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미국이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16일(현지시간) 극적인 타협을 이뤘다.

이로써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를 긴장시켰던 예산전쟁은 일단락되고 미국도 국가부도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도 예산 및 재정 현안 처리를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뒤로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해 정치권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은 이날 오후 8시(이하 동부시간 기준)께 합의안을 찬반 투표에 부쳐 찬성 81 대 반대 18표의 압도적인 차로 통과시켰다.

이어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도 전체회의를 열어 표결을 실시해 재무부가 예고한 국가디폴트 시점을 1시간 30분가량 앞둔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찬성 285 대 반대 144표로 미 상원이 통과시킨 타협안을 최종 가결 처리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의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의 내각 구성원, 백악관 참모진과 함께 회의를 열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폐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이 일어날 경우 미국 경제와 정부 사무에 큰 악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미 의회가 '오바마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안 존폐 문제로 결국 예산안 처리 시한(30일 24시)을 넘겨 결국 셧다운 상황에 이르렀다. 2013.10.01   ©AP/뉴시스

타협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지난 1일 이후 2주 넘게 폐쇄됐던 미 연방정부는 내년 1월15일까지 한시적으로 가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으며 재무부도 2월7일까지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미 증시는 미 경제에 대한 세계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위험이 해결된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또 일시적인 정부 폐쇄로 강제무급휴가에 들어가거나 정부 폐쇄 중에도 출근해 근무했던 약 200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정상적으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계단에서 상원 민주당 의원에게 업무에 복귀하라고 요구하는 동안 워싱턴에 사는 캐슬린 캐롤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하원이 승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 실행을 지연하는 법안에 대해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한 뒤 일부 정부기관들이 이날 문을 닫았다. 2013.09.30   ©AP/뉴시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우리는 올바른 싸움을 훌륭하게 치러냈지만 승리하지는 못했다"고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타협안 마련을 치하하면서 합의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면 즉각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 국민과 기업들 위에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그러나 타협안 통과에 관계 없이 미국의 채무를 감축하고 오바마케어를 유예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에 공화당이 요구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안 일명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유예하는 조항은 한 구절도 포함되지 않았다.

해리 리드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타협안 마련에 협조해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제는 서로 화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의안이 처리돼 미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면 예산 전쟁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긴 것이냐'는 질문에 "승자는 없다. 우리는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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