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인터뷰] 관악더드림교회 신성관 목사
관악더드림교회 신성관 목사(38)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를 진행한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더드림교회 담임 신성관 목사(38)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에 소속된 더드림교회는 2019년 3월 지금의 위치로 이사왔다. 약 100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다. 그 중 청·장년은 65명이다. 당회 장로들이 젊은 세대를 세우고자 당시 36살이었던 신 목사를 파격 청빙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교회는 의사 결정에 있어 수직적인 것보다 수평적 구조를 추구한다. 장로·권사님들이 청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교회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며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교회다.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를 끝까지 참아주셨던 예수님의 기다림이 교회 모토”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 목사와의 일문일답.

Q. 더드림교회는 직접 개척한 교회인가?

A. 아니다. 원래는 2016년 안양에서 청년 28명과 함께 ‘더함교회’를 개척했었다. 3년 정도 지난 2018년 방배동 동인교회(예성)로부터 청빙 제안이 왔다. 당시 36살이었다. 그 교회 장로, 권사님들이 젊은 세대를 세우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함교회와 합치기로 하고 교회 이름을 더드림교회로 바꾼 것이다.

Q. 그래도 교인 수가 100명 정도로 제법 된다. 

A. 20대부터 40대 신혼부부까지가 65명이다. 2018~19년 동안 87명의 청년들이 방문했다. 그 중 50명이 등록했다. 다른 교회 다녔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불신자로 온 친구는 거의 없었다. 대형교회 또는 중소형교회에서 봉사를 하다가 공동체로부터 소외감을 느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교회에 대한 아픔이 많은 청년들인 것이다. 결국 대안을 찾아서 여기로 온 것 같다.

Q. 대안이라면?

A. 기존 교회에 대해 비평적 색깔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이 청년들은 원래부터 있었지만 꺼내놓을 수 없는 한국교회에 대한 당돌한 질문들을 가지고 있다. 가령 교회 권위에 대한 질문, 성차별 문제, 구조에서 오는 폭력 등이다. 이런 고민들을 많이 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 그 중 하나가 광장회의다. 교회에서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광장회의를 연다. 그리고 청년들을 많이 세워준다.

Q. 광장회의에서 장로·권사님들이 청년들 의견을 많이 들어주나?

A. 그렇다. 광장회의에서 청년들 의견이 많이 반영되고 있다. 연말 총회는 간담회 형식으로 한다. 그래서 청년들과 장년들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총회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수평적 소통을 중시해서 청년들이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여기 온 청년 대부분이 교회를 떠났던 ‘가나안’들이었다. 이유는 이전 교회에서 소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Q. 교회가 청년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A. ‘90년생이 온다’란 책이 있다. 나도 90년대 생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이들의 세계관을 공부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20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분노다. 사회 또는 학교에서 넓게는 자기들이 겪어왔던 역사 안에서 상처를 받았고 분노가 많다. 무엇보다 사회가 공평하지 않다는 분노가 이들 마음 속에 있다. 그래서 성경적 가치관으로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했다. 신약, 구약에서 하나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평등과 희년이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부어주신 축복을 손을 펴 이웃에게 나누라는 분배의 법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희년을 본받아 우리 교회는 나눔과 평등 그리고 긍휼 사업을 많이 강조한다. 청년 실업 문제, 대학생 학비, 신혼부부 주거 문제 등 선교적 비전을 품고 있다.

가령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 중인 집사님을 위해 월세를 대납해드렸다. 교회 청년 중 고시생들에게는 공부비를 지원했다. 카페를 창업한 젊은 친구에게는 우리 교인들이 대량으로 커피를 구입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교회 청년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이라는 걸 알았다. 그들의 상황에 깊이 공감해주고 싶다. 우리 교회는 고시생, 취업 준비생 청년들을 무엇보다 소중히 아낀다. 또 긍휼 사업으로는 미혼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미혼모 사업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분유값, 통신료 등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미혼모 가정에게 지원하고 있다. 이런 선교사업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 지금 세대는 자기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미혼모 사업도 마찬가지다. 신혼부부 세대들이 많이 하고 있다. 왜냐면 이들이 육아를 하면서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한다. 지금 세대들은 헌금에 인색한 게 아니다. 헌금을 내는데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선교적 방향성도 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선교는 수직적 구조였다. 가령 교회에서 선교 구제비를 내라고 하면 돈을 왜 내야하는지도 모른 채 돈을 낸다. 지금 세대들은 이것이 공감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교회는 청년들이 광장회의를 통해 선교사업에 대해 적극 의견을 개진한다. 프레젠테이션도 하면서 말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주는 것이 우리교회 모토다.

