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대의학의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 백 년간 의학은 비약적으로 진보했다. 마취약의 탄생은 고통 없는 수술을 가능하게 했고, 무균조작(수술할 때에 사용하는 핀셋 따위 도구류, 수술받는 부위, 수술하는 손 등의 멸균 상태를 유지, 병원체를 환자에게 옮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통해 수술 후의 감염증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전후에는 항생물질의 개발이 진행되어, 그때까지 인명을 빼앗았던 많은 감염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현대의학은 외상, 감염증, 급성질환에서 매우 커다란 역할을 담당해왔고, 약제로 수없이 많은 인명을 구한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의학이 담당하는 것은 생사를 헤매는 긴급사태뿐만은 아니다. 오히려 만성병의 치료가 의료 전체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 만성병으로 눈을 돌려 보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 다양한 생활습관병, 난치병이라고 불리는 암이나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교원병, 스테로이드로 난치병화 된 아토피성피부염 등 병원은 몇 년씩 치료를 계속하는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약물치료는 이들 만성병을 치유의 길로 인도해 왔다고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예스’라고 하기는 어렵다.

 

약
약을 쓰면 교감신경이 긴장하고, 장기간 복용하면 다양한 병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요통에 진정제를 사용하면 증상은 잡히고 언뜻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통증은 그 뒤에 다시 발생한다. 약이 떨어지면 환자는 다시 찾아오고, 의사는 또 약으로 증상을 억제한다. 이런 과정을 계속 되풀이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에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연고, 고혈압에는 혈압을 내리는 강압제, 당뇨병에는 혈당치를 내리는 경구당뇨약, 위의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 무릎의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 수면제 등 몇 개월에서 몇 년에 걸쳐 약을 복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눈에 보이는 증상을 약으로 억누르고, 약효가 떨어지면 새로운 약을 첨가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대증요법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의학은 만성병에 대해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 의사는 말한다. “당뇨병은 고칠 수 없습니다. 일평생 같이 갈 병이니까,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고혈압은 약으로 조절하면 됩니다. 유병장수라 생각하시고, 느긋하게 하십시오.” 이런 얘기를 듣는 환자도 ‘그런가, 만성병이니까 평생 앓으면서 살아야 하군’ ‘약만 먹으면 괴롭지도 않고, 할 수 없지 뭐’ 하고 생각한다. 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고, 환자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 치료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의사도 환자도 병이 낫지 않는 것을 전제로 깔고, 먹어도 낫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약을 주고받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현대의학의 발달사에서 약이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병은 약으로 고친다’는 쪽으로 의료의 방향이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약에 의존하는 이러한 방법은 병을 고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괴로움을 어떻게든 제거하기 위해 증상을 약으로 억누르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그것으로 환자는 일단 편해지지만, 치유반응을 억제당한 몸은 나을 기회를 상실한다. 그 결과 병은 악화하고 다시 약을 먹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완만하게 지속되는 증상을 오랜 기간에 걸쳐 무리하게 약으로 억제하면, 몸이 나으려고 하는 반응을 완전히 막아버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다.

대체로 약은 교감신경의 긴장을 촉진한다. 교감신경의 긴장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겠다. 혈액의 1mm³ 당 적혈구가 5백만 개, 백혈구가 5천~8천 개 정도 있는데 백혈구의 약 60%는 과립구이고, 35%는 림프구, 나머지 5%는 매크로퍼지다. 과립구는 진균이나 세균, 오래되어 죽은 세포의 시체 등 사이즈가 큰 이물질을 먹어치워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며, 증식능력이 대단히 높아 긴급할 때에는 2~3시간에 보통의 2배로 늘어난다. 예를 들어 상처를 입어 조직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과립구가 1~2만 개에 달하며 백혈구 전체의 90%를 차지하기도 한다. 충수염이나 폐렴, 편도선염 등 염증성 질병에 걸린 경우에도 과립구는 엄청난 숫자로 불어난다.

