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 여성 지완은 흥행작이 없는 영화감독입니다. 수입이 없어 남편과 아들에게도 무시당하던 중 아르바이트로 맡은 일이란 역시나 ‘의미는 있지만 돈은 적게 받는 일’, 바로 1세대 여성 영화감독 홍재원의 작품인 <여판사>를 복원하는 일이죠. 지완은 잘려나간 필름을 찾아 나섭니다. 홍재원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편집기사와 배우를, 영화를 상영했던 극장을 찾아갑니다. 마치 모험과도 같은 기묘한 여정을.. [노재원 목사의 무비 앤 바이블] 세상에 없는 사랑-영화 <리디밍 러브>
18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이 지역 최고의 미녀로 통하는 ‘엔젤’은 몸 파는 여인입니다. 그녀가 종사하는 매춘업소는 매일같이 사내들로 장사진을 이루지요. 건실한 청년 마이클은 자신의 배우자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바로 엔젤이라 믿습니다. 엔젤에게 진심인 마이클은 정식으로 그녀에게 청혼하지요. 남성들의 악행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 엔젤에게 마이클은 구원자처럼 다가왔지만, 진정한 사랑..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향한 기독교의 시선
미치광이 과학교사가 실험체로 만들어낸 일종의 좀비 바이러스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전교에 퍼지게 됩니다. 감염된 이들로 인해 학교는 피로 물들게 되고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이 되어버리죠. 학교에 고립된 아이들은 어른들이 와서 구해주기를 기다리며 좀비로 변해버린 친구들과 사투를 벌입니다... 현실에 대한 은유 –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리뷰
홀연히 나타난 미지의 존재로부터 당신은 몇 날 몇 시에 지옥에 가게 될 거라는 ‘고지’를 받은 자. 그 시간이 되면 어디선가 나타난 지옥의 사자들에게 참혹한 죽임을 당합니다. 두려움이 지배하는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집니다. 이때 등장한 ‘새진리회’는 이 현상이 죄를 지은 자에 대한 신의 형벌이자 선하게 살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고지를 받은 이들이 지옥의 사자들에게 당하는 끔.. [‘오징어 게임’ 리뷰] 공간으로 번안된 권력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자본주의 사회를 그린 우화라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공간이 그들의 계급을 표상한다는 점은 바로 그 점을 더욱 명징하지요. 게임장에 발을 들인 사람들은 대략 네 개의 계층으로 구분되는데요. 이 네 계층이 각각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는 각 계층이 지닌 권력에 따라 차등적입니다. 게임에 뛰어든 참가자들은 완전히 개방된 적층.. 상처를 치유하는 꿈-영화 <기적> 리뷰
준경이가 사는 곳은 찻길도 없는 외딴 시골 마을입니다. 오갈 수 있는 길이란 기찻길밖에 없죠. 게다가 기차역이 없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언제 기차가 지나갈지 모르는 위험을 늘 감수해야 합니다. 고등학생인 준경이와 누나는 학교에 가려면 걸어서 기찻길을 지나 기차를 탄 뒤 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왕복 다섯 시간의 긴 여정을 거쳐야 합니다. 준경이의 소원은 누나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이 안전하게 .. 믿음이란 무엇인가… 영화 <랑종>에 관한 기독교적 고찰
태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에서 대를 이어 토속 신 ‘바얀’을 모시는 ‘랑종’(무당을 가리키는 태국어) 가문에 괴이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평범한 20대 여성이었던 ‘밍’이 무엇에 홀린 듯 흉측한 기행을 일삼기 시작한 것이죠. 과거에 신내림을 받아 바얀 신을 모시며 살아온 무당 ‘님’은 조카 밍이 악령에 빙의되었음을 직감하고 가족들과 힘을 합쳐 퇴마 의식을 거행하려 합니다. 마침 대를 이은.. 흙수저들을 향한 위로와 응원… 영화 <낫아웃>
열아홉 살 광호는 장래가 유망한 고교야구 선수입니다.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그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막상 프로 선수를 뽑는 드래프트(프로야구단이 뽑고 싶은 선수를 공개적으로 지명하는 제도)가 열리자 광호는 탈락합니다.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셈이죠.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광호는 대학팀에라도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의 권위’란… 영화 <노바디>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
영화 <노바디>는 거침없는 액션의 쾌감을 제공함으로써 실추된 권위를 되찾고 싶어 하는 오늘날 ‘아재’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합니다. 환갑의 배우가 펼치는 활극은 무기력증에 사로잡힌 이 시대 우리들의 아재들을 향한 응원가와도 같지요. 그런데 기독교는 아재들의 마음속 한 곳에 웅크리고 있을 폭력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기보다는 담담하게 훈수를 두는 편을 택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녀를 올바르게 길.. 영화 <코알라>가 그려내는 청춘 예찬과 기독교의 소망
영화의 엔딩 장면은 참 좋습니다. 성공이 보장되어 있지 않지만 꿈을 위해서 도전하는 청춘들의 모습, 지금은 비록 초라하고 궁색하지만 희망을 품고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란 우리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들지 않나요? 영화는 푸드 트럭이 잘 될 거라는 보랏빛 미래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주어졌음을 담담하게 보여줄 뿐이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여기에.. 영화 <4등>이 보여주는 체육계 폭력의 민낯
대회를 앞두고 훈련이 계속되면서 광수의 체벌도 반복됩니다. 온몸에 퍼렇게 멍이 들 정도지요. 집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동생에게 멍 자국을 들키는 바람에 엄마는 광수의 훈련방식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엄마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메달을 따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아픔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사실, 엄마는 광수의 훈련방식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애당초 광수를 소개해 준.. <세자매>가 상처를 마주하는 방법
그럼에도 영화는 그저 칙칙하거나 염세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한 울림을 주는데요.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따스한 온기와 함께 싹트는 희망을 보게 됩니다. 우리네 삶과 상처에 대한 영화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아버지의 생일잔치 장면에서 갈등은 마침내 폭발하고야 맙니다. 이제껏 ‘괜찮다’로 일관했던 희숙은 처음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지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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