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한인세계선교사회(KWMF)가 13일 건강한 한국교회 선교생태계 구축과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선교를 함께 실천하기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세 기관은 이날 오후 서울 노량진 KWMA 세미나실에서 MOU 체결식을 열고,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 각국 선교사회가 역할을 분담해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선교를 선교 현장에서 실천하기로 했다.
앞서 세 기관은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이후 힘과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선교를 수행하자는 뜻을 모아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또 2025년 KWMA는 7월 남아시아 5개국(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선교사협의회 등과 KWMA가 2024년부터 추진한 New Target 2030의 주제인 글로벌 사우스와의 동반자 선교 등의 내용으로 MOU를 체결했다. 2025년 12월에는 KWMA, KWMC가 중남미 14개국의 건강한 선교 생태계구축과 동반자 선교 협력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었다. 2026년 1월에는 KWMA와 한국교단선교실무대표자협의회(한교선)와 ‘현지 중심 동반자 선교 활동’을 위한 한국교단선교 MOU’를 체결했었다.
KWMA는 “오늘 협약은 한 걸음 더 나아가, KWMA가 꾸준히 주창해 온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선교’를 세 기관이 각자의 자리에서 선교지에 뿌리내리겠다는 구체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를 위한 국내·미주·선교지 역할 분담”
상호협력 양해각서에 따르면, 세 기관은 ‘건강한 한국교회 선교 생태계 구축과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를 위해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협의 사항은 ①‘건강한 한국교회 선교를 위한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로의 전환 및 실천을 위한 협력’이다. 이에 KWMA는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선교에 대한 연구와 우수 사례 발굴을 통해 한국교회 선교 생태계의 전환과 변화를 적극 모색하고, KWMC는 미주 한인교회 및 선교단체와 협력해 동반자선교 운동을 적극 전개하며, KWMF는 국가별 선교사회 회장단이 선교지 현지교회와 긴밀히 동역하기로 했다.
또, 각 기관은 공동으로 프로젝트성 재정 지원을 지양하여, 선교사가 물질과 힘에 의존하는 사역이 아니라 현지교회와의 관계에 집중하도록 적극 격려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비서구교회와의 협력 등 미래 선교 과제도 공동으로 대응하여 ②KWMA의 New Target 2030의 실행과 글로벌 사우스, 이주민 선교, 다음세대 선교, AI와 디지털 선교 등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협력하고 ③선교지 이단 문제 관련 대응을 위한 정보 및 자료 공유 등에 관해 협력하며 ④기타 상호 협의에 따른 사항에서 협력하는 내용도 협약에 포함됐다. 양해각서는 체결일부터 4년간 유효하며, 기간 만료 전 각 기관이 서면으로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4년씩 자동 연장된다.
◇“동반자선교 통해 전 세계 선교 현장에서 아름다운 열매 맺길”
이날 체결식은 KWMA 문형채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KWMF 고덕현 사무총장의 대표기도,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의 MOU 기조발언, 체결식 및 사진촬영, 단체장 인사말 등으로 진행됐다. 양해각서에는 KWMA 강대흥 사무총장, KWMC 조용중 사무총장, KWMF 공동회장 박광수·장순현·송상천 공동회장이 서명했다. KWMF 대표회장 김종진 선교사(기감, 몽골)는 일정상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에서 “코로나 팬데믹 당시 한국 선교사의 45%가 국내에 1년 반~2년 정도 계셨는데 이분들이 두고 온 현장 사역은 그대로 잘 운영됐다”며 “그래서 선교사는 태생적으로 외국인이고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내국인인 현지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역사적으로, 선교 역사적으로도 파송교회와 선교단체, 선교사는 외부자이고 내부자인 현지인이 잘 되는 사역을 하기 위해 ‘선교사는 아이를 낳는 산모가 아니라 현지인 내부자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산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사의 역할은 (현지에서) 교회를 세워 목회하는 것보다, 성경이 이야기하는 대로 현지인 제자를 삼고, 그 제자가 교회를 세우고 목회하고 자립하는 교회가 되도록 돕는 건강한 선교패턴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사무총장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일에 동참해 준 KWMC, KWMF에 감사하고, (선교 현장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현지교회가 잘 되는 일에 한국교회가 쓰임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 모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KWMF 공동회장 박광수·장순현·송상천 선교사가 인사말을 전했다. 