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가나 에큐메니컬 선교와 전망(3개국 자매 결연과 가나컴퓨터학교 사역)'을 주제로 하는 한국·독일·가나 에큐메니컬 선교포럼이 28일 장신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독일 EMS 회장 마리안느 바그너 목사(왼쪽부터), 통합총회 파송 이명석 가나선교사, 장신대 김영동 선교신학 교수,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장 펠릭스 아산테 목사가 각각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국·독일·가나 에큐메니컬 선교포럼이 28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 2002년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영등포노회, 독일 팔츠주교회,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가 선교현장에서 에큐메니컬 선교를 어떻게 이뤄왔는지 소개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기 위한 행사로 영등포노회, 장로회신학대학교가 공동주최했다.

'한국·독일·가나 에큐메니컬 선교와 전망(3개국 자매 결연과 가나컴퓨터학교 사역)'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독일 EMS 회장 마리안느 바그너 목사,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장 펠릭스 아산테 목사, 예장통합 총회 파송 이명석 가나선교사, 장신대 김영동 선교신학 교수 등이 각각 발표하고 질의 응답 등으로 이어졌다.

독일 EMS 회장 마리안느 바그너 목사   ©이지희 기자

한국, 독일, 가나 자매결연의 역사와 동기, 성과에 대해 발표한 바그너 목사는 먼저 에큐메니컬 선교에 앞장서 온 EMS에 대해 소개했다. EMS는 1972년 '받으라, 그리고 전하라'는 슬로건으로 독일 서남부의 바덴, 뷔르템베르크, 팔츠, 헤센나사우 등의 주교회와 독일동아시아선교회, 모라비안교회선교부, 바젤선교부 등 선교단체들이 연합하여 시작됐다. 독일서남지역개신교선교회(EMS, Evangelisches Missionswerk in Südwestdeutschland)로 활동하다 창립 40주년인 작년 독일이 주체가 아닌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3개 대륙 교회들이 협력한다는 의미로 지금의 복음주의선교연대(EMS, Evangelical Mission in Solidarity)로 명칭을 변경했다. 또 일찍이 선교현장에 세워진 교회를 존중하고 그 교회에 협력, 연대한다는 의미의 파트너십, 공동성장 선교 개념으로 선교사(missionary)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에큐메니컬 동역자(ecumenical coworker)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n2.jpg바그너 목사는 "현재 27개의 교회들과 선교회들이 연합한 EMS 소속 독일교회들은 모두 아시아, 아프리카의 회원 교회들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성장시켜 가고 있다"며 "EMS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공동의 증언 안에서 세계 교회를 연결하고, 세 대륙 안의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민족을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그너 목사는 이어 "남반구에서 온 에큐메니컬 동역자들이 독일로 초대됐고, 이것이 발전하여 1980년대 초(공식 합의는 1998년) 독일 팔츠주교회와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의 상호관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양국교회는 교육, 봉사, 창조의 보전 등을 주제로 3년마다 파트너십을 맺은 교회를 서로 방문했으며 신학문헌 지원, 교육, 병원 프로젝트, 청년 에큐메니컬 동역자 교류 등을 추진했다. 그는 "1984년에는 예장통합, 기장 대표단이 바덴 복음주의교회와 팔츠주교회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파트너 관계가 시작, 팔츠주교회가 영등포노회의 도시산업선교회, 여교역자협의회 같은 프로그램들을 지원했고 2000년 정식 협정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후 2002년 한국, 독일, 가나 교회의 삼자 파트너십으로 가나 아코솜보에 컴퓨터학교가 세워지고 선교책임자로 이명석 선교사가 파송됐다. 바그너 목사는 이날 "삼자간 파트너십은 아코솜보 선교프로젝트에 제한되지 않고 앞으로 삼자간 청년 교류 프로그램(공식적으로는 EMS 에큐메니컬 자원봉사자 프로그램)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미 독일, 한국에서 두 차례 프로그램이 진행했으며 내년에는 가나에서 한국, 독일, 가나 3개국 출신의 참가자들이 모이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1월 22일 팔츠주교회에서는 3개국뿐 아니라 영국, 체코, 볼리비아, 파푸아 등 모든 국제 파트너교회 및 단체 대표들이 모이는 총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장 펠릭스 아산테 목사   ©이지희 기자

