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KMQ 선교 포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017년 9월 20일자 한 일간지 기사에 따르면 RI(reputation Institute)에서 발표한 전 세계 대기업의 Global CSR 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전 년도 20위로부터 69계단이나 떨어진 89위에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정부와의 정경유착 의혹으로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 점이 순위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는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정경유착 뿐 아니라 독단적 경영구조가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버넌스라 불리는 조직 내 합리적 의사 결정 구조 수립은 비단 기업체 뿐 아니라 정부조직,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높은 윤리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종교 단체 특히 교회나 선교단체에 건강한 의사결정과 민주적 운영을 위해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8 한국선교 KMQ 포럼이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분당 지구촌교회에서 ‘선교와 패러다임 선교와 거버넌스(효율적인 선교행정구조)’라는 제목으로 개최됐다. 한국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주최하고 한국선교KMQ가 주관했다. 첫 번째 예배로 시작된 이번 포럼에는 강승삼 목사가 사회를, 분당 지구촌교회 진재혁 담임목사가 느헤미야 2장 12절 말씀으로 ‘거룩한 비전’의 설교를 전했다. 조영래 목사가 축도로 마무리 했다.

포럼의 첫 번째 포문을 연 서울신학대 양용희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영리 사회단체의 거버넌스와 한국 선교계에 대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어느 조직 보다 윤리적 가치 기준이 높은 기독교 단체의 경우 엄연한 조직 운영의 법적 절차와 원칙이 있음에도 최근 종교의 미명 아래 일부 종교 지도자들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 의사결정 운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조직의 의사결정이나 민주적 운영이 합리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나아가 조직의 사유화나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美 크리스처니티투데이 조사결과에 한국의 선교사 파송규모는 2006년 세계 2위에서 현재 6위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조사에 의거하면 2016년 172개국 27,205명이 파견됐으나 2015년부터 파송규모가 정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한국교회가 존재 목적과 선교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선교의 규모 보다 교회와 교단, 선교 단체들 간 지도자와 조직의 건강한 거버넌스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거버넌스라는 용어가 사회과학 개념임에도 오히려 교회나 선교단체는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절실히 확립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 교수는 “다른 사회조직과 달리 자기희생과 청지기 정신이 기독교 조직의 설립 목적에 근간이 되지만 이러한 기독교 정신만으로 선교단체의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적으로 확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나 선교단체 역시 정부의 법과 제도에 영향권 안에 있고 특히 선교 단체는 교회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기에 선교 단체의 특성에 적합한 의사 결정 구조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 교수는 “비영리 조직은 사무총회나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인적구성과 의사결정에 있어 민주적이고 투명한 의사 결정구조와 집행이 필요하다”며 “특히 교회나 선교단체는 ‘우리는 정부의 법과 규정의 테두리 안에서 위배되는 점은 없기에 우리는 할 일을 다 했다’며 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비영리단체의 설립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가치실현과 수호인 만큼 조직 내 법과 제도가 조직의 철학과 설립 이념 그리고 가치를 벗어났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의했다. 특히 “비영리 단체 중 선교단체는 자기희생과 섬김 그리고 청지기 정신이라는 종교적 가치가 핵심 이념이기에 정부나 시장은 물론 어떤 일반 비영리조직 보다 더욱 민주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과 운영이 요구 된다“며 ”기독교 정신이 추구하는 청지기 정신을 내재화한 엄격하고 투명한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양 교수는 “종교 지도자들의 비윤리적 행위, 재정 사용 내역 등을 감독하는 독립 기구 설치가 오히려 선교단체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현재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교단체는 비영리조직의 일환으로 재원을 자체 조달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고, 결국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선교단체 운영에 있어 독립성과 민주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양 교수는 “최근에 정부, 국회, NGO 단체에서 논의 되고 있는 설치 기구가 공익위원회”라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비영리 법인의 설립과 운영, 그리고 세제혜택에 대한 승인과 감독이 여러 부처에 분리됨에 따라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돼 왔다. 그는 “최근 영국이나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익위원회를 대통령 국무총리실 산하에 독립적인 행정위원회 형태로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시 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비영리 조직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와 감독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입법과정이나 실행계획의 구체적인 진전은 없지만 독립기구의 설치에 따라 비영리 조직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특히 선교단체도 비영리조직에 속하는 이상 공익위원회 같은 대통령 산하의 독립적 감시 기구가 설치된다면 조직 운영에 따른 투명성과 민주성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선교단체와 교회가 이에 따른 새로운 준비가 필요를 할 필요가 있다”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양용희 교수 이후로 삼성전자에 35년 간 재직 중인 홍창화 지구촌교회 안수집사가 ‘효과적인 조직을 위한 소통과 네트워크’를, 한반도국제대학원 서동찬 교수가 ‘한국 선교의 거버넌스에 대한 필요성과 대안’을, 고신대 이병수 국제문화선교학과 교수가 ‘교단 선교부와 한국 선교계에 대한 제언’을, 성남용 SIM 이사장이 ‘SIM 국제선교회 사례를 중심으로 본 선교와 거버넌스’를, 남침례회 국제선교부 신기황 ‘IMB 거버넌스와 한국 선교계에 대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전했다.

이어 제언 시간이 있었다. 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신경규 교수는 ‘한국 선교의 거버넌스에 관한 제언’을 스토리텔링사역연구소 김연수 대표는 ‘선교와 거버넌스’를, GMS 조용성 선교 총무는 ‘굿 거버넌스와 한국 선교’를, 주안대학원대학교 김종성 교수는 ‘한국 선교의 거버넌스에 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발언했다. 내년도 2019년 KMQ포럼의 부제는 '선교지 재산권 이양'으로 정해졌다.

2018년 한국 KMQ 선교 포럼
많은 선교단체 선교사들이 참여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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