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 자녀 세대들의 경우 한어권이 아무래도 영어권보다 한국전쟁에 관해 보다 정확히 알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한국전쟁에 관한 정보를 교회에서 듣게 되는 경우가 높았고 자녀세대들은 한국전쟁 중 교회의 역할에 관해서도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나성순복음교회(담임 진유철 목사)가 자체 발행하는 계간잡지 하늘향기에 따르면, 이 교회는 한국전쟁 62주년을 맞이해 최근 155명의 한어권, 영어권 자녀 세대를 대상으로 한국전쟁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에는 6세 이상부터 30세 이하로 구성된 155명의 자녀들이 참여했으며 6세부터 10세(제1그룹, 38명), 11세부터 17세(제2그룹, 58명), 18세부터 30세(제3그룹, 59명)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통계를 분석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한국전쟁에 관해 듣는 경험은 자연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1그룹에서는 31%의 자녀들이 “한국전쟁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제2그룹에서는 그 수치가 17%로 줄어들고 제3그룹으로 가면 1%로 확연히 줄어 들었다.

제1그룹의 경우는 “한국전쟁에 관해 부모로부터 들었다”는 이가 30%에 달했고 “교회 혹은 교회가 운영하는 한글학교에서 들었다”는 답변도 무려 26%에 달했다. 반면, 학교에서 이를 배웠다는 경우는 5%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1그룹을 넘어 제2그룹과 제3그룹으로 넘어가게 되면 부모로부터 배웠다는 수치는 30%에서 25%와 18%로 현격히 떨어져 갔다. 반면, 학교에서 배웠다는 답변은 5%에서 32%, 57%로 증가해 가는 추세를 보였다. 나이가 있는 그룹일수록 교회에서 한국전쟁에 관해 배웠다고 답한 확률은 거의 없었다.

한국전쟁의 역사가 60년을 넘어서면서 전쟁을 눈으로 보고 경험한 이들은 다수가 세상을 떠났고 부모는 커녕 조부모조차 전쟁을 경험 못한 전후 세대인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부모 혹은 교회가 한국전쟁에 관한 역사적 인식을 자녀들에게 제대로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에서는 자녀 세대가 어릴수록 부모 혹은 교회의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으며 그만큼의 사명이 양자에 부과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어느 그룹이든지 정보 자체의 전달에 있어서는 한계를 나타냈다. 전체 155명 가운데 단 50명만이 한국전쟁의 정확한 발발연도를 알고 있었다. 이 역시 제1그룹의 7%, 제2그룹의 31%, 제3그룹의 49%로 증가추세이지만 어느 연령대에서도 발발연도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50%를 넘지 못했다.

“한국전쟁에 관해서 알고 있다”고 답한 132명은 “누가 전쟁을 일으켰느냐”는 질문에는 75명(56%)만이 북한이라고 지목했다. “남한과 북한이 함께 일으켰다”는 답변이 4건(3%), “남한이 일으켰다”는 답변이 4건, “중국”이라는 답변이 5건 있었다. 응답자 대다수는 복수의 국가를 지목했는데 “북한, 중국 혹은 러시아로 구성된 공산권”으로 본 답변이 15건(11%), “미국과 북한”의 구도로 본 경우도 6건(4%)이나 되었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한국의 통계와 비교해 본다면 지난 2008년 한국통계정보원이 1995명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을 당시 북한을 전쟁도발국으로 지목한 경우는 59.6%로 본 교회 자녀들(56%)보다 약간 더 나은 상황이다. 또, 한국 중앙일보가 2005년 6월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전쟁의 발발연도를 정확히 맞춘 사람은 전체 국민의 46%뿐이었다. 본 교회 자녀 세대들 중 18세 이상의 경우에선 49%나 되는 이들이 발발연도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기독교와 한국전쟁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132명 가운데 “무관하다”고 답한 이가 46명에 달했다. “기독교가 박해를 받았다”고 대답한 이는 29명, “기독교가 전후 복구 활동을 했다”고 답한 이는 42명, “박해”와 “복구”를 동시에 응답한 이도 15명이었다. 복수의 응답에 따라 그 수를 정리해 보면, 전후 복구가 57명으로 가장 많고 박해받았다가 44명으로 가장 적다. 어찌 되었거나 응답자의 34%는 “한국전쟁과 기독교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이 응답률에서 알 수 있는 점은 기독교와 한국전쟁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모호해 보이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또 절대 다수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에 사는 본 교회 자녀들은 한국 기독교가 전후 사회구호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박해 사실에 관해서도 무지하지 않았다.

본 교회의 설문은 제2그룹과 제3그룹의 경우, 한국어와 영어 설문으로 진행됐으며 둘 중 응답자가 편한 설문지를 선택하게 했다. 그런데 이 경우 한국전쟁에 관해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발발연도까지 정확히 맞춘 비율은 언어별 차이가 확인됐다. 제2그룹의 경우는 영어 사용자의 25%, 한국어 사용자의 46%가 한국전쟁에 관해 들었고 또 발발연도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제3그룹의 경우는 영어 사용자의 23%, 한국어 사용자의 37%가 그러했다. 이를 단순계량화하면 한국어 사용자가 영어 사용자에 비해 한국전쟁에 관한 지식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국어 사용자를 1.5세 그룹으로, 영어 사용자를 2세 그룹으로 추정할 경우,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녀들이 더욱 한국전쟁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TV나 책을 통해 한국전쟁에 관해 접했다는 응답은 전체 155명 가운데 단 3명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부모, 학교,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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