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노나이트 선교사 김복기 목사가 아나뱁티스트 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메노나이트 선교사 김복기 목사가 아나뱁티스트 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019 아나뱁티스 컨퍼런스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실에서 19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됐다. 아나뱁티스트들이 살아온 공동체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날 첫 번째로 캐나다에서 메노나이트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복기 목사가 발제했다.

서두에서 그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를 소개하면서, “아나뱁티스트 공동체 중 내가 속해 있는 메노나이트는 교회와 삶의 공동체가 분리되지 않았다”라며 “서로 간 수저, 포크가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친밀한 공동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가 추구하는 방향은 바로 복음과 삶이 일치하는 교회”라고 전하며, “현재 한국 교회는 복음은 있는데, 삶이 따라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교회는 주님 통치 아래서 살아가는 모임이지, 제도나 건물은 아니”라며 “결국 이는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로서 이 땅 위에 존재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21세기 한국 교회에서 개혁 운동을 논하는 사람들은 16세기 종교개혁 지도자 루터, 츠빙글리로 돌아가자고 외친다”며 “그러나 이들은 정작 사도행전 2장과 4장에서 드러난 초기 교회공동체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교회에서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단초는 바로 사도행전 2장과 4장에서 드러난 초대 공동체상을 본받는 것”이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다양한 아나뱁티스트 공동체를 소개했다. 먼저 그는 후터라이트 공동체를 소개하며, “1527년 아나뱁티스트들은 종교개혁자들과 함께 교회 개혁을 외치다, 박해를 받았다”며 “이 때 모라비아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모라비아 지역에서 1528년 부터 후터라이트 공동체가 시작됐지만, 박해는 여전했다”며 “박해를 피해, 모라비아, 슬로바키아, 트랜실바니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으로 옮기며 결국 1918년에 캐나다로 정착했다”고 소개했다.

후터라이트 공동체 원칙도 소개했다. 그는 “후터라이트의 기본 원칙은 결국 성경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자”라며 “기준은 사도행전 2장과 4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재산 공유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며 “자치구에 있는 사람들은 사유재산을 갖지 않고, 필요한 모든 것을 나누어 갖는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자발적이며 강요는 없다”며 “세상의 가치관을 거부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간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개인 은행 구좌가 없고, 공동생산, 공동 나눔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자치구 형태로 거주하며 평균 80명 정도”라고 소개하며, “만일 100명이 넘어가면 분리를 한다”며 소규모 공동체를 지향함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가족별로 살지 않고 공동체 단위로 삶을 영위한다”며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지만, 공동체가 부여하는 개인 소유까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그는 “공동체원들은 성공과 실패 모두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농업, 축산을 주요 경제 기반으로 삼았지만, 현재는 제조업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또 그는 “결혼도 후터라이트 공동체 안에서만 이뤄지며, 될 수 있으면 남자 쪽이 다른 콜로니에서 결혼 여성을 찾는다”라며 “이혼은 허락권장 되지 않기 때문에, 이혼하는 부부는 50쌍이 채 안 된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자녀들 교육도 공동체 안에서 모두 이뤄진다”고 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교육도 유아-유치원-중·고등학교 과정이며, 공동체 내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대학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현재 제조업으로 생산 기반이 옮겨 갔지만, 캐나다 후터라이트 공동체가 생산하는 칠면조, 가금류 같은 경우 그 주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그는 “주로 후터라이트 공동체는 미국, 캐나다에 많다”며 “1979년 일본 개척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실패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 아미쉬 공동체도 소개했다. 그는 “아미쉬 공동체는 미국 30개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공동체에 존재하며, 남미,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 남미에도 뿌리내리고 있다”며 “현재 인구는 총 330,470명”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할 점은, “농촌에 거주하며 공동체 내에 이뤄지는 교육이 8학년 까지인데, 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중1 교육에 해당한다”며 “그들은 읽기, 쓰기, 말하기만 해도 된다 생각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학력이 중1이라 해서 무시할 수 없는 건, 그들의 신조가 평생 그리스도 안에서의 배움”이라며 “그들의 지혜와 철학은 굉장히 깊고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그들의 핵심 가치로, 그는 “겔라센 하이트를 중시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성경 말씀에 철저히 순종해, 가치와 의식을 말씀에 고정하는 신념”이라며 “양보, 물러남, 내적복종, 순종, 이기심 극복, 자기주장을 포기하고자 하는 의지, 겸손, 평범한 옷차림, 단순, 폭력을 거부함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속한 메노나이트 공동체를 소개했다. 그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 중 가장 큰 그룹”이라며 “총 9,624 교회, 146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그린 크로프트라는 돌봄의 공동체를 소개했다. 그는 “수준 높은 돌봄의 공동체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며 “홀로 사는 노인들이 외로움 없이 한데 어울려 살 수 있는 기독교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도시 주변에 위치해 가족과의 접촉을 잃지 않고,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노인들에게 필요한 집과 서비스, 장례, 병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공동체 신생아들을 돌보도록 해, 노인들이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의 제자도는 결국 평화를 지향한다”며 “우리에게 공동체와 교회는 동의어이며, 서로의 의향을 최대한 존중하되 결과가 아닌 어울림의 과정에 배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발제를 마무리 했다.

한편 김복기 목사 외에도 발제자로 침신대 김난예 교수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와 평화의 삶’을, 하늘숲- 좋은나무 공동체 설은주 목사는 ‘아나뱁티스트 공동체와 평화의 삶’을, 동북아 MCC Chris Rice는 ‘화해의 관점에서 보는 공동체의 실제’ 등을 발제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