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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는 2014년 말까지 잠재력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총재는 15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대출) 사태나,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같이, 개인·기업의 빚이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해치는 위기가 지금 일어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분기말 현재 980조원으로 연내 1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9∼2012년 가계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7%로 가계소득(5.7%)의 두 배다.

김 총재는 "가계부채가 미국의 금융위기든, 한국의 외환위기든 어떤 형태의 위기가 된다고는 가정(생각)하지 않는다"며 "가계부채의 구조가 그 이유"라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부채의 대부분은 고소득층(상위 0~40%)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이 부채를 지는 것과 자산을 갖지 못한 사람이 부채를 지는 것은 사회적 부담이 다르다"며 "저소득층(하위 0~40% 계층)이 진 빚의 규모는 전 국가 차원에서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상승 충격이 왔을 때도 금융자산 없이 부채만 있는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문제될 것이라고 그는 봤다. 이에 대해선 이들을 정밀조준한 미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총재는 또 "예상대로 성장하면 (현재 마이너스인) 한국의 국내총생산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내년 말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내년 말께 한국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한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나 "이 때문에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은 미국처럼 '경제지표가 어떤 조건이 되면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선제지침(포워드 가이던스)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아직 이렇게(금리를 내린다고)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곧 출범 1주년이 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에 직접 수출을 하는 일부 산업은 타격을 받았지만, 다른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산업들은 엔저 현상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수출은 중국 등 신흥 아시아국가에서 많이 늘었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며 "이는 한국 기업의 비(非)가격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인 위험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꼽으며 여기엔 '통일'이라는 상방 위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일본보다 개방적이고 변화에 적응력이 크다"며 "현재로선 (인구 측면의) 하방 위험이 크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가 동양사태를 불러 일으켰다는 일각의 '한은 책임론'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김 총재는 "대한민국에서 돈 관련 사고가 나면 다 한은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시스템적 리스크를 가져올 만큼의 과다한 기업어음·회사채 발행을 잡아낼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감독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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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