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넷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진정한 감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전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에 칭의가 선언되고 그 순간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의를 전가시켜 우리를 의롭다고 선언하십니다. 그로부터 새롭게 태어난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은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만약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영접했다고 하면서 이전과 전혀 삶이 변하지 않았다면 그는 진짜로 거듭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죄인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해서 모든 것이 일시에 변하거나 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르틴 루터가 표현한 대로 우리는 여전히 ‘의인인 동시에 죄인’입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언뜻 생각하면 모순처럼 들립니다. 이를 이해하고 믿기 위해선 먼저 기독교는 하나님 은혜의 종교라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공로나 행위를 보시고 판단하시어 우리를 구원시켜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구원 받을 자격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를 구원시키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를 의롭게 여긴다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롬 5:8)고 증언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사전에 다 행하시고 우리를 그곳으로 이끌어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실로 놀라운 은혜의 백미입니다. 누가 이런 은혜를 베풀 수 있습니까? 죄인은 모름지기 단 하나의 의로운 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추악한 존재입니다. 이런 추악한 존재는 단 한 시라도 하나님의 나라에 자리를 차지할 수 없으며 차지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 이 추악한 죄인 중 몇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 천국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한 것이고, 그 대상이 바로 ‘나’라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우리를 감동시키는 은혜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평생 구원에 대한 확신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다섯째, 습관적인 죄로 인해 확신에 금이 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육신은 여전히 나약합니다. 육신의 일은 죄악 된 일입니다. 육신의 일은 욕망으로 가득 찬 일입니다. 사도 바울은 “육신에는 선한 것이 거하지 않는다.”(롬 7:18)고 고백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선을 원한다 해도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이 나를 사로잡는다”(7:20~23)고 하고,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긴다.”(7:25)고 고백했습니다. 다시 말해, “육신이 곧 죄”(8:3)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육신의 생각은 사망”(8:6)이요, “하나님과 원수”(8:7)이며,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고”(8:8),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8:9)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상 우리의 신앙생활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적은 우리 육신입니다. 이 육신에 관련된 모든 것으로 인해 우리의 믿음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육신은 계속해서 우리를 현재의 삶에 집착하도록 유혹합니다. 지금 당장 편안하면 좋습니다. 지금 당장 벼락부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지금 당장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지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잘남과 위력과 능력을 뽐내고 싶어 하고 군림하고 싶어하고 명령하며 통치하기를 바랍니다.

육신의 일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하여 거룩한 삶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노력은 물론이고 간절하게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기도의 목적입니다. 기도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불성실한 사람의 기도는 힘이 없고 하나님이 듣지 않습니다. 열심히 살며, 열심히 거룩을 향해 소망하고 절제하고 노력하는 사람의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이 큽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사람만이 진실된 기도를 드립니다. 일주일 동안 실컷 육신의 일에 몰두하고 육신을 즐긴 사람이 갑자기 주 앞에 나와 “저의 기도를 들어달라”고 한다면 그것은 넌센스입니다.

특히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범하기 쉬운 습관적인 죄들이 많습니다. 음주 문제, 흡연문제, 이성관계와 돈 문제에서부터 아주 사소하게 보이는 일들, 즉 주일날 오락하는 일, 별 생각없이 앉아서 연속극에 푹 빠져 밤늦도록 TV를 시청하는 일, 어떤 계획이나 규모없이, 되는대로 하루하루 무심하게 일상을 보내는 일, 이도저도 아니면 틈만 나면 침대에 누워 잠을 자거나 뒹구는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이 모든 것들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기피해야 할 육신적인 일들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구원의 확신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확신이 없으니 매일 마음이 달라지고 작심삼일이요 조변석개의 라이프 스타일로 허송세월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뢰마저 얻지 못하고 살 것입니다. (계속)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