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에서 최선 박사(왼쪽)가 논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좌장 김문기 박사(평택대), 발표를 맡은 조규형 박사.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제25차 논문발표회가 5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 종합관에서 개최됐다.

이중 조규형 박사(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는 ‘1904-5년 웨일즈 부흥운동이 영국 오순절주의 형성에 미친 영향’ 발표에서 “오순절운동의 태동과 관련해 웨일즈 부흥운동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더욱 미진한 상태”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20세기 부흥운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건이었던 웨일즈 부흥운동이 같은 지역인 영국 오순절주의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먼저 영국 오순절 운동의 리더 상당수가 웨일즈 부흥운동에 의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근거로 그는 프랭크 바틀만(Frank Bartleman)과 조셉 스메일(Joseph Smale)이 웨일즈 부흥이 캘리포니아에서도 일어나도록 이반 로버츠(Evan Roverts)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한 대목을 지적했다.

이 둘에 의해 로스앤젤레스(LA) 사람들은 부흥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졌고, 그 결과 LA에서 오순절운동이 시작돼 토마스 바렛(Thomas B. Barratt)과 알렉산더 버디(Alexander A. Boddy)에 의해 미국으로 다시 건너왔기 때문이다. 또 영국 오순절운동의 핵심 리더들도 웨일즈 부흥 때 회심한 경우가 많았고, 웨일즈 부흥과 같은 새로운 부흥을 갈망하며 기도했을 정도로 웨일즈 부흥은 영국 오순절운동의 ‘모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웨일즈 부흥운동과 영국 오순절운동 간에는 유사한 특징들도 발견된다. 첫째, 양쪽 모두 감정주의(Emotionalism)가 두드러졌고 이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자 과도한 감정주의를 자제하면서 지성주의(Intellectualism)로 변화가 일어났다. 둘째, 찬양이 끝나자마자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찬양과 기도소리가 퍼져나와 심지어 설교를 방해하는 등의 자발성(Spontaneity)과 무형식(Informality)을 특징으로 했다.
셋째, 이전의 부흥운동들에서는 교회 리더십에서 소외됐던 젊은이와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넷째, 웨일즈와 오순절 두 부흥운동 모두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Church of England)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 박사는 웨일즈 부흥에 영향을 받은 복음주의자와 오순절주의자들 간의 방언을 둘러싼 논쟁이 영국 오순절운동의 성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폈다. 영국 오순절 운동은 로버츠가 펜-루이스(Jessie Penn-Lewis)의 집에 머무는 동안 버디의 주도 하에 시작됐다. 버디는 바렛을 초청해 오순절 집회를 개최했고, 버디의 교회에서 개최된 그 집회는 신문보도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강력한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복음주의자 펜-루이스는 오순절주의가 마귀로부터 기원한다고 비난했고, 버디는 성경적·역사적 근거를 들며 오순절운동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초대교회 뿐 아니라 웨슬리와 휫필드 시절에도 있었다고 맞섰다. 여기에 웨일즈 부흥의 주역인 로버츠도 펜-루이스와 <성도의 영적전쟁>을 공저하며 오순절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가세하자 오순절주의자들은 매우 낙담해 그의 영향력을 무시하려 애쓰기도 했다. 오순절주의자들은 이같은 논쟁을 통해 ‘그리스도의 보혈’을 오순절운동이 건전한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는 중요 요소로 간주했다.

조 박사는 “1세대 영국 오순절주의자들은 오순절운동의 건전성 홍보를 위해 자신들이 웨일즈 부흥운동의 연속선상임을 강조한 반면, 복음주의자들은 오순절운동을 이단으로 간주하고 복음주의 사회에서 격리시키고자 노력했다”며 “그러므로 비록 오늘날 오순절운동을 20세기 복음주의 각성운동의 일부로 간주했지만, 1900년 초 복음주의자들은 오순절운동을 복음주의 각성운동의 일부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평을 맡은 최선 박사(경희대)는 “조 박사의 발표는 다양한 신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오순절주의 형성배경 일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 웨일즈 부흥운동과 영국 오순절주의에 대한 선(先) 이해가 없으면 지나칠 수 있었던 것을 독자들에게 제공했다”며 “상대적으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반 로버츠, 알렉산더 버디, 다니엘 윌리엄스, 스티븐 제프리스, 도날드 기, 펜-루이스 부부 등이 웨일즈 부흥운동과 영국 오순절주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던 점을 연구한 독창성에 박수를 치고 싶다”고 전했다.

이외에 발표회에서는 김수천 박사(협성대)가 ‘니싸의 그레고오리스의 <모세의 생애>에 나타난 완전에의 길’, 김태식 박사(침신대)가 ‘로드니 스타크의 교회(Church), 분파(Sect), 이교(Cult) 이론 이해와 의의’, 용환규 박사(백석대)가 ‘<셩교촬리(1890)>를 통해 본 초기 한국 장로교회의 신앙 이해’, 주연종 박사(총신대)가 ‘올리버 크롬웰의 신형군(新型軍)과 그 신앙적 성격에 관한 연구’ 등을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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