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도운동이 ‘Let My People Go! 북한구원 금식성회’를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다시 시작했다. 모처럼 대규모로 열리는 기도회가 복음 통일과 북한 구원에 대한 한국교회의 참여와 관심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복음으로 북한을 구원하자’라는 슬로건이 붙은 이 기도성회는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8:1)라는 성경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 3대 세습 공산 독재 정권의 압제 가운데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진정한 자유 해방의 날이 앞당겨지기를 금식하며 기도하자는 취지다.

이번 성회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건 6.25 참전 UN 16개국을 대표하는 중보 기도자들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UN 참전 16개국을 대표하는 나라에서 온 인사들이 성회 기간중에 함께 금식하며 중보기도하고 말씀도 전한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첫째는 6.25 한국전쟁 때 하나님이 미국을 포함한 16개 유엔 국가들로 하여금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셨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다. 두 번째는 그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자유를 억류당한 북한을 구원하기 위해 이번에는 총칼이 아닌 기도로 무장하고 연대해 나가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에스더기도운동은 ‘거룩한 나라, 북한구원 통일한국, 선교한국’을 위해 기도하는 초교파 기도운동이다. 민족의 위기 앞에서 개인과 국가의 죄악을 회개하며 금식기도하고, 갈수록 만연해가는 동성애, 음란, 낙태를 막아 거룩한 대한민국을 이루자는 게 이 기도운동의 목적이자 목표다.

이 기도운동은 2007년 1월 4~6일, 오산리 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3,000여 명이 모여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3일간 금식하며, 오직 기도에 전념한 데서 시작됐다. 당시의 뜨거웠던 기도의 불이 ‘에스더 금요 철야기도회’로 옮겨붙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때부터 해외 여러 나라에서 기도와 금식으로 동참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그런 분위기가 오늘의 ‘북한구원 통일한국’을 위한 금식성회로 연결되면서 전국 교회와 해외의 한인교회가 연합하는 북한 구원 기도운동의 모체가 되고 있으니 실로 고무적이다.

한국교회는 한때 ‘북한을 위한 ○○’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불렀고, 한국교회는 연합기관·교단·교회·단체 할 것 없이 북한 선교, 남북통일기도회, 북한동포돕기운동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그때는 전국에 산재한 기도원들도 북한 선교를 타이틀로 며칠씩 부흥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열기가 식은 감이 없지 않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무래도 북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전보다 덜한 사회적 분위기기 작용했다고 본다. 우선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경과해 당시를 기억하는 분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거나 사회 각 분야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남과 북이 한 핏줄이라는 동질감이 옅어지게 된 게 하나의 요인다. 교회만 해도 이북에서 피난 온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고 그 배턴을 이어받은 2세대 목회자들이 북한보다는 세계 열방, 또는 미래 목회에 집중하면서 북한에서 차츰 멀어진 경향이 있다.

한 예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여당인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대북전단지금지법’을 들 수 있다. 대북 전단지는 자유에 목마른 북한 주민에게 외부 소식을 알리고 자유에 대한 희망을 주는 거의 유일한 소통의 창구였다. 그런 전단지를 북에 보내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법이야말로 자유에 목마른 북한 주민에게는 최악의 반인권법이다.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 발효된 후 북한에 전단지와 성경, 달러 등을 살포해온 많은 북한 인권운동가들이 구속되거나 법인등록 취소, 사무실 폐쇄 등의 법적 제약을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 한국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당시 교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교회연합만 “최악의 반인권법 ‘대북전단지금지법’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북한 선교와 복음 통일은 한국교회가 남북 분단 이후 매 주일 예배 때마다 한번도 빼놓지 않고 기도해온 단골 기도 제목이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북한에 대해 마음이 멀어져도 자유를 잃고 정치적으로 압제당하는 형제자매에 대한 기도까지 멈출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전단지를 공중에 띄워 북에 보내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수의 북한 인권운동가들의 몫이고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단정하고 구분해선 안 된다. 한국교회가 끊임없이 기도해 온 남북 복음 통일을 위해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그들이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는데도 함께 싸워주지도 않고 보호해주지 못한 걸 회개하고 반성해야 한다. 오죽했으면 미국 의회 인권기구에서 “한국교회가 북한의 인권과 신앙의 자유를 위해 기도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했겠나.

새해 들어 에스더기도운동이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을 위한 금식성회를 다시 열게 된 건 그래서 더욱 반갑다. 또 한교연과 세기총 등이 우리민족교류협회와 함께 한국교회 ‘애기봉 화요평화기도회’ 창립예배를 드리고 과거 독일 통일의 모체가 된 성 니콜라이교회 ‘월요평화기도회’를 모델로 범국민적인 통일기도운동을 시작한 것도 분명 유의미하다. 이런 북한 복음 통일 기도운동이 북한을 향해 싸늘하게 식은 한국교회의 가슴에 다시한번 뜨거운 기도의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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