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규 교수   ©오상아 기자

한국기독교학회 심포지엄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교회는 한국기독교학회 심포지움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23일 오후 1시10분부터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성결인의 집 존토마스홀에서 개최됐다.

한국교회 1960~70년, 교인수 400% 이상 증가

이날 '한국교회의 절망과 희망'을 주제로 발제한 이원교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먼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어내기 시작했던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도 양적으로 급성장했다"며 "1960년과 비교해보면 1970년에는 교인 수가 무려 400%이상 증가했고, 1980년에도 10년 전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성장의 요인으로 "첫째는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뜨겁고 열성적인 부흥운동, 성령운동, 전도운동, 신앙운동 때문이다"며 "둘째로는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 특히 열성적 감성주의, 현세적 공리주의, 무교적 기복주의와 같은 한국인의 문화 정서가 종교 신앙의 확산에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이어 "셋째로 정치적인 불안과 공포, 경제적인 빈곤과 박탈감, 사회적인 소외를 야기한 문제적인 한국의 사회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혹은 성당이나 절)을 찾게 했다"고 했다.

또 "넷째는 과거 한국인의 높은 출산율도 교회 성장율에 기여했다. 1970년만 해도 한국의 평균 출산율은 4.53명이었다"고 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두 번째부터 네 번째 (사회적) 요인은 개신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1960~1990년 사이에는 개신교뿐만 아니라 가톨릭과 불교는 물론 사이비종교들까지 성장했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 5천 달러 넘게 되면 종교적 관심 약해져...

이어 이원규 교수는 "그런데 2000년대 와서는 교인 수가 감소하기 시작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수는 1995년 876만명이었으나 2005년에는 862만명으로 감소했다"며 "그동안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증가했지만 교인 수는 오히려 10년간 14만 4천명이 줄어(-1.6%) 전체 인구 대비 비율도 19.7%에서 18.3%로 1.5%포인트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의 신앙적 열정도 약해져 한때 교계 신문을 도배하다시피하던 산상집회, 대규모 부흥집회 광고도 이제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문을 닫는 기도원은 늘고 있다"며 "교회성장의 동력이 됐던 '성령운동'이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한 현상의 사회적 요인으로 "한국인의 경제 수준, 교육 수준, 교육 수준,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고 말하면서 "흔히 1인당 국민소득이 5천 달러를 넘게 되면 종교적 관심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1989년 1인당 국민소득이 5천 달러를 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1인당 국민소득이 1961년에는 83달러에 불과했고, 1980년에 겨우 1,800달러에 도달했으나, 이제는 2만 6천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고 했다.

덧붙여 "가난하고 불안하고 힘들고 어려울 때 사람들은 종교를 찾는 경향이 강하고, 이것은 교회성장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며 "배부르고 따뜻하고 편한 삶을 누리면서 한국인은 서서히 종교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경제적인 여유는 사회적인, 심리적인 여유를 만들어내면서 종교 이외의 것, 특히 '인생을 즐기는 것'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며 "여가산업은 하나의 대체종교(alternative religion)로서 신도 확보 및 유지에 있어 기성종교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다"고 했다.

한국기독교학회 심포지움에서 이원규 교수가 '한국교회의 절망과 희망'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한국교회 '변질'은 '성장의 부작용'...사회적 평판도 하락

이원규 교수는 경제성장이라는 사회적 요인 뿐 아니라 교회 자체의 변질도 한국교회 쇠퇴의 요인으로 강조했다.

그는 "1960, 70년대만 해도 한국교회의 사회적 평판은 상당히 좋았다"며 "보수 진영에서는 복음적이면서도 성령운동적 신앙운동을 전개해 삶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위안을 주면서 교회가 부흥했고, 진보 진영에서는 사회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함으로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고 했다.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많지 않아 교회의 부흥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도 적었고, 교회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 수행은 사회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예를 들면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평등화, 사회적 복지화)"고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와서는 본격적인 반(anti) 기독교(개신교) 운동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3년 실시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전반적 신뢰도에 있어 한국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은 겨우 19%이지만,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에 이르고 있다"며 "가장 신뢰하는 종교 기관에 대한 물음에 있어서는 응답 비율이 가톨릭(29%), 불교(28%), 개신교(21%) 순으로 나타나고 있듯이 개신교가 가장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가 "한국교회가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교회가 변질되었기 때문이다"며 "일종의 '성장 부작용'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너무 자만했고, 풍요로워지면서 세속화되었다"며 "사회는 교회가 다르기를, 사람들은 교인이 다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회가, 교인이, 그리고 성직자도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돈과 권력과 명예를 탐하고 있다"고 했다.

세상과 다르지 않은 교회-교인, 한국교회 위기

이 교수는 "세속주의 혹은 세속화는 신적인, 거룩한, 영적인, 저 세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인간적인, 속된, 물질적인, 이 세상적인 가치가 사회. 그리고 사람들을 지배하는 현상을 말한다"며 "세속화의 가장 큰 문제는 맘모니즘이다"고 했다.

그는 "맘모니즘은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물신숭배 풍조를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며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돈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간절한 바람과 함께 '황금우상' 혹은 '돈 신'을 섬기는 맘모니즘이 하나의 강력한 대체종교가 되어버렸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생겨난 경제주의와 이에 편승한 천민적 자본주의 풍조는 맘모니즘의 전형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부도덕성의 근원은 바로 이러한 물신(物神)숭배 풍조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사람들 마음속에, 이렇게 맘모니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맘몬이라는 우상을 깨뜨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마저도 그것의 망령에 사로잡혀 왔다"며 "교회도 그 조직의 운영 면에서 신도의 숫자, 건물의 크기, 예산 규모 등을 비롯해 성직자의 사례비에 이르기까지 물량적 지표들이 목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크고 많아야만 성공적이라고 보는 천민적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교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세속화되어 영성을 잃어버렸고, 이것이 나아가 사회적 공신력 상실과 교회의 양적 쇠퇴를 가져왔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며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는 '비움의 영성', 바르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바름의 영성', '섬기고 돌보는 '나눔의 영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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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