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퐁셀은 세계 최고의 바로크 오보이스트다."(지휘자 필립 헤레베헤)

바로크 오보에 연주자 퐁셀이 이끄는 벨기에의 고음악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Il Gardellino)가 다음 달 서울과 울산, 대전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이들은 퐁셀의 고즈넉한 연주와 함께 짜임새 있는 앙상블을 들려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콘서트에 앞서 30일 퐁셀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이들은 공연에서 바흐와 비발디, 마르첼로 등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단체 이름을 홍방울새를 일컫는 일 가르델리노라고 정하게 된 이유는.

▲브뤼헤 음악원에서 오보에와 실내악을 공부할 당시 학생 연주회뿐 아니라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그때 나는 몇몇 친구와 함께 텔레만 콘소트라는 앙상블을 만들어 텔레만과 헨델, 비발디, 바흐 등 바로크 음악을 현대 악기로 연주했다. 비발디의 '일 가르델리노'도 우리의 연주곡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연주 단체명으로 일 가르델리노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바로크 오보에는 현대 오보에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17세기 이전에 사용된 샬마이(Schalmei)라는 관악기는 소리가 매우 컸다. 인도와 중국, 아랍 국가 등 몇몇 나라에서는 여전히 이런 종류의 악기를 사용한다. 이후 프랑스의 오르테르 형제가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이를 바로크 오보에라고 부른다. 흑단 등으로 만드는 현대 오보에는 소리가 바로크 오보에보다 크다. 100여 명의 단원이 모인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크 오보에는 현대 오보에보다 키(key) 수가 적고 운지법도 복잡하지만, 유연하고 따뜻한 소리를 가져 개인적으로는 바로크 오보에가 더 좋다.

--오보에를 직접 만들게 된 계기는.

▲악기를 주문한 뒤 한참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30년 전부터 바로크 오보에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 번은 악기를 주문하고서 3년이나 대기자 명단에 있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악기를 만들었다. 지금은 형제 중 한 명과 같이 작업하고 있다. 악기를 제작하려면 12년 정도 건조한 나무를 찾은 뒤 구멍을 내고 나무의 윤을 내는 등 정확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우리는 파리와 브뤼셀 등의 박물관을 찾아가 치수를 재기도 했다.

--원전연주가 현대의 서양 음악계에 미친 영향은.

▲사람들은 원전연주를 하는 아르농쿠르나 레온하르트를 좋아하고, 원전연주의 '새로운' 음악적 색에 매혹됐다. 많은 음악가가 새로운 발견에 열광했고, 그들의 많은 수가 고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바로크 음악을 현대 악기로 연주하는 것이 드물 뿐 아니라 음악계에서는 더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재즈 음악가와도 함께 공연했는데 당시 소감은.

▲재즈 음악가와 딱 한 번 연주했다. 바흐 음악을 재즈와 결합했는데, 재즈는 완전히 다른 세계여서 재미도 있었지만 동시에 어려웠다. 내게는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관객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바로크 음악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재즈를 좋아하지 않았고, 재즈 음악을 듣는 사람은 바로크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바로크 음악은 옷을 잘 차려입고 테이블에서 은수저를 들고 매우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반면 재즈 음악이 평범한 피자를 길에서 먹는 것이다'라는 비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음악은 국제적 언어이고, 모든 사람은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음악을 통해 표현할 권리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의 연주 프로그램을 설명한다면.

▲우리는 바흐를 중심으로 그와 연결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한다. 바흐는 비발디의 음악을 사랑했고,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을 편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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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