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가족계획연명
미국가족계획연맹 전경 사진 ©크리스천 포스트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미국가족계획연맹이 더 이상 여성들에게 낙태를 말하지 못하게 됐다. 15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보건부는 미국가족계획연맹이 여성들에게 낙태 권유를 금지하는 규제를 즉각 발동시킬 것이라 전했다. 미국가족연맹은 미국 최대 낙태 기관으로, 그간 정부로부터 세금 지원을 받아 운영됐다.

이는 미주리 주 법원이 낙태 면허 갱신을 거부한 판결을 내린 후 나온 발표였다. CNN 12일자 보도(현지시각)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 주 법원은 11일 낙태시술을 제공했던 미국가족계획연맹 산하 병원에 대해 낙태 면허 갱신을 거부했다. 미주리 주는 심장박동이 감지된 임신 6주 이후부터, 모든 낙태를 금지시킨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할 이번 규제는 미국가족계획연맹이 낙태 시술 시설을 동시에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도 담고 있다. 미국 보건부는 이 규제를 내년에 시행할 것이라 밝혔다. 그 간 미국가족계획연맹은 저소득 여성들에게 낙태 시술을 위한 비용을 지원해왔다. 또한 자체 보유한 시설에서 낙태 시술을 이행하기도 했다.

한편 가족계획연맹과 다른 가족계획 지원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이번 규정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를 철회한다는 법원 명령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AP News 17일자 보도(현지시각)에 따르면, 미국가족연맹 회장인 리안 웬(Leana Wen)은 "이번 판결은 Title X Program을 의지했던 수백만의 여성들에게 재앙과도 같은 소식"이라며 "낙태를 의지했던 수백만의 여성들을 위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반발했다. Title X는 연간 4백만의 태아를 낙태 시킨 미국가족연맹의 산아 제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판결로 미국가족연맹은 임명된 지 8개월 만에 리안 웬 회장을 해고했다.

미국가족연맹(Planned Parenthood) 회장 Leana Wen
미국가족연맹(Planned Parenthood) 회장 Leana Wen ©크리스천 포스트

트럼프 행정부는 그 동안 멕시코시티 정책 등을 통해, 낙태를 규제하는 법안 통과에 박차를 가했다. 멕시코시티 정책은 원정 낙태를 후원하는 단체에 대한 세금 지원을 끊어버리는 정책이다. 후속타로 미국 가족연맹에 정조준 하는 규제를 마련해, 낙태 정책 중단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잇다른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는 낙태를 금지하고자 한 결연한 의지로 보인다. 이번 미국가족계획연맹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그 일환인 셈이다. 미주리주를 포함한 6개 주도 태아 심장박동이 뛰기 시작한 6주 이후부터, 모든 낙태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낙태 반대 성향으로 쏠리는 추세 가운데, 낙태 금지에 관한 법안 마련이 더욱 가속화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NN,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현지시각) 연방대법원은 인종, 성별, 장애에 기초한 낙태를 금지한 인디애나주 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소송을 기각시킨 바 있다. 이는 박스 대 가족계획연맹 인디애나 캔터키 지부(Box v. Planned Parenthood of Indiana and Kentucky Inc.)로, 소송을 제기한 단체는 미국가족연맹 인디애나 지부였다.

당시 대법관 캘래런스 토마스(Clarence Thomas)는 “낙태가 우생학적 조작 가능성으로 가득한 행위”라고 표명하며 무기명 의견으로 거부했다. 그는 “가족계획연맹 옹호자들의 주장대로 태아의 인종, 성별, 또는 장애에 기초한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여긴다면, 20세기 새로운 우생학적 관점이 헌법에 반영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따라서 그는 “낙태의 우생학적 도구가 되지 않기 위해, 국가는 헌법에서 이를 강력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우생학은 우수한 자손을 만들기 위해 인간을 유전학적으로 개량하는 시도다. 달리 말하면, 자신이 원치 않는 특성을 지닌 아기들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기술의 일종인 것이다. 20세기 나치즘도 이를 반영해, 유태인들을 대량학살 했다.

토마스 판사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태아 낙태율이 100%에 근접한다. 미국 또한 2/3 이상이 낙태되고 있다.

이런 산전 초음파 같은 태아 선별 검사 등이 우생학적 도구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토마스 대법관은 “헌법이 이런 흐름을 막는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토마스 재판관은 "가족계획연맹의 의미는 부모가 가족의 수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설립자인 마거릿 생어(Margaret Sanger)는 피임과 낙태를 우생학적 목적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사실에 호의적 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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