기사의 예를 들어 강조한 전도의 목적을 소개하며 "버스 기사가 아무리 승객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버스를 깨끗하게 단장한다고 해도 버스 기사의 중심 과업은 승객들을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 일이다"며 "전도도 그와 같다. 전도의 목적은 사람들을 교회로 데려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인격적인 중샘의 경험, 사람들을 인생의 주인되신 그리스도께 헌신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전도는 모든 삶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살아가겠다는 진정한 신자를 세우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새세대아카데미는 세계화와 다원화의 시대 속에서 기독교의 바른 모습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 설립돼 특정 이념이나 문화 유행을 초월하는 정통 기독교의 실제를 연구하고 소개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카데미는 교회성장연구소, 국제종교연구소, 출판 사역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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