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복잡하게 꼬여있던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매듭을 풀었다. 1차 제3지대 범야권 단일화 뒤, 2차로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경선을 해 최종 단일화를 이루는 2단계 단일화 방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금태섭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의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며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 교두보 마련 ▲헌법 정신과 법치, 국민 상식 존중 ▲네거티브·인신 비방성 발언 없는 정책·비전 승부▲단일화 뒤 최종후보 공개 지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제3지대 범야권(A조)의 1차 단일화 경선 뒤, 국민의힘 후보(B조)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한 범야권 최종 후보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이 안 대표에게 제안한 '제3지대 단일화' 방안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안 대표는 "현재 이 정권의 정말 많은 문제가 있고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이 범야권이라고 생각한다"며 금 전 의원과의 1대1 단일화를 넘어선 제3지대 범야권 1차 단일화를 강조헀다.

야권에서는 일제히 안 대표의 제안에 반색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제안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안철수 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경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본선 승리를 위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를 쌓고 지지층을 확장하는, 이기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선의 날카로운 검증에 대비해서 그 이상의 자체 검증도 필요하다"며 "이 과정을 통해서 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금태섭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도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안 대표의 '개방형 경선 요구'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안 대표 입당 요구' 사이에서 불협화음에 시달렸던 국민의힘은 복잡한 단일화 방정식이 풀리면서 한시름 덜어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김 위원장과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진행 중인 후보 선출 과정을 완료한 후에,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단일화 후보의 최종 야권 후보 단일화를 3월 초에 반드시 꼭 이뤄낸다는 데 완벽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회의 도중에 안철수 대표가 금태섭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는 뉴스도 들어와서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졌다"며, 김 위원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당이 3월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도록 돼 있다. 그 이후에 최종 단일화 일정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4월7일이 선거일이니 선거 전 한 달 가량에 단일화 구도 윤곽이 잡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단일화를 위한 회동이 예정돼 있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2단계 단일화 방안에 환영의 뜻을 내비친 만큼 야권 단일화 시계는 더욱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을 조만간 만나서 구체적인 제 제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저희나 금 전 의원이나, 그리고 오늘 제안한 내용에 동의하는 다른 야권 후보가 있다면 각자 실무대표가 협의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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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회의원. ©전민수 기자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짧은 기간 1차 단일화를 위한 경선 룰과 토론 일정 등을 결정하면서 예상치 못한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 대표가 주도권을 가지고 앞서 나갈 경우 후보들 사이에서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1차 단일화를 마치고 국민의힘과 2차 최종 단일화를 하더라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판세에 따라 막판 단일화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대표가 여러 단일화 기회가 있었지만, 성공한 사례는 2011년 박원순 전 시장에게 양보한 것이 사실상 전부"라며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결국 단일화는 당사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야권의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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