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서울시의원
김혜영 서울시의원(왼쪽)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최근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혜영 시의원(국민의힘)이 얼마 전 교육위 회의에서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한 질의가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19일 있었던 교육위 회의에서 구자희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에게 관련 질의를 했다.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명시는 맞지 않다 생각”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구 국장에게 “전국 6개 시도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데 지금 4곳에서 개정 혹은 폐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고, 구 국장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해당 조례 차별받지 않을 권리 항목을 보면 성적 지향 그리고 성별 정체성이 명시가 되어 있다”며 “교육기본법 제4조에 명시된 차별금지 사유를 보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정의되어 있고 여기에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은 명시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리고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여야 간 지금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데 교육기본법 차별금지 사유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리고 상위법에서도 명확히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그리고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지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이 단어를 학생인권조례에 명시하는 것은 본 위원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구 국장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구 국장은 “지적하신 바에 대해서 저도 공감하는 바”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학생인권조례에서 차별 금지 또는 혐오 금지에 대해서는 지금 성적 지향이라는 그 용어는 상위 법령에는 없지만, 하위 조례라는 것은 상위 법령에서 의도하고자 하는 그런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하위 조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상위 법령에서 의도하고 있다는 그것은 본인의 의견이시고 지금 상위 법령에서 의도하고 있지 않다”며 “그리고 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은 성별이나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과는 다르다. 결이 다르다, 개념 자체가. 성윤리, 성도덕 더 나아가서 성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그런 부분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항은 다른 차별금지 사유와는 다소 접근 방식을 달리 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구 국장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러나 한편 이 부분은 성별이나 종교, 신념 또 신체적 조건 등 사회적인 어떤 소수 그룹에 대한 차별을 금지해야 된다 또 그 그룹에 대한 혐오 발언을 금지해야 된다는 그런 내용을 좀 더 구체화시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니까 내용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는 그런 차원이시고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이 관련된 사항이 계속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교원 생활지도 붕괴, 학습권 침해 우려 높아”

또한 김 의원은 “그리고 현행 학생인권조례의 경우에는 의무는 없고 단순 권리만을 강조를 하고 있는 그런 내용들이 많아서 지금 교원 생활지도 자체(를) 붕괴시키고 여타 다른 학생들의 인권이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것이 사실”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지난 시정질문에 조희연 교육감님께 제가 여쭤봤다. 학생이 민주시민으로서 꼭 지켜야 할 기본의무를 추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했을 때 교육감님도 동의하시고 수긍하시고 책무에 대한 걸 좀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국장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구 국장은 “지금 학생인권조례에 보면 학생들의 의무도 한 줄 명시되어 있다”고 했고, 김 의원은 “한 줄, 한 줄이요?”라고 묻자 구 국장은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한 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제4조 제5항은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및 다른 학생 등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제6항은 “학생은 학교의 교육에 협력하고 학생의 참여 하에 정해진 학교 규범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각각 명시하고 있다.

구 국장은 “만약에 그런 부분들을 더 강조해야 된다면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지켜야 될 책무라든지 의무를 강조해야 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교육감님과 생각이 일치한다”고 부연했다.

“경기도 참고했던 뉴욕 장전, 의무·책임 구체적 명시”

김 의원은 계속해서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질의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가 10여 년 전에 학생인권조례를 처음 제정할 때 참고했었던 내용이 미국 뉴욕시의 학생 권리 및 책임 장전이라는 것”이라며 “이 부분을 보면 학생 권리, 자유만큼이나 의무, 책임이 구체적으로 명시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경기도가) 제정할 때 참고했었던 이 학생 권리 책임 장전 이 안에는 (책임·의무 부분이 있지만) 우리 쪽에서 처음 제정 시에 책임, 의무 이런 부분들은 구체적으로 명시가 돼 있지 않고 권리 부분이 굉장히 강조되어 있는데 이런 사항에 있어서 좀 전에 말씀하셨던 책무 그 부분은 더욱 더 추가가 되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더 나아가서 학생의 책임 위반 시에는 징계 규정에 따라서 징계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그런 내용도 이(뉴욕 학생 권리 및 책임 장전) 안에 포함이 돼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현행 조례에 이와 같은 관련 의무 조항을 추가하고 그리고 교사의 학생 지도 불응 그리고 방해하는 학생들에 한해서 처벌하는 구체적인 규정 삽입이 필요하다고 본 위원은 생각한다. 그리고 교권 침해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실질적인 생활지도권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 국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구 국장은 “교사 교권, 교육보호활동에 대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은 교육보호활동 조례에서 교권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된다”며 “이 학생인권조례에는 교사 및 타인의 인권 침해 금지 및 교칙 준수 의무가 있고요. 또 지금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필요하다면 학생들의 그런 책임과 의무 부분은 좀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시행 10년 넘었는데도 계속 물의… 수정·보완 필요하다는 방증”

김 의원은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 않나?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물의를 일으키고 문제 제기가 된다는 것은 거기에 따른 수정·보완이 꼭 필요하다는 부분을 방증하고 있는 결과”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은 조례 시행 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10년간의 학생인권 개선 성과 분석 그리고 문제점이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정안 발의를 통해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교육청 차원에서 자체적인 개정안을 마련해서 저에게 보고해 주시기를 요청을 드리는 바”라고 했다. 구 국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현재 서울시의회 교육위에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이 회부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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