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미국과 이란이 협상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안전보장을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미국은 이란이 핵 문제에서 추가로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모두 현재 상황에서 먼저 물러설 이유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며 상대방의 선제 조치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중재국들은 협상 재개를 위해 이란을 설득하고 있지만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커 돌파구 마련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런던킹스칼리지 교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양측 모두 합의가 필요하지만 기다릴수록 더 나은 조건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에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27일 인터뷰에서 새로운 공격이 이뤄질 경우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란 “봉쇄 해제·안전보장 먼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역내 정세를 협상의 주요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미국이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이 제시한 이른바 ‘7일 종전안’의 핵심은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동결 자산 문제 등에 조치를 취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이다. 이란은 이 같은 제안을 유엔총회 기간 중 중재국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란은 미국과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며 미국 측에 명시적인 안전보장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예멘 후티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협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서두를 이유 없어”…핵 문제 다시 전면에

미국의 판단은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경제가 장기간의 제재와 군사적 압박으로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다고 보고 협상을 서두르기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조건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운송이 일정 수준 회복된 만큼 이란의 협상 지렛대도 이전보다 약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초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시 이란 핵 문제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다는 기존 목표를 다시 강조하면서 협상의 중심을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서 핵 문제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재국들 역시 협상 재개를 위해 이란 측에 핵 관련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중재국 협상 재개 모색…이란 “농축권 포기 못해”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의 직접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외교적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미국의 제재·봉쇄 해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란 측은 당장 새로운 협상이 예정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60% 수준의 우라늄 농축이 평화적 목적이라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모든 핵 현안을 즉각 해결하기보다는 봉쇄 해제와 추가 군사행동 방지 등 신뢰 구축 문제를 먼저 논의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미국과 이란은 앞서 휴전 이후 고농축우라늄 처리와 농축 동결 기간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이 다시 상대방의 선제 양보를 요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은 당분간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미국 #이란 #호르무즈해협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