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조례 시행 반대 집회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 2의 천안문 사태로까지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는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7월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수명을 다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 양상은 수그러지지 않을 분위기다. 시위대는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는 중국·마카오 등지에서 범죄가 발생했을 때, 용의자를 홍콩으로 소환해 홍콩법대로 처벌하자는 조약이다. 쌍방향 조약 형식이기에, 홍콩에서 범죄를 저지른 중국 용의자를 중국으로 소환할 수 있다.

문제는 홍콩에서 반(反) 중국 인사들을 중국 본토로 소환해, 소위 정치적 판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정부가 조례 시행을 발표하자, 6월부터 범죄인 인도 조례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6월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다.

이에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시위대의 반발은 거세졌다. 범죄인 인도 조례에서 반(反) 중국 시위로 번진, 뇌관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콩의 반 중국 시위가 격화되자, 중국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천안문 사태는 89년도에 중국 공산당이 민주화 시위로 모인 100만의 인파를 향해 탱크과 총으로 무력 진압한 사건이다. 300여명의 사상사가 발생했다.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세계기독연대 동아시아 팀장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는 “제 2의 천안문 사태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홍콩과 중국 국경 인접 지역에서 중국이 군인들을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불안정한 홍콩 정국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시도”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또 그는 “홍콩 반 중국 시위대는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려 했지만, 홍콩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천안문 사태처럼 유혈 진압을 막으시기를 바란다”며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과 캐리 람의 마음을 움직여, 천안문 사태와 같은 무력 진압을 이행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로저스 팀장은 “범죄인 인도 조례는 매우 불합리 하다”면서 “홍콩의 반 중국 시위를 끝낼 유일한 방법은 바로 중국과 홍콩 정부가 민주화 개혁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홍콩 국회의원들이 먼저 시위대의 목소리를 청종한다면, 상황은 희망적으로 타개될 수 있다”고 긍정했다.

특히 그는 “홍콩 정부가 지금처럼 경찰의 무력 진압 보다 시위대를 배려한다면, 예전처럼 홍콩은 질서 있고 안정된 경제 도시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 강조했다.

홍콩 시위대
©크리스천 포스트

한편 그는 “시위대도 경찰의 무력 진압에 맞대응 해, 폭력적 시위 방법을 내려놓을 것”도 당부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홍콩 정부의 민주적 개혁과 함께, 시위대도 비폭력 평화 시위를 끝까지 유지했다면, 홍콩의 상황은 지금처럼 비극적으로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홍콩 성공회 주교인 Paul Kwong 또한 시위대에 “비폭력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의 시위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홍콩은 지금 임계점에 다다랐다”며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고, 폭력의 양상은 지금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성공회는 재차 이런 폭력적 반대 시위를 멈출 것을 촉구 한다”며 “어떤 폭력적인 행동, 말, 정신은 상황 타개에 도움 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는 마음을 배워야한다”며 “그럴 때 우리는 좀 더 자유롭고, 기쁘고, 사랑스럽고, 희망차게 홍콩 시민들이 바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십자가의 도를 통해, 홍콩이 동방의 진주로서 그리스도의 밝은 빛을 내고, 사람이 존중받는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한편 이번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에서 촉발된 시위는 홍콩의 민주화와 경찰 개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민주적 통치행위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홍콩 경찰의 최루탄, 고무탄 사용은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재점화시킨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위대를 반대하는 폭력단의 폭행도 시위대의 뇌관을 자극 시켰다고 홍콩 언론은 분석했다.

이에 홍콩에 위치한 Vine Church는 “이번 시위는 홍콩 정부와 경찰의 부패로 억눌렸던 홍콩 사람들의 감정 표출 이었다”며 “그러나 시위가 격화되면서, 홍콩에서만 5명의 자살자가 속출했다”고 우려했다.

또 그들은 “우리를 비롯한 홍콩 교회가 사람들 속 얘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마음을 잘 다스리도록 제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교회는 자유를 갈망하는 시위대의 감정이 분노로 치닫지 않으면서, 동시에 홍콩 정부의 민주화 개혁을 촉구하는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격화되고 있는 시위 양상을 홍콩 교회가 누그러뜨리면서, 동시에 홍콩에 온전한 자유와 정의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세계 크리스천들의 기도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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