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
최창국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3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잠, 최고의 치료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잠은 단연 최고의 필수적, 보편적 안식의 한 형태요, 여가의 한 유형이요, 쉼의 핵심적인 요소다. 잠은 창조적 선물로서 최고의 치료제”라고 했다.

이어 “건강한 수면 없이 건강한 안식, 여가, 휴식을 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며 “따라서 충분한 수면 습관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정한 워라벨(work-life balance)은 숙면 없이 불가능하다. 잠은 안식과 쉼 윤리의 토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은 우리를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자도록 지으셨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라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낮을 위해 밤을 주신 것이 아니라 밤과 낮은 각각의 임무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낮에는 적극적으로 몸과 정신을 활용하여 일하도록 지으셨지만, 밤에는 몸과 정신의 안식과 휴식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도록 지으셨다”고 했다.

이어 “성경은 일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잠과 복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한다. 시편에는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신다’(시 127:2)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의 문맥을 보면 단순히 수면이 가져다주는 건강상의 혜택을 말하는 내용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호와께서 필요한 복을 자는 동안에도 주신다는 뜻일 수도 있고, 일하지 않고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받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며 “표준새번역은 ‘주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자는 동안에도 복을 내리신다’고 번역하고 있고, 다른 번역본에서는 ‘주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들을 위해 그들이 자는 동안에도 공급해 주시기 때문이다’(GNB), ‘그는 사랑하시는 이들을 위해 그들이 자는 동안에도 공급해 주심으로’(JB)라고 번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간은 일을 통해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잠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공급받도록 지음 받은 존재”라며 “인간은 실제로 잠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매일 여러 수면 주기를 통과하는데, 보통 한 주기의 지속 시간은 90분 정도다. 특히 수면 주기에서 숙면과 렘수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숙면은 신체적 치유와 회복을 담당하고, 렘수면은 정서적 치유와 창의성을 담당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잠은 우리 건강에 어떤 약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이 짧아지면 수명이 짧아진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 건강에 많은 타격을 준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와 판단의 착오를 낳는다”며 “예를 들어, 오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19시간 연속으로 일을 하거나 깨어 있는 사람의 인지 능력은 음주 운전자의 인지 능력과 비슷하다. 잠을 소홀히 하면 면역체계도 약화된다. 매일 6시간만 자는 사람은 암 발병률이 40퍼센트나 증가한다. 잠만 충분히 잘 자도 여러 질병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잠은 우리의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의 특징 중의 하나가 잠을 충분히 자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잠을 적게 자면 전전두피질의 이성적 통제 능력이 약해진다. 그 결과 편도체가 우세해져 분노, 감정적 반응, 투쟁, 도피 반응 등 부적절한 정서적 반응이 야기될 뿐 아니라 긍정적 부정적 감정이 두루 증폭되어 감정 기복과 위험한 행동이 증가한다. 잠을 충분히 잘 자면 사회성이 크게 개선될 뿐 아니라 인지 능력도 향상된다. 잠은 이처럼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은 어떤 약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제”라고 했다.

또한 “인간의 뇌도 휴식이 필요하다. 잠을 통해 뇌가 휴식할 때 뇌는 정리정돈된다. 잠을 잘 때 인간의 뇌에 축적된 1차 쓰레기가 처리된다. 놀랍게도 인간이 자는 동안 뇌세포 부피는 60퍼센트 정도로 쪼그라든다. 덕분에 뇌척수액이 뇌에 쌓이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같은 유해 물질을 밖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며 “잠을 충분히 잘 자면 뇌를 건강하고 젊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특히 고령자를 힘들게 신경퇴행성을 늦출 수 있다. 인간이 겪는 스트레스, 비효율적인 능률, 감정적 갈등, 수많은 분노 등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복된 선물인 잠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건강한 수면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하루에 7시간 미만 잠을 잘 경우를 짧은 수면시간으로 정의한다. 하루 7시간의 수면시간은 이상적인 수면시간이 아니라 최소치라는 의미”라며 “매일 6시간만 자면서 일주일을 보내는 것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는 것만큼이나 유해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근면 윤리가 최소한의 잠을 자고 더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저버리는 그릇된 것이다. 충분한 수면 습관을 기르는 것은 근면하게 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건강한 숙면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생체리듬을 알아야 한다. 생체리듬은 24시간 주기로 이루어진 내면 시계다. 이 시계는 빚과 온도 변화 등과 외부 신호에 따라 24시간 주기와 적절히 동기화된다”며 “생체리듬은 밤에는 멜라토닌이 분비하여 잠을 잘 준비를 시키고, 아침에는 코르티솔을 분비하여 각성된 느낌을 준다”고 했다.

또 “건강한 숙면을 위해 알아야 할 또 하나의 내용은 아데노신 분자 축적으로 졸림을 발생시키는 수면 압박이다. 체내 아데노신 함량이 높을수록 피로감이 쌓여 수면 압박을 일으킨다. 피로로 인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 아데노신은 잠자는 동안 사라지게 된다”며 “하지만 커피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을 마시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여 우리 몸에 수면 압박이 쌓이지 않은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착각이 우리 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몸의 피로는 누적되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체내 카페인 반감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5-6시간이다. 정오에 커피를 마시면, 마신 카페인의 4분의 1은 자정까지 혈액 속에 남아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늦은 저녁에 먹는 알코올,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항우울제 등은 숙면을 방해하고 나쁜 꿈을 꾸게 한다”며 “일찍이 토마스 아퀴나스도 사람이 과식을 하게 되면 간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그 결과 뇌에 자극적인 액체(humors)를 보냄으로 숙면을 하지 못하게 하여 나쁜 꿈을 꾸게 된다고 하였다(Morton Kelsey, Dreams: A Way to Listen to God, 60). 따라서 건강한 숙면을 위해서는 늦은 저녁에 잠을 방해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건강한 숙면을 위해서는 적정한 침실 온도도 중요하다”며 “전문가들은 침실 온도를 15-19도 사이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 침실의 온도가 높으면 수면을 방해한다. 그리고 숙면을 위해서는 환한 LED와 화면 배경조명인 청색광은 취침이 가까울수록 피해야 한다. 청색광은 우리 몸에 한낮이라는 신호를 보내 취침에 필요한 멜라토닌 분비를 막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잠의 중요성을 교회가 인식할 때 한국 교회의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인 새벽기도회를 저녁기도회로 전환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즉, 새벽기도회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발전적으로 성도들의 연령층에 맞게 기도회의 방법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요즈음 새벽기도회를 저녁기도회로 전환하는 교회도 있다. 실제로 새벽 5시 전후에 모이는 기도회보다 저녁 9시 전후에 모이는 저녁기도회에 참여율이 많은 교회도 있다. 물론 노인 성도들이 많은 교회는 새벽기도회를 실행하는 것이 좋을 수 있지만, 젊은 성도들이 많은 교회는 저녁기도회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리고 사역자들이 여러 명이 있어 새벽기도회와 저녁기도회를 함께 실행할 수 있는 교회라면, 새벽기도회와 저녁기도회를 함께 실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잠을 성도들이 충분히 누리도록 사역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행하는 것도 하나님 사역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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