Q. 소외된 청년들을 품을 수 있는 사역이 따로 있나?

A. 교회가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공동체성은 다름을 틀림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다 똑같은 말만 하는 교회는 건강하지 않다. 우리 모두는 다르고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다. 또한 이 다름을 극복하는 것도 교회다. 세상은 느리고 다르다고 하면 소외시킨다. 하지만 교회는 느리고 다르다고 배제하지 않는 곳이며 이를 보여줘야 하는 사명이 교회에게 있다. 똑같은 생각 속에 교회 구성원들을 일치시켰다면 우리 교회는 이미 부흥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더디고 느린 친구들에게 기준을 맞춘다.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수련회를 꾸리기도 한다. 성경도 가장 약하고 더딘 친구들에 기준을 맞추라고 말하고 있다.

교제도 끈끈한 교제와 느슨한 교제 둘 다 한다. 예배만 드리고 싶은 개인주의적 청년이 있다. 한편 끈끈한 교제를 원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는 기질의 차이다. 옳고 그름은 아니다. 그래서 A가 맞고 B는 틀리다고 하지 않는다. 둘 다 병행하는 방식으로 열어둔다. 결국 공동체성 회복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소중한 무리다. 주기도문을 봐도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라고 나왔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다.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Q. 그럼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나?

A. 우리 교회 한 청년은 이렇게 말한다. ‘교회가 구제사업에 치중하면 기존 NGO들이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과 다를 게 뭐냐’고 말이다. 우리가 구제사업을 하는 건 단순히 가난한 이들을 긍휼히 여겨서가 아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성 안에서 각자에게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피조세계에 이루고자 하는 뜻을 발견하고 같이 이뤄가자는 것이다. 이는 말씀을 통해 동기부여가 돼야 한다. 그래야 수평적 나눔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말씀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무엇인지 찾고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강조한다. 말씀 안에서 선교적 비전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복지와 구제 선교가 차별되는 지점은 결국 말씀에 있다.

Q. 만약 이런 구제 선교를 하고 싶지 않은 청년이 있다면 어떻게 하는지?

A. 선교에서도 강요는 없다. 우리 교회 청년들 대부분이 교회 봉사 등으로부터 아픔이 있어 여기로 왔다.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교회의 강조점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봉사다. 봉사로 하나님께 복 받는 길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면서 끝까지 기다려 주신 분이 예수님이다. 청년 사역을 하자면 교회 봉사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을 먼저 치유하고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 따르면 ‘가나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세대는 40대(34%)다. 그 다음은 50대(22%)다. 왜 이들이 교회를 떠나갔을까? 이들은 90년대 청년부를 했던 세대들이다. 가장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세대였다. 감성적 예배를 드리고 한국교회 최대 부흥기를 보냈다. 열심히 했던 그 세대가 지금은 중형교회에서 사라져 갔다. 왜 그런가? 교회의 리더십은 여전히 60~70대가 쥐고 있다. 교회에서 40~50대는 여전히 다음세대다. 교회 정책 등 중요한 일을 정하는 데 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발언권을 줬는가? 우리는 되물어봐야 한다. 그들은 교회에서 중심이 되지 못했다. 리더가 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전철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금 20~30대에게도 교회의 정치권을 줘야 한다. 청년들이 교회의 정책 결정에 참여해 교회를 건강하게 바꿨다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 한 번도 주지 않으면서 안수집사·장로 등의 직분을 함부로 권유할 수 없다. 우리교회는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데 청년들에게 결정권을 많이 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결정에 따른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수직적 구조로 계속 청년들을 끌고 간다면 이전 40~50대 세대의 전철을 반복 할 수 있다. 수동적, 순종적 신앙에 길들여지면 언젠가 한계에 봉착한다.

Q. 끝으로 목사님께 복음이란 어떤 의미인가?

A. 성경은 복음을 마가복음 1장 1절에서 말하고 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가 복음의 시작이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예수가 그리스도란 사실이 복음이다. 왜 이게 복음인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되심은 왕 되심의 히브리적 표현이다. 예수가 하나님의 통치권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다. 하나님의 통치가 예수의 왕 되심을 통해서 이미 이뤄졌다. 즉 예수는 하나님의 통치권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이 초대 교인들에게는 복음이었다.

이것을 나에게 적용하면 예수가 교회의 머리되심이 복음이다. 교회는 목사, 당회원 또는 어느 누구 한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없다. 교회에서 복음이 바로 세워지는 것은 예수가 교회의 왕 되심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들은 거기에 순종하는 것이다. 목회자에게 가장 큰 유혹은 권력이다. 1인 리더십을 통해서 교회를 좌지우지 하고 싶은 유혹이다. 이를 복음의 능력으로 내려놓고, 모든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꾸려가려는 노력이 나에게 복음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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