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트럼프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선 정국에서 최근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도날드 트럼프가 저러다 정말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는 거 아니냐는 것.

그의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공화당 유력후보 거론되던 젭 부시, 스카 워커, 마르코 루비오 등은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진 반면 트럼프는 지난 8월 전국적으로 28%의 지지율을 얻었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도 각각 23%와 18%로 지지율 1위에 올랐다.

최근 아이오와에서 공화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도날드 트럼프 29%, 벤 칼슨 22%, 젭 부시 6%, 스캇 워커 5%의 지지율을 받았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지난 6월 출마를 선언할 당시 3%에 불과했지만 이번 여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도날드 트럼프
도날드 트럼프

그의 인기 비결에 대한 주된 분석은 기성 정치권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질려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이 이미 미국 대통령을 했던 클린턴 가문과 부시 가문의 대결로 펼쳐졌고 그 가운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19명의 후보자 중 16명이 전현직 주지사, 상원의원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실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거침없이 기성 정치권을 공격하고 일부 공화당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인기영합주의적 말을 직설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지지율 상승의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트럼프가 최근에 발표한 이민정책 공약이다.

그는 미국 내 1100만명 불법이민자 강제 추방과 미국에서 태어난 불법이민자 자녀들이 미국시민권을 자동으로 받지 못하도록 이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4조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에서 넘어온 불법이민자들 가운데 마약 밀수, 강간 등 미국에서 범죄를 일으키는 자들이 많고 이들로 인해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장벽을 쌓고 여기에 소용되는 비용은 멕시코 정부가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 대해 경제적, 도덕적, 법적으로 실현성이 없다는 비판이 압도적이지만 일부 공화당원들은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핫이슈 중 하나인 불법이민자 문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 누구도 풀지 못하고 있다.

두 행정부 모두 불법이민자들이 추후에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포괄적 이민정책을 발표했으나 이는 불법을 용인하는 사면이라고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로 인해 무산되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 전 행정명령으로 불법이민자들 자녀들의 추방을 정지시킨 것에 대해 공화당은 대통령의 월권이라며 반발해왔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50%는 불법이민자들이 미국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31%는 모든 불법이민자들을 강제로 추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18%는 제한적 기간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히고 있다.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을 주장하는 공화당원 30%는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 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에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 30%의 공화당원들은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투표에서 적극 참여하는 열성 당원들이라는 점에서 트럼프는 이들이 듣고 싶은 말을 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중론이다. 공화당 경선에서는 일부 공화당원들이 듣기 원하는 그의 거침없는 말들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선 본선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민 정책의 경우, 대선 본선에서 만날 미국인 대다수는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 65%는 불법이민자들이 일정 과정을 걷혀 미국시민이 되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더욱이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몰표를 던져 그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히스패닉과 아시안 유권자들은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에 더 많이 반대하고 있다.

한 때는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출마하겠다고 해 충성심을 의심받고 있고 총기규제, 낙태, 동성결혼 등에 있어서 말을 바꿔 ‘정직’ ‘신뢰도’에서 지지율이 바닥인 트럼프가 지금은 인기를 얻지만 공화당의 2016년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엄중한 순간에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게 유력한 분석이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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