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3의 정치세력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안 원장에 이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역시 무소속 출마 채비를 갖추면서 이번 선거는 `여ㆍ야ㆍ무소속'의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안 원장은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도 야권 통합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4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서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넘겨짚은 측면이 있다. 내가 얘기했던 것은 양당구조의 문제점으로 이쪽도 희망은 아니고 저쪽도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후보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 그쪽은 생각 정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대중적인 인지도와 20~30대의 지지, 기성 정당에 대한 정치 혐오증 등을 감안하면 기존 정치지형을 뒤흔들고 내년 총선ㆍ대선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없지 않다.

`정당'이라는 정치적 지향점과 실체가 뚜렷한 조직으로 발전할지 예단하긴 이르지만, 진보ㆍ보수 이분법으로 나뉜 정치 구도를 깨려는 제3 정치세력화 시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정치세력화에도 성공하면 정치권에 `빅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 원장의 핵심 브레인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당과 2당이 국민적 신뢰를 잃었고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심해 안 원장에게 열망하고 제3세력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만든다, 안 만든다 정해진 게 없다.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있으면 그때 가서 선택의 여지는 많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제3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역대로 개인기를 바탕으로 창당한 사례가 적지 않으나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이인제 후보가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하며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했으나 10개월 만에 문을 닫았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당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국민통합21을 창당했지만 1년 10개월 만에 해산했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02년 당시 이회창 총재의 제왕적 당 운영을 비판하며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었으나 6개월 만에 한나라당과 다시 합당했다.

한편 여야 지도부 모두 "안 원장 영입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 기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자 구도시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만약 안 원장이 어느 쪽으로든 막판 단일화행(行)을 택할 경우 필패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홈페이지 글에서 "서울시를 바꾸고자 하는 안 원장의 꿈은 `혼자 꾸는 꿈'이어선 안 된다"면서 "안 원장은 민주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 과정에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가진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안 원장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향한다고 이해하고 있으며, 한나라당과 같이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에서 영입제의를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일로, 당에서 노력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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