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사과
©lowell’s note
손목시계
©lowell’s note

1. 여름 사과

가을 빛 아래 붉게 물든 빨간 사과는
진한 여운 지닌 달콤함이 가득하고
한 여름 볕 에너지 담은 초록 사과는
새초롬하고도 달큰하다.

풋풋한 여름 사과 한 입 베어무니
얼굴엔 발그레 웃음꽃이 피어나고
마음엔 싱그러운 초록빛이 반짝인다.

2. 손목시계.

나는 손목시계를 차고 다닌다.

내 첫 시계는 국민학교 1학년 때 선물 받은,
톰과 제리가 우스꽝스럽게 웃고 있는 시계판에 빨강색 가죽줄이 빛나는 것이었다.
초침이 움직일 때 마다 제리가 좋아하는 치즈가 톡톡 움직이는 디테일까지 어린 내 마음에 쏙 들었고 반짝이는 시계 유리에 기스나 갈 까 유독이나 아끼며 긴 옷소매 안에 쏙 감추고 한 참을 차고 다녔다. 시계줄이 너덜거릴 때까지..

20세기가 지나 21세기
아날로그를 지나 디지털 시대

아직도 갑갑하게 손목시계를 차고 다녀? 라는 물음이 종종 이어지지만 나에게는 조용하고 묵묵히 오늘의 삶 속에 내가 어느 쯤 와 있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의식의 흐름 속에 나침반이 되어주는 친구이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 한다.

▶작가 이혜리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 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드는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줄 안다.

lowell’s note는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입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