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1년 1개월여 앞두고 정치지형의 요동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ㆍ26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이반을 계기로 여야 할 것 없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기성 정치질서의 틀을 깨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통합 작업에 올인하고 있다면 한나라당은 각종 신당론ㆍ분당론이 난무하면서 대분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권 분열 시나리오는 현재로서는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주의ㆍ주장 내지 설(說)에 불과하지만 이미 일정 부분 동력을 확보하고 세를 얻어 굴러가는 양상이다.

여야가 대치 중인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국회 처리만 끝나면 이런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정치권 `빅 뱅'이 본격 시작될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4일 "한미FTA가 모든 것을 막고 있지만 이 문제만 해결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재편 논의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권은 당정청 쇄신을 포함한 모든 논의를 한미FTA 처리 이후로 미뤄 놓았지만 내부에선 제 세력간 파워게임과 함께 각종 신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연말 창당'이라는 구체적 시간표까지 제시한 `박세일 신당'에 이어 `박근혜 신당론', `친이 신당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여권 분열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당내에선 현재 친박(친박근혜)과 당권파, 쇄신파가 전략적 연대를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제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측근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음에 불구하고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박근혜 신당'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친박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신당은 사실무근이고 실체도 없다"면서 "우리 당 내에서 그런 식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영남권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의도적으로 가로막으면 박근혜 신당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친이(친이명박)측이 당을 나가 박세일 신당에 합류하거나 별도의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의 `박근혜 때리기'를 이런 분석과 연결짓는 시각도 엄존한다.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이들과 연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범야권의 내부 지형은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ㆍ시민사회의 `혁신과 통합', 박원순 서울시장 측이 내달 17일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야권 지형은 대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진보정당은 일단 자체 소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선을 앞두고 대통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안철수 신당'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통합전대에 참여해 달라는 러브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동아일보ㆍ코리아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 출현시 신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6.2%로 한나라당(23.4%), 민주당 후보(16%) 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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