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재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14일 강원도 횡성의 거위농장에서 H5N8형 AI가 재발한 데 이어 16일 대구, 17일 전남 무안의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AI가 발병했다.

방역당국은 일단 14일 이후 발병한 AI는 큰불이 지나간 뒤 남은 '잔 불'로 보고 있으나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 AI가 발병한 것은 분명히 드문 일이라고 말한다.

AI는 종전까지만 해도 5월이 되면 종식국면을 맞곤 했다. AI 바이러스는 햇빛에 취약해 햇빛에 노출되면 쉽게 사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4차례 AI가 발병했을 때 1·2·4차 AI는 겨울에 발생했고 3차 AI는 봄에 발생했으나 본격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5월 12일에 끝났다.

방역당국은 여름에 AI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이유로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야외에 매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분비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가창오리 떼가 대거 AI에 감염되면서 철새의 이동경로를 따라 전국에 AI 바이러스가 살포됐다.

일각에선 AI에 감염된 철새들이 서식지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나라에 텃새로 남아 AI를 퍼뜨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야외에 뿌려진 바이러스가 일부 남아있는 것 외에도 우려스러운 점은 사람이나 차량에 의해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수평전파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당국은 횡성에서 AI가 발견된 이후 대구와 무안에서 발생한 AI도 사람의 이동으로 인한 수평이동의 영향으로 보고있다. 실제 과거 AI 발병사례를 보면 철새 등에 의해 지도 위에 점을 찍듯이 퍼지는 수직전파보다 수평전파가 훨씬 더 피해를 키웠다.

이에 방역당국도 수직·수평전파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20일까지 전국 방역취약 소규모 농가를 일제점검하고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긴급소독에 들어가기로 했다.

잠잠하던 AI가 다시 확산흐름을 탐에 따라 우리나라의 AI 청정국 지위 회복이 최소 오는 10월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AI 표준조직절차(SOP)에 따르면 마지막 살처분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에 검사했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AI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는데 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마지막 살처분일로부터 45일이 지나야 종식 선언이 가능하다.

AI 청정국 지위 회복의 경우 자체 선언으로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마지막 살처분일로부터 3개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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