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칭의의 근거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지금까지 칭의에 대한 여러 이설들을 알아보고 가장 서경적인 개혁주의적 입장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과연 칭의의 근거는 무엇이라 해야 하는 가입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아무런 근거 없이 죄인을 의인으로 대우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만약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결정을 내리시는 하나님이라면 사탄과 그 수하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하나님을 참소하고 죄인들을 자기 수하에 감금시키려 할 것입니다. 이를 잘 아시는 하나님은 다음 세 가지를 근거로 우리를 의인이라 불러 주십니다.

첫째, 개인적인 자질이나 공로를 근거로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하나님이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을 개인적인 성품이나 자질을 근거로 의롭다 하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는 시편 기자의 증언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주의 목전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시 143:2)

“다 치우쳤으며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시 14:3)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감찰하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시 130:3)

또 어떤 죄인도 개인적인 혈통이나 특권을 근거로 해서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자격을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이전에 자신이 훌륭한 가문 출신으로 유대교를 철저히 신봉하던 사람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니 내가 팔 일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의 족속이요 베냐민의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빌 3:4~5). 이렇게 고귀한 가문과 특권을 가진 유대인이었던 바울도 자신의 개인적 자격 조건은 하나님에게 열납 될 근거로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냉철하게 판단했습니다.

또 하나님은 율법의 행위를 근거로 의롭다 하시자 않습니다. 이전에 율법 선생이었던 바울은 하나님의 법을 완벽하게 순종해야만 의를 받을 자격을 보장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 죄인은 율법 자체를 다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바울은 깨달았습니다.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라”(롬 3;20)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 10:2~3)

둘째,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에만 의존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무엇을 근거로 죄인을 의롭다고 칭하여 주십니까? 성경은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에만 의존한다고 가르칩니다. 칭의의 근거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 중심입니다. 베드로는 간단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화평의 복음을 전하사”(행 10:36)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좀 더 세분화하면 다시 두 가지 공로로 나누어 살필 수 있습니다.

①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서 완전하신 인간으로서의 고결한 삶을 사셨습니다. 사도들은 이런 주님의 삶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마태는 주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완벽하게 성취하셨고, 성부 하나님의 공의로우시고 거룩하신 요구를 완전하게 만족시키셨다고 말합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요한이 허락하는지라”(마 3;15). 요한은 “성자께서 늘 아버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했고”(요 5:30), 성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일했으며(요 4:34, 6:38, 17:4), 성부 하나님의 계명에 전적으로 순종했다(14:31, 15:10)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런 예수님의 삶을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죄인에게서 떠나 계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신 자”(히 7:26)로서 “완벽한 순종”, 그리고 “온전하게 됨”(히 10:7)이라 증언하였습니다.

② 두 번째 그리스도의 공로는 십자가에서의 순종적 죽음을 꼽습니다. 이 십자가 죽음을 근거로 하나님이 죄인을 의인이라 칭하여 주시는 근거로 삼은 것입니다. 사도들도 이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한 번 죄를 위하여 죽으사 의인으로서 불의한 자를 대신하셨으니 이는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려 하심이라”(벧전 3;18)고 하였고, 사도 요한은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것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요일 2:2)고 했으며, 바울 사도는 “이제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함을 얻었다”(롬 5:9)고 증언합니다. 나아가 롬 5:18~19에서 주님의 피 흘리심을 “의의 한 행동”이라 표현하면서 그리스도가 아버지 하나님에게 죽기까지 순종하셨음을 증거합니다.

셋째, 그리스도의 법적인 결제, ‘의의 전가’ 때문에 죄인을 의롭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십니다. 의로우시니 하나님에게는 어떤 하자나 결격사유가 없습니다. 완전하고 무한하며 영원한 거룩이시오 공의로우시며 사랑이십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런 하나님의 “우리의 의가 되신다”(렘 23:6)고 노래하고,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이 구원의 옷으로 내게 입히시며”(사 61:10) 그래서 “이스라엘 자손은 다 여호와로 의롭다 함을 얻고 자랑하리라”(45:25)고 노래합니다. 여기서 ‘옷을 입힌다’는 것은 백성의 죄악을 상징하는 ‘더러운 옷’ 대신에 흰 예복, 즉 하나님이 입혀 주시는 ‘의의 옷’으로 갈아입히신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의의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의의 옷을 입혀 주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완벽한 “의의 전가”를 발견합니다.

신약에서 바울은 이런 선지자들의 구원의 노래에 화답하듯이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한다”(롬 1:17)는 이신칭의의 원리를 증거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망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서 난 의라”(빌 3:9)

바울 사도는 나아가 로마서 4장에서 아브라함(1~24절)과 다윗(6~8절)의 예를 들면서 칭의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 이 장에서 바울은 동사 ‘로기조마이’를 11회나 사용합니다. 이 단어는 원래 ‘장부에 기입하다’ ‘계좌에 들어 있는 것으로 쳐준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바울의 의도는 성도들이 의롭다 함을 받는 까닭은 자신의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의를 그들의 장부에 기입하여 그것을 근거로 회계를 하신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장부에 기입되었다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공로가 죄인에게 전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00억을 갚아야 하는데 부채를 진 사람의 통장에는 아무런 돈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모든 빚을 다 탕감하셨으므로 그것의 공로가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서 갑자기 통장에 100억이 이체되어 돈을 다 갚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말하는 단어가 바로 ‘로기조마이’라는 것입니다.

4. 결어

이제 이 정도 칭의의 근거에 대한 지식을 가진다면 하나님이 우리더러 의롭다 하신 것을 두고 몰이해나 다른 주장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런 공로 없이 주님의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피의 구속하심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의 첫 죄를 인류에게 전가 시킨 것과 같은 값으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상에서 이루신 완전한 의의 공로를 죄인들에게 그대로 전가 시키셨습니다. 이것을 바울 사도는 롬 5:19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이렇게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공로를 그거로 신자들을 의인의 반열에 세우십니다(카디스테미). 그리스도의 거룩한 희생, 피 흘리심을 통해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공의가 완전히 충족되시어 죄의 값이 다 치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모든 죄인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 의인으로 대우받게 되었습니다. 모든 죄인은 그가 어떤 죄인이든 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길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이 사실을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계시해 주셨습니다.

“너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사 1:18)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즉시 회개하십시오. 지금 즉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십시오. 지금 즉시 예수 그리스도가 내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고 죽으셨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그 믿음으로 당신은 더 이상 더럽고 추악한 존재가 아니라 의로운 존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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