박광수 공동회장(예성, 인도)은 “세 단체가 협력해서 MOU를 체결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수많은 영혼이 날마다 주님께 돌아오도록 애쓰는 것이 (MOU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겠다”며 “세 단체가 동반자선교로 현장 중심의 사역을 감당해 하나님 나라가 크게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순현 공동회장(통합, 필리핀)은 “저희 교단은 동반자선교가 교단의 정책으로, 현장에 가면 당연히 동반자선교를 해야 한다”며 “이번에 세 단체가 동반자선교를 위해 아름다운 발걸음을 시작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 공동회장은 “필리핀은 세계에서 선교사가 가장 많은 지역이고 선교사가 목회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현지교회와 부딪힘과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며 “선교사들도 동반자선교 의식을 갖고 현지교회와 함께 나아가야 하는데 미비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지족이나 어려운 지역은 교회 개척이 필요해 선교사들이 나가야 하는 지역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미 미국 선교사 등을 통해 성경번역, 교회 개척 사역이 많이 이루어져 왔다”고 말하고 “세 기관의 이번 협력을 통해 필리핀과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길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송상천 공동회장(백석, 러시아)은 “강대흥 KWMA 사무총장님과 오랜 세월 함께 일하며 동반자선교를 이야기해 왔는데, 이번에 결실을 맺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공산권이었던 나라로, 오래전부터 동반자선교를 해왔고, 현지 목회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장교육도 하며 동반자선교의 기초를 쌓아가고 있다”며 “이번에 강대흥, 조용중 사무총장님과 동반자선교에서 손을 맞잡고 간다면 아주 훌륭한 선교의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KWMA 조용중 사무총장도 인사말에서 “한국교회는 그동안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노력해 왔지만 현장에서 힘든 시간이 있었다”며 “동반자선교를 앞세워 현지 지도력을 개발하고 현지인들을 선교사보다 더 앞세우는 정신으로 선교할 때 앞으로 선교가 더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MOU에 서명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동반자선교의 자세를 가지고 우리끼리 협력할 뿐 아니라 현지인을 더 존중하고 세우는 동반자선교가 이루어지기 위해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강대흥 사무총장은 이번 MOU의 시점과 선교사 은퇴 문제와의 관련에 대한 질문에 “선교사 은퇴 문제는 동반자선교 전체 그림의 10% 정도”라고 답했다. 강 사무총장은 “세계선교가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되어 선교 선교사는 줄어들고 비서구 선교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선교사의 60% 이상이 비서구에서 나오며, 인도·필리핀·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케냐 등 가난한 나라도 많은 선교사를 내보낸다”며 “이들은 옛날처럼 서구식 프로젝트 중심, 이른바 크리스텐덤선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이 중심에 서지 않는 선교 방법을 찾고 있고, 가장 좋은 방법이 현지교회와 같이하는 동반자선교”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 사무총장은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가 현지인들에게 재정을 주고 프로젝트 선교로 센터를 짓는 등 지금과 같은 선교를 계속하면 세계선교의 큰 흐름 속에서 왕따가 될 것이다. 미국 선교사가 하던 일을 한국 선교사가 하려느냐는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동반자선교 운동은 50여 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코로나를 거치며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대화를 시작했고, KWMF, KWMC 리더들이 모두 한국에 있어 MOU 날짜를 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송상천 공동회장은 MOU 체결 시점에 대해 “1990~1991년에 선교지로 나간 선교사들이 80% 이상으로, 대부분 은퇴하고 돌아오면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교체되고 있다”며 “먼저 나간 이들은 동반자선교에 대한 인식을 갖고 사역해 왔지만, 새 리더십에게 현지인과 함께 가는 선교를 한 번 더 강조할 필요가 있어 강대흥 사무총장님과 만났을 때 정식으로 MOU를 맺고 모든 선교사에게 강조점을 주는 것도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KWMA는 오는 11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노량진 CTS기독교TV 11층 회의실에서 각 교단을 대표하는 동반자선교 모델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고, 이번 협약 내용을 본격적으로 실행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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