펠릭스 아산테 목사는 이날 21세기 에큐메니컬 선교에 있어서 한국, 독일, 가나 교회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발제했다. 아산테 목사는 "독일교회와 한국교회들은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 안의 사람들에게 통문화적 선교(cross-cultural mission)를 해왔다"며 "독일, 한국은 재정, 인력, 장비 등의 형태로 자원을 제공했고 가나는 땅과 사람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독일은 가나 컴퓨터학교의 학생들이 머물 숙소를, 한국은 작년 8월 학교 이사회에서 발전기를 기부하고 '이동 컴퓨터교실' 프로그램을 위한 버스 구입 기금 조성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 자매교회의 협력을 통해 21세기 선교사역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아코솜보 컴퓨터학교에서는 세 나라의 청년들이 함께 살며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언어, 문화적 연구들이 이뤄지면서 에큐메니컬 배움터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영등포노회가 한국에서 선교학을 공부하는 가나 학생 두 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며, 팔츠주교회는 가나에서 전도사 훈련을 돕고, 가나장로교회는 시에라리온 출신 중견 목회자들과 가나에서 학위 프로그램을 하는 한 한국인 커플을 지원하는 등 다방면에서 협력선교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테 목사는 "자매관계를 지속하려면 교회 성장을 돕는 성경공부, 기도같이 서로의 예배생활 측면에서 계속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또 교회와 공동체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토론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석 가나선교사   ©이지희 기자

이날 이명석 선교사는 에큐메니컬 선교의 도전과 응답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삼자협력선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교회의 서로 다른 지역과 역사, 교회전통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사역이었다"며 "성공적인 겉모습보다 때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속사정들이 오히려 서로의 파트너십을 강하게 연결시켜 주는 소통의 힘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 삼자협력선교를 시작할 당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바로 협력파트너인 가나장로교회 볼타노회가 단계적으로 자립적인 선교를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컴퓨터훈련학교였다. 부족 간 이해관계로 인한 부지 선정 문제, 프로젝트 장기화로 후원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영등포노회의 무리한 공사 추진, 미션스쿨로서의 정체성과 근무여건 개선 등 여러 도전 가운데서도 그때마다 적절한 대응으로 좋은 결과들을 얻었다.

이명석 선교사는 "그 결과 컴퓨터를 생전 처음 접하는 가나 사람들을 위한 눈높이 교육프로그램, 먼 지역 학생을 위한 이동 컴퓨터교실, 지역 컴퓨터학교 교사 교육 및 컴퓨터 보급, 부설 컴퓨터교실 설립 프로젝트 등은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함께 기도하고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 간 가나에 상업적 컴퓨터학원들이 많아지고 각 학교마다 자체 컴퓨터교실을 운영하면서 컴퓨터훈련학교의 위상도 그에 맞게 변해가고 있다"며 "지식의 이동이 목표가 아니라 스텝들이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는 자립정신을 키우고, 도전을 헤쳐나갈 용기와 지혜를 얻는 학교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역을 통해 △투명한 재정 관리와 공정한 배분으로 책임의식을 일깨운 재정적 자립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 모든 구성원들의 참여로 이루는 정신적 자립 △자기결정이 존중되고 하는 일에 전인적 의미 부여할 때 이뤄지는 전인적인 자립 △일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가나의 전통을 존중했을 때 공동체적 자립 △하나님을 바라보는 영적 자립 등 5가지의 새로운 인식을 얻었다고 말했다.

장신대 김영동 선교신학 교수   ©이지희 기자

김영동 교수는 "한국, 독일, 가나 삼자간 선교협력은 한국교회 선교역사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전세계 교회에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이명석 선교사의 깨달음은 상호존중, 상호배움, 상호나눔의 에큐메니칼 협력선교를 위한 미래지향적 지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호 만남과 방문은 상호 신뢰와 문화적 적응력을 강화하지만, 그렇다고 저절로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며 "진정한 협력선교를 하려면 배우려는 의지, 모두가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무엇을 가졌다는 교만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자세는 제3차 로잔대회의 '케이프타운 서약'이 GPS 선교(Greed Power Success, 탐욕·권력·성공)를 과감히 탈피하고 HIS 선교(Humility Integrity Simplicity, 겸손·인격·단순성)의 자세를 가질 것을 주장한 것과 일치한다"며 △서로 간의 차이점 이해 △정보와 책무의 나눔 △상호간에 배우려는 의지 △전통, 문화적 상황에서 내적 갱신 노력 △동역교회 지체들을 그리스도 안의 자매와 형재로 존중하도록 교육하여 바르고 유익한 협력선교를 실현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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