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폐쇄당하자 신앙의 불을 계속 살리기 위해 가정교회로 눈을 돌리는 중국 기독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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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중국 당국이 상하이에 있는 한 교회를 폐쇄하자, 익명을 요구한 그 교회 교인들은 지난주 거리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이번 주에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 Korea)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폐쇄된 예배당 앞에서 찬송하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폐쇄된 예배당 앞에서 찬송하는 교인들 영상: https://youtu.be/IqCsfquhyZE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중국에서 2018년 1월에 새로운 종교법이 시행된 이후, 당국이 교회를 폐쇄하는 현상이 전역에서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는 분명 우려할 일이지만 중국 기독교인들은 예전에 해왔던 방식대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방식이란 바로 신앙의 불을 뜨겁게 타오르게 해주는 예전의 가정교회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폐쇄된 예배당 밖에서 그 교회 성도들이 찬양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그들이 당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일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대적인 ‘대형 교회’ 방식에 쏠려 있던 중국 교회의 관심을 옛날 교회 방식으로 돌리는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그는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지키고 전파하기 위해, 정부에서 제공한 성경이나 양육 자료가 아니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성경과 양육 자료를 이용해서 가능한 시간 아무 때나 가능한 장소 아무 곳에서나 모였던 때를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VOM과 동역하는 일부 중국 교회는 현재 교회 건물에서 주로 드렸던 예배를 교인들의 가정으로 옮기고 있다. 공원에서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도 있다. 심지어 함께 모여 걸으면서 예배드리는 교회도 있다. 목표는 예배당 건물에 집중되었던 교회 활동을 분산시키고, 교회가 담당하는 사역 가운데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목사나 훈련받은 사역자들에게서 교인들에게로 옮기는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교회 건물에서 모이지도 않고, 목회자도 없이 평신도가 이끄는 이 새로운 교회에 건강한 예배와 양육에 필요한 자료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의 30개 성(省) 수백 개 교회 지도자들이 한국 VOM과 한국 VOM의 협력기관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에 1년 동안 ‘상자 속 주일학교(Sunday School in a Box)’ 5,000개를 공급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상자에는 교육 수준이 높지 않은 부모도 가정에서 자녀와 친척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전반적인 부분을 가르칠 수 있도록 고안된 자료들이 들어 있다.

현재까지 한국 VOM과 차이나에이드는 상자 2,500개를 마련할 수 있는 기금을 모았다. 한국 VOM과 차이나이에드는 이번 성탄절 기간에 상자를 배포하기 시작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상자 내용물은 그 상자를 받을 중국 교회가 직접 정했어요. 내용물은 중국 몇몇 지역에서는 여전히 합법이지만 쉽게 구할 수 없는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나면서도 합법적인 어린이 성경, 소형 동영상 재생기, 부모와 자녀를 위한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저장된 디지털 자료 같은 것”이라며 “하지만 상자에 들어갈 문서 자료들을 우리가 직접 지하에서 인쇄하지도 않고, 중국 당국에 의해 불법으로 분류된 자료들을 중앙에서 일괄 구매하여 분배하지도 않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 당국이 법적 근거를 대면서 이 운동을 방해하거나 중단시키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덧붙였다.

상자 하나에 보통 7명에서 10명의 어린이가 쓸 수 있는 자료들이 들어 있는데, 안수 받은 목회자나 전문 기독교 교육자가 아닌 부모와 평신도 지도자도 그 자료들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오랜 세월 중국 교회는 한국의 대형 교회를 본보기로 삼고 모방했다”며 “하지만 이제 중국 기독교인들은 출석 교인이 3,000명인 대형 교회를 정부에서 폐쇄하기는 쉬워도, 자신의 자녀와 이웃의 자녀를 가정에서 가르치는 기독교인 부모 3,000명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렇게 그는 “중국의 기독교가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가려면 전략도 수정해야 하고 자료들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한국 VOM과 차이나 에이드는 이러한 변화에 필요한 도구들을 중국 기독교인들에게 공급하는 일에 전심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상자는 하나에 7만5천원이다. 한국 VOM 은 이번 성탄절 기간에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하나 이상의 상자를 후원하기를 권면하고 있고, 차이나에이드도 미국 교회에 유사한 권면을 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독일,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에 있는 순교자의 소리 단체들도 마찬가지로 자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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