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표준정관 메뉴얼 설명회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교회표준정관 매뉴얼 배포 및 설명회가 9일 오후 2시부터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사말로 경동교회 원로 박종화 목사는 “248개 율법은 ‘~하지 말라’는 내용”이라며 “248개의 뼈마디를 본 따, 온 존재를 다해 하나님 사랑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는 자유의 복음을 누리고 있다”며 “이를 잘 누리지 못한 현실에서, 더 잘 누리기 위한 틀이 요구 된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교회 정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 고린도 후서 3:17을 빌려 “정관은 우리를 얽매는 것이 아니”라며 “하나님 영이 계신 곳에 자유가 있듯, 정관은 우리를 자유하게 하는 성령의 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자유를 받은 우리는 사랑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 산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법학회장 겸 중앙대 법학 서헌제 명예 교수가 개략적 설명을 전했다. 그는 “현재 교단 헌법, 교단 정관은 성경을 기초로 했지만, 교회는 엄연히 국가에 속한 사단법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 전반이 이를 간과한 측면도 있다”며 “한국교회표준정관은 하나님의 법과 국가 법 사이 균형을 이루고자 제작됐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각 교단, 중대형 교회들의 모범 정관을 모아, 공통분모를 추려 만들었다”며 ‘정관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교회 세습 같은 논란이 있는 부분은 파란색 괄호 표시를 했다”며 “이는 한국교회법학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국교회에 정관이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그는 “누군가는 교회가 이렇게 평화롭고, 목사님 말씀이 은혜가 넘치는데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을 전했다. 이어 그는 “담임목사의 영적 카리스마로만 교회 질서가 유지됐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축복으로 한국교회가 외형적 성장을 이룬 만큼, 정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젊은 세대들의 권리의식 증가, 카리스마 지도자 은퇴 이후, 교회 분쟁 등이 빈번한 때일수록 절실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은혜가 되지 않는 방법인 법원에 분쟁을 맡기는 경우까지 있다”며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정관을 통해 틀을 잡아 해결 봐야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회표준정관 메뉴얼 설명회
중앙대 법대 서헌제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서헌제 교수는 한국교회표준정관을 통해 몇 가지 부분을 제안했다. 그는 “교회 재산을 처분할 때 당회에서 단순히 위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당회란 목사, 장로, 권사 등 교회 직분자만으로 이뤄진 결의기구다.

이에 서 교수는 “민법상 교회는 사단이고, 교회재산은 교인들에게 총유권이 있다”며 “소수 교인들로만 이뤄진 당회에서 교회 재산을 단독 결의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교회 재산을 다룰 때는, 정관에 당회가 아닌 교인총회로 처리 하도록 명시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서 교수는 최근 국가의 종교인 과세 시행으로, 반드시 정관에 첨가해야 할 부분도 제언했다. 그는 “소득세법은 종교 활동비를 정관에 정하도록 규정했다”며 “만일 정관에 없다면, 비과세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세무조사 대상도 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교회는 목회자에게 지급한 사례비 장부와 목회활동비를 따로 구분해 정관을 정하는 것”과 “사례비와 목회활동비 또한 통장을 나뉘어 입금하도록 명시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유로 그는 “이렇게 하면 사례비 이외 종교 활동비는 과세 대상에서 빠지고, 세무조사대상에서 제외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당국이 세금을 빌미로 교회를 조사하거나, 통제할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사회를 맡은 세무사 정재곤 박사는 덧붙여 “종교인 과세에 대해, 이중장부를 개설하는 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더구나 그는 “이렇게 통장 개설하는 게 도리어 법의 취지에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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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법대 음선필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홍익대 법대 음선필 교수가 한국교회표준정관에서 1장 총칙, 2장 교인 부분을 설명했다. 먼저 음 교수는 1장 총칙 제 5조 교회의 사업부분에서, “교회 사업은 어디까지나 예배와 선교, 교육과 봉사, 성도의 교제라는 교회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그는 “교회가 이를 벗어나 수익사업을 한다면, 교회 목적에 반하고 세법상 문제가 됨”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교회는 세법상 비영리 단체”라며 “그래서 교회 재산은 면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교회가 이런 재산을 가지고 수익사업을 한다면, 면세 혜택이 박탈될 우려가 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교회 부동산의 비과세혜택은 ‘교회 사업에 직접 사용하기 위해’ 취득한 재산에 한정 된다”고 했다.

또 그는 제 2장 교인부분에서 12조 교인의 의무 부분도 설명했다. 그는 “교인의 치리복종 의무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인들은 총회 재판을 불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그는 대법원 판례를 빌어 논지를 확고히 했다. 그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교회 권징재단은 교회가 신앙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교회 내부의 제재”라며 “이는 헌법상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 영역에 속 한다” 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은 “국가법원은 그 효력의 유무나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도 교회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하여 음 교수는 “교인은 교회 치리에 복종할 의무가 있고, 불복한다면 노회 재판국에 상소할 수 있다”며 ‘교인의 치리 복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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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진 충남대 로스쿨 학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뒤이어 명재진 충남대 로스쿨 학장이 제 3장 교회의 직원, 제 4장 교회의 기관을 설명했다. 그는 제 3장 교회의 직원, 제17조 목사의 자격에서 2항 다른 교단 목사의 자격을 두고, 최근 이슈였던 사랑의 교회 오정현 위임목사직 박탈 사건과 연관 지어 말했다. 그는 “이미 목사 자격을 취득한 목사가 다른 교단에 가입할 경우, 소정의 과정을 받아야한다”고 전했다. 이른바 ‘편목과정’인 것이다.

아울러 그는 “편목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가의 분쟁도 결국 목사의 자격에 고나한 문제”라며 “국가법원은 개입하지 말고, 부득이 개입하는 경우에도 교회와 교단 결정을 존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법원은 오정현 목사의 자격을 부인하는 판결을 했다”며 “교회 주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제4장 교회의 기관 부분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제 30조 교인총회의 구성과 직무를 설명하며, “교인총회는 19세 이상 세례교인 전원으로 구성된 교회 최고의사결정기관”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 중 반드시 교인총회 결의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는 사안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하는 사안들은 다음과 같다. ▲소집권자(당회, 제직회, 상회 등)의 요청사항 ▲예결산승인 ▲향존직의 선임과 해임권고 ▲주요재산의 처분과 취득 ▲교단탈퇴와 변경 ▲교회의 폐지·분리·합병 ▲정관의 제정과 개정 ▲기타 사항이다.

특히 명 교수는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다면, 회원 3분의 1 출석과 출석 회원의 3분의 2로 결의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그는 ‘교인총회 결의에서 특별정족수’를 말한 것이다.

한편 중앙대 법대 서헌제 명예교수가 나머지 제 5장 재산과 재정 부분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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