또한 약을 먹게 되면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혈액 내 과립구를 증가시키는데, 과립구는 삶을 지속하는 유전자를 갖지 못해 체내 세포 가운데서 가장 수명이 짧다. 겨우 2~3일 만에 죽어버려 하루에 50%가량의 세포가 교체된다. 단명한 과립구는 역할을 다하면 조직의 점막으로 돌아와 활성산소를 방출하면서 죽는다.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고 노화를 일으키는 원흉이라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활성산소가 강력한 산화력을 갖고 있어 정상적인 세포를 파괴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구조가 있기 때문에 과립구의 비율이 정상 범위 안에 있으면 이 구조가 작동되어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과립구가 지나치게 많아져 활성산소가 과잉 방출되면 자력으로 중화할 수가 없어지고, 체내의 여기저기서 광범위한 조직 파괴가 발생하게 된다.

한편 림프구는 NK세포, NKT세포, B세포, T세포 등이 있는데 주로 면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바이러스 따위의 미소한 이물질이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작용이 있다. 림프구는 이물질을 ‘항원’이라고 인식하면, 항원을 무독화시키는 ‘항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만들어 대응한다. 그러나 교감신경이 긴장되어 있는 상태로는 림프구의 수가 부족하여,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암 발생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과립구와 림프구를 제외한 나머지가 ‘매크로 퍼지’인데 아메바 같은 형태를 취하는 세포로 커다란 이물질이나 세포에서 나온 노폐물을 먹어치워 청소하는 일을 담당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 잡힌 상태로 작동하고 있을 때, 백혈구의 비율은 과립구 54~60%, 림프구 35~41%가 된다. 과립구와 림프구가 대체로 이 범위에 머물러 있으면, 몸의 컨디션도 좋고 병에 걸리지도 않는다.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은 과립구와 림프구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자율신경(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인 것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자율신경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이에 따라 백혈구의 균형에도 문제가 생길 때이다. 과립구와 림프구의 비율이 앞에서 말한 정상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병이 생기는 것이다.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항암제, 고혈압 치료제 등 현재 쓰이는 약의 대부분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약을 쓰면 여하튼 교감신경이 긴장하고, 장기간 복용하면 다양한 병이 발생한다. 많은 병은 교감신경의 긴장→혈류 장애, 과립구 증가→활성산소 대량 발생→조직 파괴→부교감신경 억제→림프구의 감소→분비능력 저하→면역력 저하라는 패턴으로 발생한다.

특히 ‘소염진통제’(두통, 요통, 무릎 통증, 생리통, 치통, 관절통)와 ‘스테로이드제’(아토피성피부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교원병)는 둘 다 작용이 강해,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이 끊임없이 수축되면 혈관의 저항이 높아져 혈압이 상승한다. 또한 교감신경이 분비하는 아드레날린은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그리고 늘어난 과립구에서 방출되는 활성산소는 인슐린(혈당치를 내리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을 파괴한다. 그로 인해 인슐린의 분비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혈당치는 상승한다. 과립구로 인한 조직 파괴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병을 만드는 약’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첫 번째 사망 원인은 심장병이다. 해마다 약 75만 명이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두 번째 사망 원인은 암이다. 연간 5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세 번째가 약물 부작용으로 18만 명이 사망하고, 네 번째가 뇌졸중으로 연간 15만 명이 사망한다. 1998년 미국의학협회지 논문에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한 숫자가 나오고, 이 숫자가 지난 3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 또한 사망 원인으로 약물 부작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약에 의존해서는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지, 절대로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거나 병원의 치료를 전부 나쁘다고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에 몸이 아프거나 병에 걸렸을 때는 약물치료보다도 우선 비약물 요법으로 치료하길 바라고, 무엇보다 약을 끊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백석균 질병없는사회만들기운동본부 이사장
백석균 질병없는사회만들기운동본부 이사장

백석균 중국 중의사
질병없는사회만들기운동본부 이사장(www.jilsabon.com)
중국연변대학교 의학원 졸업
경희대 한방건강관리학과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석사과정
아이스하키팀 하이원팀 닥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평가위원
한국의과학연구원 발효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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