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홍성민 작가가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에 걸릴 '아시아의 숲-그날'작품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홍 작가는 최근 광주비엔날레측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작품에 대해 전시 유보 결정을 하자 항의하기 위해 작품을 철거키로 결정했다.   ©뉴시스

[기독일보] 세월호 침몰사고를 두고 대통령 풍자 그림이 담긴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작품전시를 두고 광주비엔날레가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이용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가 18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관 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화백의 '세월오월' 그림 전시유보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며 자진 사퇴했다.

이 대표이사는 "비평가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봐도 이 작품(세월오월)은 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엔날레는 문제를 전시하고 수 많은 담론들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곳으로 이번 홍 화백의 작품 논란도 좋은 답을 찾아가야 할 때이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대신 사퇴서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하는 오는 9월 4일 이후 사퇴서를 재단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비엔날레는 20주년을 맞아 특별전 '달콤한 이슬-1980 그 후'를 지난 8일 개막했다. 홍 화백의 그림은 이번 특별전의 전시작이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풍자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책임 큐레이터에 이어 대표까지 사퇴하면서 난항이 계속됐다.

이에 특별전에 참여한 13명의 작가들은 14일 "광주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 만들어진 작품이다며 즉각 전시돼야 한다"며 16일까지 작품이 전시될 것과 책임큐레이터 윤범모 교수를 복귀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홍 화백의 작품이 전시 유보되면서 참여작가 중 일부가 자신의 작품을 철거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나머지 작가들고 본행사 개막식에 항의 퍼포먼스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광주비엔날래를 두고 일어난 파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예정된 전시여부 논의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도 취소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문위원장인 강연균 화백은 재단 측에 전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자문위원회의는 의미가 없어 회의를 열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문화예술계와 시민단체 대표, 학계 등 전문가 23명이 참석해 논란이 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전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때문에 광주비엔날레가 정치문제로 비화된 만큼 윤장현 광주시장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 시장은 비엔날레 특별전이 시예산이 들어간 만큼 정치적 성향의 그림 전시를 맞지 않게 보았으나 이후 전문가에게 결정을 위임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전시 논란을 부추겼다는게 현지 미술계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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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