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연회와 이후 실행부회의에서 잇따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및 세계교회협의회(WCC) 탈퇴를 결의했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중부연회(감독 김찬호)가 12일 오후 인천 만수교회에서 ‘교회 입장에서 바라본 WCC·NCCK 대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이상윤 목사(감리교미래정책연구원 원장)가 ‘NCCK 탈퇴와 감리교 신학의 특징’, 임성모 박사(웨슬리안조직신학연구소)가 ‘WCC와 NCCK에 대한 복음적 신학자의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우선 이 목사는 “지금 NCCK 탈퇴론은 약간 앞으로 나갔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탈퇴론보다는 기구개편과 대타협의 교두보를 점령하는 방식으로 가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NCCK나 국제 에큐메니칼 기구인 WCC는 역사성과 전통성에서 국제 기독교 운동의 중심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 조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임 박사는 두 기관, 특히 NCCK에 대해 보다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감리교 내에서 WCC·NCCK 반대 여론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WCC와 NCCK가 타종교와의 대화를 뛰어넘어 타종교의 구원을 주장하고 △NCCK는 그것과 더불어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먼저 전자의 주장에 대해 임 박사는 “(WCC는) 더 이상 타종교를 선교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구세주라는 신앙 고백을 버리지도 않는다”며 “정리하자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받지만 타종교도 하나님이 구원의 길로 쓰신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순처럼 보이는 이 입장은, 구원론에 있어서 칼 라너로 대표되는 포괄주의(inclusivism, 즉 타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까지 구원의 도구 역할을 한다는 주장)와 존 힉으로 대표되는 다원주의(pluralism, 즉 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여럿이듯 신성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는 주장) 그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NCCK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타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선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NCCK 이름으로 나온 책자는 그런 방향으로 간다”며 “따라서 타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는 (NCCK의) 변명은 궁색하게 들린다”고 했다.
임 박사는 “NCCK가 70년대 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는 참으로 크다. 이 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그러나 그 여파로 진보적인 인사들이 장악하다 보니 교회 연합과 교회를 섬기기보다는 그들의 어젠다에 더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급기야 소수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동성애를 지지하기까지 한다. 복음적인 교회들과 엇박자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타종교에도 기독교적 구원이 있다는 의미에서의 종교다원주의 주장, 그리고 동성애 옹호는 성경을 따르는 교회가 용납할 수 없다”며 “NCCK가 달라지지 않으면 감리교단은 탈퇴해야 한다는 것이 작년 행정총회, 금년 중부연회와 충청연회의에서 드러난 교회의 정서다. 더 이상은 안 된다가 그들의 결의에서 명백히 드러났다”고 했다.
임 박사는 “NCCK는 교회를 주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소외되고 있다. 교회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교회가 반대하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리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①탈퇴 ②NCCK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확약 가운데 탈퇴하지 않는 것 ③NCCK에 진보주의자들만 파송하지 말고 복음적 신앙으로 목회하는 분들을 보내는 것을 제시했다.
임 박사는 “중지를 모아 감리교회 교단적 입장을 분명히 정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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