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교회 창립 30주년 기념예배가 11일 오후 남포교회 본당에서 개최됐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30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그 길을 걸어서 하나님 일하심의 성실하심과 진정성으로 지금의 자리, 여기에 온 것입니다."

서울 송파구 남포교회(담임목사 박영선) '창립 30주년 기념예배'가 11일 오후 3시 이 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가운데 박영선 담임목사가 밝힌 소감이다. 

이날 박 목사는 직접 설교를 전하지 않고 '가장 절친한 친구요, 함께 신학을 한 교우'로 김정우 박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를 소개하며 김 박사에게 남포교회 30주년 기념예배 설교를 맡겼다.

김 박사는 설교에 앞서 "박영선 목사님은 제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특이한 분들 가운데 한 분이다. 우리 만남이 40년이 다 돼가는데 세상은 변해도 그의 특이함만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처음 만날때도 특이했고 그의 목회도 특이했다"며 "한가지 변화는 특이함이 경이로움으로 변한 것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우 박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이어 아가서 말씀을 인용해 신학생때 박영선 목사를 회고했하며 "신학생 박영선은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았다. 우리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실과는 우리 입에 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그의 관점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는 20대에 독특한 관점을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외워서 공부했는데 그는 그의 고유한 관점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늘 친구들한테 밀렸다고 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누구보다도 빛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그(박영선 목사)의 관점은 빌리그래함 집회, 엑스플로 74를 이어가던 복음주의 운동과 달랐다. 그는 긴 세월동안 복음주의 운동과 신앙에 대해 온몸으로 저항했다. 그것은 아니라고 소리 지른 것도 사실이었다. 왜 그랬을까?" 질문하며 "그는 출발점이 달랐던 것 같다. 저는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예수 믿고 신앙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저의 신앙공식과 박영선 목사님의 신앙공식 사이에 괴리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가 아플때 저의 간증과 위로가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저의 출발점은 구원과 전도에 있었다. 저는 복음전도 하기 위해 신학을 했는데 박영선 목사의 출발점은 교회에 있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컸고 3대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회와 신앙에 대해 복음주의 주류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조주석 목사와의 대담에서 박영선 목사는 '교회론에 있어 약했다'는 고백을 했는데 제가 볼때 그의 고민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었다. 제가 평생 성경에 목말랐었던 것처럼 그는 교회에 목말랐던 것 같다"며 "박 목사님을 보면 남포교회가 보이고 남포교회를 보면 박 목사님이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남포교회는 교회당도 특이하고 박영선 목사는 목회도 특이하고 호도 특이한다. 호가 일병(一餠)이 뭡니까? (웃음)"라며 "박영선은 도무지 상투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 유행어도 쓰지 않고 남포교회는 구호도 없다. 지난 30년간 한국교회가 많이 쓴 비전, 부흥, 전도, 선교, 민족, 특새 등 이런 말을 남포교회에서는 들어본 적이없다"고 김 박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목사와 교회를 한마디로 뭐라고 할까요? 한마디로 대교약졸(大巧若拙·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은 그 재능을 쉽게 드러내지도 않고 자랑하지도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도리어 서툰 사람 같아 보인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큰 기교는 졸박한 것 같아 보인다'는 뜻이다. 큰 기교는 오히려 졸박하고 졸렬하고 소박해보이고 수수하고 삐까번쩍하지 않다. 큰 지혜는 거칠고 투박한 것이다"며 "이것이 박영선 목사님, 남포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늘 여지가 있고 여백이 있고 쉼이 있고 교감이 생긴다고 생각된다. 이미 30년간 이 진리를 이루었고 말씀으로 바르게 하고 지혜로 채운 남포교회에 더이상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남포교회 담임 박영선 목사(자료사진)

김정우 박사의 설교에 대한 답사에서 박영선 목사는 "남포교회가 30주년이 됐다. 저는 이 30주년 기념예배를 준비하며 다른 것은 필요 없고 여러분 얼굴을 보면 모든 것이 깨달아질 것이다고 생각했다"며 "30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그 길을 걸어서 하나님 일하심의 성실하심과 진정성으로 지금의 자리, 여기에 온 것이다. 그 30년 무게를 느끼는 것은 하나님의 진전성 때문이다. 여러분이 지금의 자리을 납득하던 고마워하던 지금 여러분이 여기에 와있다는 사실이 엄연한 현실이다. 잘하고 못하고를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이제부터라도 더 잘 사십시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 남은 날 동안 멋있게 사십시다. OK?"라고 성도들에게 질문하며 답사를 마무리했다.

이날은 1985~86년에 남포교회가 대치동에 있을 때 봉사하다 결혼한 후 주부들이 돼 다른 교회를 섬기는 남포교회 청년 OB팀 20여 명 가량이 방문해 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남포교회는 1985년 1월 6일 박영선 목사를 담임 교역자로 초청해 300명의 성도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서 창립예배를 드리며 시작됐다. 남포교회라는 이름은 남서울교회가 개포동에 분립 개척한 교회라는 뜻에서 '남서울개포'의 첫 자와 마지막자를 뽑은 것과, 남포불(Lamp)를 연상해 빛의 역할을 감당한다는 의미에서다.

담임인 박영선 목사는 30년간 말씀중심의 교회, 행정과 조직이 아닌 사람 중심의 교회편제 및 운용, 과업 중심이 아닌 교인들의 인격적 성숙을 강조, 가정의 확대로써의 교회실현, 목회자들의 배양과 교회개척으로의 연결을 목회철학으로 목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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