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로마 교회를 향한 첫 인사에서 감사로 시작했다. 그는 늘 로마에 가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있었지만, 이미 그곳에 복음이 전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복음은 작은 씨앗처럼 심겨져 자라 큰 나무가 되듯,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예수 운동이 십자가 사건 이후 흩어진 성도들을 통해 로마까지 확장되었다. 이는 말씀의 확장력과 전파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역사였다. 하나님의 나라는 정체되지 않고 지금도 계속해서 퍼져 나가며 진전되고 있다.
바울은 “너희 모든 사람에 관하여 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이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지만, 로마의 이방인들이 이미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감사했다. 자신의 사역지가 다른 이들에 의해 먼저 열렸다는 사실에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일을 귀히 여기며 하나님께 감사한 것이다. 이 겸손과 따뜻한 마음은 사도의 넓은 그릇을 보여준다. 바울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수고와 헌신을 귀히 여기며, 그들의 복음 전파를 칭찬했다.
그는 또한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이로다”라고 말하며 로마 교회의 신앙을 높이 평가했다. 로마 성도들이 불타는 열정으로 복음을 붙들고 살아가는 모습은 제국 전역으로 알려졌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에서 시작된 복음은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바울은 자신을 작은 자로 여기며, 오직 하나님의 역사와 복음의 능력을 찬양했다.
오늘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도전을 준다. 우리는 종종 내 손으로 시작한 사역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바울처럼 이미 세워진 믿음의 역사도 감사함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복음의 확장은 한 사람의 업적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과 하나님의 은혜의 열매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믿음이 세상에 전파되는 사역에 기쁨으로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