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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지 오웰(1903~1950)은 1949년 원격 통신과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암울한 미래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1984년이 되면 매스미디어가 인류를 지배하리라는 비관적인 예언을 했다.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은 이 예언에 대해 "절반만 맞았다"고 반박하며 위성 텔레비전 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했다.

그리고 1984년 1월1일 뉴욕(정오)과 파리(오후 6시)를 실시간으로 연결한 위성 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펼쳤다. 당시 4개국 방송사가 협력했고 1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대중예술과 아방가르드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과 미술, 퍼포먼스, 패션쇼, 코미디를 선보였다. 이 쇼는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 등에서 생중계됐고 25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를 무대로 기념비적인 쇼를 벌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방송된 지 30년이 된 올 해,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 전을 열고 있다. 11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분석하고 관련된 각종 큐시트와 스크립트 등을 소개한다.

원격 통신과 매스미디어의 명암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도 전시됐다.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영국으로 망명한 모나 하툼은 영상 '너무나 말하고 싶다'를 통해 불연속적 이미지와 전화선으로 연속적인 소리를 전달하는 슬로 스캔 기술을 이용, 불완전한 위성 송출을 보여준다. 백남준 작품의 기술적 조력자였던 미디어 아티스트 폴 게린과 체코의 다큐멘터리 영상 작가 하룬 파로키는 각각 '비디오카메라를 든 사나이'와 '카운터-뮤직'에서 1920년대 고전 영화인 지가 베르토프의 '카메라를 든 사나이'를 다른 관점에서 패러디했다. 한국의 송상희는 영상 '그날 새벽,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한국의 이부록은 '워바타 스티커 프로젝트'를 설치했다.

백남준문화재단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에서 '나의 예술적 고향: 라인란트의 백남준'을 열고 있다.

9월 30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백남준이 독일에서 활동한 1960∼1970년대 친필기록, 서신, 신문, 사진, 영상 자료 등 60여 점이 나왔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뮌헨에 이르는 지역인 '라인란트'는 백남준이 독자적인 예술 정신을 싹 틔운 곳이다. 전시회는 백남준의 예술적 고향 독일에서의 행적과 예술 정신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

백남준문화재단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방송 큐시트와 당시 국내외 기사, 방송 직후 백남준의 서신 등을 담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30'을 발간한다. 독일 만화 전기 작가 빌리 블뢰스의 작품 '전자 예술의 전사 백남준'도 번역해 내놓는다.

또 백남준의 초기 퍼포먼스 4점으로 15분짜리 백남준 플럭서스 퍼포먼스 3D 단편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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