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의 성모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86년, 유채화, 파리 루브르 미술관 소장. ⓒCLC 제공

 

4. 성 모자

헤롯이 죽자, 주의 천사가 요셉의 꿈 속에 나타났습니다. “일어나라! 아기와 아기 엄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가거라.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사람들이 죽었다.”

그래서 요셉은 아기와 아기 엄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아켈라오가 아버지 헤롯의 뒤를 이어 유대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요셉은 그곳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꿈에서 지시를 받고나서 요셉은 갈릴리 지방으로 갔습니다. 그는 나사렛이란 마을로 가서 거기서 살았습니다.

요셉 가족이 나사렛으로 돌아와 정착하다

포악스런 헤롯 왕이 죽자, 요셉은 고단한 피난살이를 청산하고 아기 예수와 아내 마리아를 데리고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요셉은 꿈에 천사가 가르쳐준 대로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으로 가서 살았습니다. 나사렛 마을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사흘 길이었으며 언덕들로 둘러싸인 작고 외진 마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아기 예수는 자애스럽고 신앙심 깊은 어머니의 돌봄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 불릴 만큼 그분의 생애 중 대부분을 이곳 나사렛에서 보냈으며, 삼십 세가 될 무렵 이곳을 떠날 때까지 그분의 생활 터전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어린 예수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믿음과 사랑으로 돌보았고 아버지 요셉은 목수로 가계를 꾸려가면서 예수에게 유대 전통의 생활방식을 가르쳤습니다.

레오나르도- 동굴의 성모자

 

▲앞 그림의 부분. 다소곳이 눈길을 아래로 두면서 더없이 자애롭고 신비스러운 마리아의 표정은 함부로 다다를 수 없는 성모의 기품이 서려 있다. ⓒCLC 제공
이 그림은 동굴 속의 성모자를 소재로 그린 16세기 전성기 르네상스를 이끈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입니다.

 

그는 비례와 균형으로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한 고대 예술을 능가하려는 노력을 계속했으며, 자신이 쌓은 과학적 소양과 타고난 창의력을 발휘하여 고대 예술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예술 세계를 창조해냈습니다.

그는 지적이고 천재적인 재능으로 나사렛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동굴을 배경으로 삼아 세속적인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른, 성모자의 성스럽고 이상적인 자태를 극적으로 표출해내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번의 덧칠로 윤곽을 부드럽고 흐릿하게 조절하여 아련한 느낌을 부여하는 스푸마토 기법을 사용하여 안개가 스미듯이 명암을 조절하고 자연 풍경을 미묘하게 변화시키면서 회화의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둠이 깔린 기이하게 생긴 동굴 한가운데 앉은 어머니 마리아가 보호자의 모습으로 다소곳이 눈길을 아래로 깔면서 아기 예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마리아의 옷주름 속에 안긴 어린 요한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아기 예수에게 경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는 축복을 내리는 손동작을 지으며 요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두 아기에게 닥칠 험난한 삶을 미리 알기라도 하듯 마리아는 오른손으로 어린 요한의 어깨를 가만히 감싸고, 왼손은 아기 예수의 머리 위로 가져가면서 더없이 기품이 서린 얼굴에 자애롭고 신비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 뒤편에 앉은 천사는 섬세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할 어린 요한을 가리키면서 시선은 우리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네 인물들이 시선과 손길로 서로를 이어주는 안정된 삼각 구도를 이루면서 상단의 기묘한 형태의 산과 바위로 된 동굴 내부와 하단의 개울물로 화면 전체는 짜임새 있고 균형잡힌 구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빛은 동굴의 작은 입구에서 들어와 어둠 속으로 스며들고 동굴 밖 산봉우리는 푸른 하늘 아래 엷은 빛에 싸여 있습니다.

이 엷은 빛으로 두 아기와 두 인물들에게 무리없는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안개처럼 사라질 듯한 자연 풍경이 성스러운 인물들과 어울려 조화와 통일을 이루면서 평화롭고 신비로운 성가족의 모습을 유래없는 솜씨로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라파엘로- 검은방울새의 성모자

 

▲검은방울새의 성모자, 산티 라파엘로. 1506년, 유채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CLC 제공

 

이 작품 또한 성모자와 요한을 소재로 삼은 16세기 전성기 르네상스의 화가 산티 라파엘로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그가 로마에서 활동하기 이전인 피렌체 시절에 그린 것으로 찬란한 고대 미술을 한 단계 뛰어넘는 높은 회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실감 있는 공간의 깊이 속에서 인물들은 빛과 그림자 그리고 다양한 색채로 조화를 이루며 입체적인 조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낙타털로 된 아랫도리옷을 걸친 아기 요한이 아기 예수에게 검은방울새를 바치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는 몸을 전면으로 향하면서 얼굴은 요한에게로 돌려 슬픈 눈빛으로 검은방울새 머리를 쓰다듬고 있습니다.

검은방울새는 영혼을 상징하면서 예수님의 수난을 암시하고 있고, 아기 요한의 허리띠에 매단 그릇은 훗날 예수님의 세례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성경을 읽다 말고 오른손으로 요한을 감쌉니다. 아기 요한을 내려다보는 마리아의 따뜻한 눈길이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배경은 피렌체의 전원 풍경으로 수목과 강물이 어울려 부드럽게 물결치는 서정적인 경치를 펼치고 있습니다. 붉은색 옷에 푸른 망토를 걸친 마리아의 머리를 정점으로 왼편의 아기 요한과 오른편의 아기 예수를 잇는 삼각 구도를 취하면서 인물들의 우아한 곡선과 다양하고 풍부한 색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각 구도의 정점에 있는 마리아의 얼굴 표정에서 성모의 기품이 서린 인간적인 안온함이 우러납니다.

이 작품은 엄숙한 종교적인 내용을 담기보다는 인간의 소중한 삶의 모습인 모성애를 드러내면서 인본주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물과 자연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강렬하기보다는 더없이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라파엘로의 탁월한 예술적 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문서선교회(CLC)는 최근 <명화로 만나는 예수님>을 출간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벤스, 렘브란트, 고흐 등의 거장들은 수많은 명화들을 통해 예수의 삶을 조명했다. 성탄을 맞아 4회에 걸쳐 책의 제1부 ‘이 땅에 오시다’에 등장하는 명화들을 통해 예수 탄생을 기리고자 한다.

CLC 측은 “<명화로 만나는 예수님>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예수님의 모습과 예술적 탁우월성, 깊은 종교적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자 강규주는 간결한 문체로 초신자부터 기신자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수의 삶과 이를 그려낸 대가들의 명화를 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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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라파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