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4년만에 소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 죽산면의 한 축산농가에서 6일 오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15.01.06   ©뉴시스

[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새해가 되어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는 데다 돼지는 물론 소에서도 구제역이 발병함에 따라 4년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지난 2010~2011년에는 총 3748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6241농가에서 348만두의 소·돼지를 살처분했다. 이에 따라 금전적 손실만 무려 2조8500억원에 달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각 지자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이달 9일 현재까지 구제역 발생건수는 소 1건을 포함해 모두 42건에 달했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의심축은 돼지 3만1973두, 소 1두 등 모두 3만1974두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011년 구제역 방역대책을 백신정책으로 바꾼 이후 발생건수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11월28일부터 2011년 1월5일까지 발생한 구제역은 988건, 2014년 11월28일부터 2015년 1월5일까지 발생한 건수는 32건으로 건수 기준으로는 4%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방역대책이 백신 보급 외에 특별한 것이 없는 데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대책이라서 축산 농가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27일부터 충북 진천 등 주요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2차 백신접종에 들어갔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축산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백신을 접종한 가축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방역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구제역 확정판정을 받은 경기 안성 소의 경우 백신접종을 받았지만 항체가 형성되지 않아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사용하는 백신의 약효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사용중인 구제역 백신은 'O형(O1 Manisa) 고역가(6PD50) 백신'으로 4년전 구제역을 종식시켰던 그 백신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세계적인 구제역 연구기관인 영국의 퍼브라이트 연구소로부터 놀란 만한 답변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7월 경북 의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검출된 바이러스 샘플을 이 연구소에 보냈다.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한국에서 접종중인) 백신으로는 구제역을 방어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형을 일으키고 있는데 4년전과 같은 똑같은 백신으로 지금의 구제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백신 도입 검토 필요성이 제기된 셈이다.

백신의 효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고민이다.

구제역 대책으로 백신을 활용하는 나라는 별로 없고, 경제성이 떨어져 백신 연구에도 한계가 있다.

오는 10월 경북 김천에 구제역백신센터를 개설할 예정이지만 이곳에서 한국형 백신을 만들지, 만들더라도 언제쯤 상용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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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