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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사건 제보자가 통합진보당 내 지하혁명조직 'RO'에 대해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조직"이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이 사건 6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씨는 "RO는 조직의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조직"이라며 "조직원들은 일반인과 다른 의식과 이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통의 상식으로 조직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검은색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법정에 나와 증인선서를 한 뒤 증언했다. 증인석과 이석기 의원 등 7명이 앉은 피고인석 사이에는 가림막이 설치됐고 취재진을 제외한 일반 방청인의 방청도 제한됐다.

이씨는 검찰신문에서 "대학 때인 1990년대부터 주체사상에 대해 학습했고 2004년 12월 RO에 정식 가입했다"며 "원래 조직원이 되려면 결의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2명 이상의 조직원 추천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조직의 승인을 받아야하지만 나는 오래 (운동권에서) 활동해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RO는 사상적 단련, 학습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보고 세포모임을 통해 사상학습을 한다"며 "조직원이 되면 임무와 역할을 지휘성원으로부터 지시를 받게 되며, 조직의 요구가 있으면 결정에 반드시 따른다"고 했다.

그는 RO총책으로 지목된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도 "올해 1월 세포모임 과정에서 '이석기 대표'가 RO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5월 곤지암과 마리스타 회합에서 '바람처럼 모이시라, 흩어지시라'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신 분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RO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보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이어서 서로가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조직원은 주체사상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학모(학습모임)'-'이끌(이념서클)'-세포원 등 3단계를 거쳐 신규 조직원을 영입한다"고도 했다.

이씨는 특히 RO 지침에 따라 2008년 총선에 출마했고 2009년 10월에는 집행유예 기간 중 구속 위험을 무릅쓰고 무상급식 관련 한나라당 점거농성단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진보당 현 사무총장과 전현직 수원시의원 2명을 RO조직원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씨는 2010년 5월 '새 삶을 살고 싶다'며 국정원에 신고한 이후 2011년부터 지난 9월까지 RO 녹음파일 47개를 제공한 인물이다. 국정원에서 5차례, 검찰에서 4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이씨에 대한 신문사항 960개(107페이지 분량)를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92개를 묻고 답하는데만 2시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검찰은 오후 추가 제출할 신문사항이 있다고 밝혀 마라톤 심리가 예상된다.

이날 공판은 검찰 측 주신문으로만 이뤄진다. 21일에는 변호인단의 반대신문, 25일에는 이씨와 국정원 수사관 문모씨의 대질신문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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