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10월 오찬포
미래목회포럼이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중독의 시대, 교회의 사명’을 주제로 10월 오찬포럼을 개최했다. 주요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다니엘 최 기자

미래목회포럼이 15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중독의 시대, 교회의 사명’을 주제로 10월 오찬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알코올·도박·마약·게임·스마트폰 등 다양한 중독 문제가 교회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예방과 회복을 위한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 조현섭 총신대 교수, 한성열 고려대 교수, 심수명 칼빈대 교수가 발제했으며, 미래목회포럼 직전 대표 이동규 목사가 논찬했다.

조현섭 교
‘한국사회 중독의 실태와 이해’를 발표한 조현섭 교수는 중독을 이해할 때 특정 행동의 양이나 횟수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으로 인해 자기의 일상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관계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지에 주목했다. ©다니엘 최 기자

조현섭 교수 “중독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 중독의 실태와 이해’를 발표한 조현섭 교수는 중독을 이해할 때 특정 행동의 양이나 횟수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으로 인해 자기의 일상이무너지는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관계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지에 주목했다.

조 교수는 “중독의 문제는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가족과 자녀가 겪는 고통을 강조했다. 상담 사례를 통해 부모의 음주와 가정 내 갈등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거나, 어린 시절의 학대 경험으로 성인이 된 뒤에도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은 중독자를 관리하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고, 상처받은 것을 치유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치료의 책임을 떠맡기기보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도록 연결하고, 남은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 세대 사역에서도 이러한 가정환경을 고려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치료 이후 돌아갈 공동체가 부족한 현실도 지적했다. 퇴원한 이들에게 교회 출석을 권했지만 오히려 배척과 상처를 경험했다는 한 병원 관계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함께 식사하고 안부를 묻는 관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독 문제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며 전문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회복 지원을 요청했다.

한성열 교수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중독’을 발표한 한성열 교수는 목회자가 일중독에 취약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중독은 중독인지, 성실한 것인지 구별이 안 된다”며 헌신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동 안에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최 기자

한성열 교수 “목회자도 상담받는 일 일상화해야”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중독’을 발표한 한성열 교수는 목회자가 일중독에 취약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중독은 중독인지, 성실한 것인지 구별이 안 된다”며 헌신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동 안에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성도가 교회를 떠났을 때 모든 원인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사역을 잠시 내려놓는 것조차 불안해하는 모습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가 불안해서 못 떠나는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하며, 사역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잃는 것처럼 느끼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목회자가 쉬어도 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도록 사역을 나누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를 떠날 수 없다는 이유로 휴식을 계속 미루기보다 성도들과 역할을 나누고 쉼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목사님들이 상담받는 것을 일상화하셔야 한다”며 심리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나누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권했다.

상담의 전제 조건으로는 신뢰와 비밀보장을 꼽았다. 한 교수는 “내가 이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이 밖으로 퍼져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단이나 신학교의 관계망 안에서 상담 내용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면 어려움을 충분히 털어놓기 힘들다며, 상담받는 일을 믿음의 부족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수명 교수
‘중독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발표한 심수명 교수는 중독을 영적·심리적·의학적·신체적 측면에서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생각해야 중독을 이해하고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며 전인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니엘 최 기자

심수명 교수 “행동에 책임 묻되 존재와 인격은 품어야”

‘중독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발표한 심수명 교수는 중독을 영적·심리적·의학적·신체적 측면에서 함께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생각해야 중독을 이해하고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며 전인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심 교수는 당사자가 문제를 인정하고 변화를 약속했다고 해서 회복이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중독은 한 번의 자기 고백과 결단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반복적인 점검과 결단, 지속적인 동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독으로 나타나는 행동의 문제와 당사자의 존재·인격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한 한계를 설정하고 건강한 책임을 부과하되, 존재와 인격은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하거나 공개적으로 수치심을 주기보다 경청과 신뢰를 바탕으로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그룹에서 나눈 이야기를 외부에 옮기지 않는 문화도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면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교회가 안전한 공동체가 되도록 목회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의 상처를 살피고, 회복한 사람이 다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도록 돕는 방향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치료기관과 함께 협력해서 목회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치료는 관련 기관과 연계하면서 교회는 예배와 영적 돌봄, 인격과 관계의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행동 교정을 넘어 인격 회복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규 목사, 비밀보장되는 목회자 상담 창구 제안

논찬에 나선 이동규 목사는 목회자들이 평소 만나는 성도들의 모습만으로는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와 가족의 고통이 교회 밖의 일이 아니라 “실제 내 주위에 있는 문제”임을 인식하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교회가 상담과 중독에 관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현실을 언급하며, 발제에서 제시된 돌봄과 회복의 방향을 목회 현장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관련해서는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신실하지 못하다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며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분위기에 공감했다. 자신의 경험을 들어 휴식과 운동으로 몸을 회복하는 일이신앙적 헌신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며, 정신적 어려움에도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목회자 대상 생명의 전화 같은 것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라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전화상담 창구를 제안했다. 이 목사는 이번 논의가 한국교회가 중독과 정신건강 문제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발전시켜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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