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규 목사(교회교육연구소 대표)
박양규 목사(교회교육연구소 대표) ©한영교회 영상 캡처

한영교회(담임 나경식 목사)가 지난 9일 진행한 교사헌신예배에서 박양규 목사(교회교육연구소 대표)가 ‘묵상 없는 세대’(시편 1:1~6)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박 목사는 “아이들의 20년, 30년 후를 어떤 모습과 어떤 소망을 가지고 기르냐의 차이는 너무나 큰 차이다.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투자하거나 투자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티가 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교육은 20년, 30년 후를 내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묵상 없는 이 세대를 진단하고 이 시대에 대한 극복 방안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기원전 722년 전에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침공당해서 멸망한다. 남유다는 100년 남짓 존속되다가 바벨론에 의해서 세 차례 침공을 받고 586년에 완전히 예루살렘이 무너지고 파괴된다.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선 바벨론으로 잡혀갈 거라고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말씀하셨다. 예레미야 29장에선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고 하셨다. 결국 하나님께선 고레스라는 인물을 통해서 바벨론을 무너뜨리고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간 백성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신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고레스 칙령이 체결되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했을 때 막상 돌아간 사람은 10%가 안 되었다. 그것이 에스라와 느헤미야 때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이 낱낱이 기록된 이유다. 나머지 90%의 사람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페르시아 제국은 최고의 문명이었고 안전한 사회체제가 갖춰진 곳이었다. 자녀 교육하기에 좋고 먹고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반면에 예루살렘은 사마리아인들의 위협이 있었고 황폐하고 황량한 곳이었다. 자녀교육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바벨론에서 태어나서 바벨론, 페르시아의 언어를 습득했다. 1차 때 잡혀간 사람들은 솔로몬의 그 찬란한 영광을 이해하지만, 에스라, 느헤미야가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의 사람들은 솔로몬의 성전도 보지 못했고 히브리 언어를 알지 못했다. 에스라, 느헤미야가 성경을 봉독할 때 통역사가 필요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시편 1편은 이때 사람들에게 선포된 말씀이다. 이 말씀이 너무 절박한 세대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다수는 페르시아 제국의 문명을 향유하기를 원했다. 또 그곳은 성공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다음 세대로 가면 갈수록 하나님을 모르는 세대로 변해가는 위기에 있었기에 에스라, 느헤미야가 열변을 토하고 율법을 낭독했던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시편 1편에 복 있는 자는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주야로 묵상하는 자라는 게 왜 중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당시 사람들은 묵상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묵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가 그때보다 훨씬 절박한 시대다. 지금 아이들은 ‘포노사피엔스’라고 해서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살아간다. 무엇이든지 스마트폰에 물어보고 스마트폰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동한다. 굉장히 민첩해지고 빨라졌지만, 언어와 생각이 파괴되는 세대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발 하라리라는 학자는 70번을 클릭하면 옆에 있는 친구보다 빅데이터가 우리를 훨씬 더 잘 파악한다고 말한다. 150번이면 친한 사람보다 300번이면 배우자보다 훨씬 더 빅데이터가 우리를 잘 안다고 표현한다. 문제는 우리가 300번 만이 아니라 3천 번, 3만 번 이상을 클릭하면서 살아가는데 그 이면에는 어떤 모습이 벌어지고 있는가 생각해야 한다. 아이들을 보면 생각을 하지 않고 언어가 단순해지고 있다. 여기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고 그 율법을 밤낮으로 묵상하는 자가 진짜 하나님 앞에 복 있는 사람인데 우리 세대가 묵상하고 있는가를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시냐고 질문하면 살아계신다고 답할 것이다. 하나님이 동행하시냐고 물으면 동행하신다고 답할 것이다. 하나님이 만져지고 함께 있다고 우리 귀에 속삭이기 때문에 그렇게 답한 게 아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신다고 믿고 고백하는 이유는 우리가 성경 말씀을 묵상해서 그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이들을 보면 언어가 파괴되어서 사고력이 떨어져 있다. 조금만 어려운 이야기를 하면 사고 자체를 못 한다.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소설을 보면 한 독재자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방법이 읽지 못하게 하고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의 언어가 파괴되고 사고가 파괴된다. 제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관념적인 내용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박양규 목사는 “저는 이 시대에 가장 치명적인 단체가 기독교라고 생각한다. 지금 ‘챗GPT’라는 기술이 우리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문서도 만들어준다. 갈수록 아이들이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지고 있다. 이것이 기독교에서 치명적인 이유는 기독교를 이루는 구성 전부가 관념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칭의’, ‘성육신’, ‘자유의지’가 무엇인지 생각을 못 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물어보면 교회에 출석하는 게 구원이라고 생각한다. 또 아이들이 공의가 무엇인지를 떠올리지 못하니까 그런 채로 자라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기독교를 구성하는 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책이다. 책이 있기 때문에 2천 년 전 초대교회 성도들과 우리가 같은 믿음을 공유할 수 있다. 기독교를 유지하고 존속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는 묵상이다. 예배가 은혜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유, 하나님을 만났다고 하는 이유, 하나님이 내 마음을 만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예배라는 형태 속에 묵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묵상 자체가 사라지고 사고가 빼앗기고 있는 시대다. 교회 건물은 남아있을 수 있고 예배 형태는 남아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알던 기독교의 본질이 유지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공과공부 책을 지켜봐야 한다. 저는 30년 전과 비교하면 공과공부 책의 내용이 퇴보했다고 생각한다. 한 공과공부 책을 보면서 서글펐던 기억이 있다. 창세기 4장에 가인과 아벨의 제사를 통해서 아이들이 배우는 결론이 헌금을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3학년 아이들은 질투하지 말고 칭찬하자는 걸 배운다. 예수님, 십자가, 구원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저는 아이들이 교회에서 복음을 배우는지 윤리를 배우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이것은 교사들의 문제가 아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정말 엎어져서 회개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의 근간인 책(말씀)과 묵상(예배)을 놓치는 순간, 예배당과 교회 건물은 존재할 수 있지만 기독교는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들이 서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교회를 향한 당부도 전했다. “수천 개 학교가 2025년까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선생님들에게 잘해달라는 게 교회를 향한 저의 간곡한 부탁이다. 요즘 아이들의 숫자가 점점 줄고 있는데 저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아이에게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그럼 한 아이를 데리고 성지순례를 데려갈 수도 있고 더 큰 세상을 보게 해줄 수 있다며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줄어들 때 역발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묵상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선생님들이다. 그래서 한 명의 교사가 소중하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각 부서의 목사님 설교를 교사가 받아쓰기 형태로 전달하는 것은 묵상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내 언어와 생각으로 변환하는 것이 묵상의 기본이다. 아이들의 언어와 사고방식으로 변환해서 아이들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아이들이 영아부에서 고등부 졸업할 때까지 아이들이 교회에 천 번을 나가게 된다. 묵상은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다. 묵상을 통해서 묵상하는 세대를 통해서 복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기를 축복한다. 우리가 맡은 아이들이 30년 후에도 여전히 믿음 있는 아이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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