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
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

“다 죽어 가는 모습으로 들어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내가 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20년 넘게 지역 소아의료 현장을 지켜 온 강두철 거제아동병원장(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부회장)이 첫 에세이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을 펴냈다. 아이들의 탄생과 성장, 아픔과 회복, 때로는 이별을 함께한 시간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가는 현실을 담았다.

강 원장은 책에 대해 “아이들의 아픔과 회복을 지켜본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기록한 삶의 가장 평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오히려 작은 환자들에게 위로받고 살아갈 힘을 얻기도 했다며, 의사와 아이가 서로의 삶에 남긴 흔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아이와 보호자의 사연뿐 아니라 의료인력 부족 속에서 지역 진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의 고민도 다뤘다. 강 원장은 사직서는 늘고 이력서는 없는 소아청소년과의 현실을 전하면서도, 자신이 여전히 거제에서 아픈 아이들을 만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의사는 매년 줄어들어 지역 소아의료 현장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이라는 게 피부 깊숙이 다가온다”며 “눈앞의 아이가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에세이는 1부 ‘아이들이 내게 알려 준 것’과 2부 ‘그래도 의사로 살아간다’로 구성됐다. 1부에는 ‘엄마 탓 아닙니다’, ‘별이 된 이별’, ‘앰뷸런스를 보내고’, ‘살리고 싶지 않은 의사는 없다’ 등 진료 현장에서 마주한 아이와 가족의 이야기를 실었다.

2부에서는 ‘진료실에서 챗지피티’, ‘처음 맞는 어린이날’, ‘의사도 주사 앞에서는 눈물이 찔끔 난다’, ‘소청과 의사의 숙명’, ‘서로 곁에 있어 더 좋은 오늘’ 등을 통해 의사의 일상과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이어가는 마음을 전했다.

강 원장은 가장 큰 소망으로 아이가 아프지 않고 부모가 가슴 졸이지 않는 하루를 꼽았다. 진료실을 나선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고 잠든 뒤, 다음 날 다시 평범한 일상을 시작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작은 기록이 오늘 밤에도 아픈 아이를 살리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동료들에게, 생사의 갈림길에서 애태우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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