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6년만에 1,010원대가 붕괴됐다.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출의 증가세가 주춤한데 이어 수출 채산성까지 악화되면서 내수를 부양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009.2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2008년 7월 29일(1,008.8원)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1,01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세자릿수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원화가 세자리수에 근접하면서까지 강세를 이어지는데에는 27개월째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의 영향이 크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수행진도 원화강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조선업계가 잇달아 대규모 국외 수주를 하면서 원화강세를 부채질했다. 또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 절상 압력을 피할 수 없고,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세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이 나날히 상승하는 원화가치를 놔두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환율 수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환율쏠림 현상을 가만히 보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장은 오는 10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과 새로운 경제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결정과 더불어 새로운 경제수장의 정책기조가 향후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정책당국도 변수다. 달러화의 약세는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미국 정책당국의 결정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있고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가 언제 끝나느냐가 계속 떨어지는 달러화 가치의 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최근의 환율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환율은 전경련에서 밝힌 제조업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 1052.3원을 하회하며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갉아먹는 주범이었다.

이제는 환율이 900원대를 바라보면서 기업들은 24시간 환율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달러화외에도 유로화와 엔화를 통한 다양한 결제수단을 마련해 환율영향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비상이다. 환율하락이 지속되고 손익분기점밑으로 내려간 기간이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환율에 대응할 여력이 다했다는게 현장의 반응이다. 중소기업들은 원화강세로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경영활동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010선을 회복하며 16.28포인트(0.81%)오른 2015.28로 거래를 마친 2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010원선이 무너지며 전일 대비 2.5원 하락한 1,009.20원 기록했다. 원, 달러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7월 29일 1,008.8(종가기준)이후 6년만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