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에브리데이교회 수요예배 시간에 부부세미나가 열렸다. (사진 옆의 화살표를 클릭하면 여러장의 사진을 볼수 있습니다.)   ©기독일보

에브리데이교회(최홍주 목사)에서 4일(현지시간) 오후 8시에 시작되는 수요예배 시간에 부부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 강사로 선 송지혜 교수는 피아니스트이자 MBTI(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 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한 심리검사) 전문강사다.

결혼한 지 31년째에 들어선 그는,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기 앞서 피아니스트였던 자신이 MBTI 강사로 서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는 "결혼에 대한 기대와 달리, 하루 하루를 울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어느 날 그는 남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나는 당신의 기준에 절대로 맞출 수 없어요. 결혼 전과 후를 비교하면, 결혼 전에는 행복했는데 후에는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그는 결혼 첫날 세수를 하다 옷이 젖은 자신에게 남편이 잔소리를 한 일화에서 시작해, 자신이 얼마나 수많은 잔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했는지 이야기했다. "결국 모든 일에 걸고 넘어져 하루 하루가 무서웠어요.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나 스스로도 나를 잘못된 존재로 여기게 됐죠. 나 자신을 불량품이라고 생각했어요."

"1995년, 하와이 열방대학의 MBTI 강의를 들은 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MBTI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데, 각 항목을 가만히 보니 내 모습이 아닌 남편이 나에게 주입 시킨 모습대로 체크를 했지 뭐에요. 그때 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따라 살았음을 깨달았죠."

MBTI는 주의초점, 생활양식, 인식기능, 판단기능의 차이에 따라 총 16가지로 성격을 구분한다. 주의초점 즉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Extroversion)과 내향(Introversion)으로 나뉘며, 생활양식에 따라 판단(Judging)과 인식(Perceiving)으로, 무엇을 인식하는가에 따라,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iNtuition)으로, 어떻게 결정하는가에 따라 사고(Thinking)과 감정(Feeling)으로 나뉜다.

송 교수는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활동적인 외향형이 자기 안의 에너지를 외부를 통해 즉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는 반면, 소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조용히 생활하는 편인 내향형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충전한다. 즉 이 둘은 자신 안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이 상반되기에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향형인 남편은 하루 종일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다가 에너지가 모두 방전된 채 집에 돌아와 조용히 혼자 쉬고 싶어한다. 그런데 부인이 외향형일 때, 부인은 힘들어하는 남편을 충전해주려고 말을 건다. 그럼 내향형인 남편은 부인 때문에 더 지치게 되고, 부인은 자신이 뭘 잘못했나 하며, 의기소침해진다."고 했다.

송 교수는 외향형과 내향형을 경계선의 차이로 설명하기도 했다. "외향은 외부와 자기와의 경계가 없거나 희박하다면, 내향은 매우 강해요. 따라서 외향은 낯선 이들에게 선뜻 다가서 격의 없이 대하는 반면, 내향은 쭈뼛거리며 주변을 맴돌죠."

또 그는 반응 속도의 차이를 지적했다. "내향은 일단 행동하고 생각하는 외향에 비해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시간이 오래 걸려요. 따라서 외향형인 사람이 내향형인 사람을 대할 때는 생각할 시간을 주고, 인내심을 갖고 대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송 교수는 정리형(판단형)과 개방형(인식형)을 소개했다. 그는 "정리형은 자신의 기준, 방식이 명확하며, 세부적인 부분에 민감한 반면, 개방형은 특별한 기준 없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세부적인 부분에 둔감하다.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는 자신의 가방이나, 주변 환경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정리형은 가방이나 주변 환경이 산뜻하게 정리돼 있는 걸 선호한다. 작은 부분이 흐트러져 있으면 꼭 그것을 바로 잡으려 한다. 개방향의 가방은 뒤죽박죽이며, 뭐가 들어 있는지 자신도 잘 모른다. 흐트러진 부분이 있어도, 개방형의 눈엔 안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생활양식의 차이는 시간관념이나 약속 지키기 등에서 두드러진다. 정리형이 시간관념이 철저하다면 개방형은 느슨한 편이다. 따라서 정리형은 개방형 배우자에 대해, 자신의 방식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 정리형 배우자를 둔 개방형은, 배우자가 계획,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성격검사를 받던 중에 일어난 한 에피소드를 강의 말미에 소개했다. "설문 용지에 체크를 하던 중 남편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어요. 남편이 말했어요. '왜 체크란 안에 표시를 안하고, 벗어나게 하나', 나는 더 대담하고 크게 체크란을 벗어나게 체크했어요. '절대로 이 좁은 틀 안에 갇힐 내가 아니지' 하면서 말이죠. 하하"

독일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는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대량학살 사건의 원인을 서양의 중요한 정신 중 하나인 '절대적 통합(intergration)'에서 찾는다. 그것은 자기 동일성 안에 타자를 가두는 행위다. 타자를, 혹은 배우자를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넣으려는 행위는 타자에 대한 일종의 상징적 살해 행위일 수 있다.

송지혜 교수는 이백용 회장(T 솔루션 전문기업인 바이텍시스템, MBIT 강사)의 부인으로 부부관계 및 자녀 양육에 관한 책 <남편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 <결혼 후 나는 더 외로워졌다>, <아이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 등을 저술했다.

4일 에브리데이교회 수요예배 시간에 부부세미나가 열렸다.   ©기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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