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초조대장경 세상을 움직이는 다석가지 힘」 표지   ©마더북스 제공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인 해인사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보다 164년이나 먼저 제작됐다고 알려진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1232년 몽고의 침입 때 불타 없어졌다.

초조대장경은 지난 9월 종영된 MBC 대하드라마 <무신>에서도 몽고군의 칩입에 의해 불타오르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 인쇄본이 국내외 곳곳에서 발견돼 목판의 복원이 가능해졌다.

고려 초조대장경 판각 '천 년의 해'를 맞아 대구 문화방송(MBC)이 2부작(2011년 4월 29일 1부 위대한 여정, 5월 5일 2부 천년을 새기다)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초초대장경’을 바탕으로 출판한 책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듯하다. 다큐멘터리 2부작은 지난 2011년 불교언론문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MBC 고려 초조대장경팀이 집필한 <고려 초조대장경 세상을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마더북스, 2012년 11월 26일)은 대구 문화방송이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방송으로 미쳐 담지못했던 고려 초조대장경 탄생 과정과 숨은 이야기, 초조대장경의 복원과 대중화에 힘을 쏟아온 종교계 스님들의 말과 세계 유수 전문가들의 학술적 연구성과를 함께 담았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고려 초초대장경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숨은 이야기들이 과학적이면서 구체적인 실제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분량에 담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들을 화보, 도표, 인터뷰 등을 통해 전해준다. 이를 통해 불교의 탄생, 전파 과정, 초조대장경 조성이유, 몽고의 전락 속에 대장경 소실 과정, 일본 전파 경로 등 대장경의 역사를 조명해 간다.

특히 고려인들이 몽고와의 전란 속에서도 초초대장경을 만들면서 그토록 바라고 기대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부인사(符仁寺) 초조대장경 유허지 발굴과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소실된 초조대장경 목판을 복원하는 흥미로운 과정도 책 내용 속에 진지하게 담았다.

대장경이 힘은 무엇보다 '붓다의 깨달음으로 시작해 다시 깨달음으로 간다'는 불경의 가르침이다. 실제 인도, 중국, 고려, 일본을 거쳐 다시 깨달음의 바다로 향한다는 것이다.

불교의 발상지 인도에서 세계 최초 목판 북송대장경을 만든 중국, 중국으로부터 인쇄술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최초 목판대장경으르 만든 고려, 고려 초초대장경이 바다를 건너 지혜의 등불이 된 일본 등을 기록한 한역 대장경연표가 왠지 가슴을 찡하게 한다.

우리 고려 초조대장경은 세계에 유례없 독창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루이스 랭카스터 UC버클리 명예교수는 "최초의 인쇄술은 중국의 북송 왕조에서 발전했고, 그들이 고려왕조에 기술을 전파했다"면서 "고려는 중국의 불경에 원효대사의 해석까지 첨가해 독창적인 대장경을 만들었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현재 초조대장경의 디지털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장견연구소 종림 스님은 "초조대장경의 디지털화를 통해 우리는 바로 팔만대장경이 가지는 계보관계(족보관계)를 알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30여 년간 조각을 해온 안준영 대장경문화학교 소장은 "천 년 전에 만들어졌던 초초대장경을 지금 이 시점에서 제 손으로 조각한다는 사실은, 정말 각수(刻手)로 대단히 벅찬 일"이라면서 "고려인들의 정교한 목각기술에 놀라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부록도 눈길을 끈다. 대장경을 제작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실제 통나무 자르기, 널판 켜기, 소금물 판자 삶기, 판면 다듬기, 원고쓰기, 파면에 글자 새기기, 경판 완성, 인쇄 및 교정하기 등 만드는 과정들이 그림과 글을 통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 책은 대구MBC 고려 초조대장경 제작팀으로 참여한 김환열 대구MBC 현 '시사광장' 진행자와 마승락 현 영상취재팀장의 노력으로 책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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