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스페인 정부가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종교적 차별로 인해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했던 개신교 및 재림교 은퇴 목회자들의 연금 수급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페인 내각은 지난 9월 22일(현지시각) 개신교 목회자들이 1999년 국가 일반 사회보장제도에 편입되기 이전에 수행한 사역 기간을 사회보장기여금 납부 기간으로 합산하는 왕실 칙령을 승인했다. 스페인 포용·사회보장·이민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해당 연도 이전 스페인 내에서 사역한 목회자들이 은퇴 연금과 영구 장애 연금, 사망 및 유족 연금 등을 정상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엘마 사이스 스페인 사회보장부 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과거 독재 정권의 핍박 속에서 사회보장제도의 보호 없이 사역을 이어가야 했던 이들에게 정의를 실현하는 조치라고 설명하며, 마침내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 장치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시스코 독재 치하 피해 목회자 구제 및 유족 지원
스페인 복음주의종교단체연합(FEREDE)은 정부의 왕실 칙령 승인을 환영하며 구체적인 법안 시행 준비에 착수했다. 카롤리나 부에노 사무총장은 수십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약속이 이행된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왕실 칙령의 세부 조항이 법원 판결과 은퇴 목회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스페인 기독교계에 따르면 과거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의 독재 정권 시절과 민주화 전환기 동안 1200명 이상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사회보장기여금 납부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했다. 특히 이들 중 절반 이상인 700여 명은 국가로부터 연금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이미 사망했으며, 남겨진 유족들은 심각한 생활고와 무력감에 방치되어 왔다.
유럽인권재판소 승소 및 기나긴 권리 회복 투쟁 결실
연금 수급권 배제 문제는 스페인 개신교계가 정부를 향해 가장 강력하게 시정을 요구해 온 핵심 현안이었다. 스페인 정부는 1977년 이후 사제직을 떠난 가톨릭 신부들에게는 과거 사역 기간을 연금 산정에 포함하도록 허용했으나 개신교 목회자들은 철저히 배제해 심각한 형평성 논란을 빚었다.
결국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2012년 4월 프란시스코 만사나스 마르틴 목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스페인 정부의 행태를 명백한 종교적 차별로 규정하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2017년 11월 스페인 대법원 역시 개신교계가 가톨릭 성직자와의 차별을 근거로 항소한 관련 왕실 칙령에 대해 부분 무효 판결을 내리며 국가 주도의 종교 차별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스페인 기독교계는 2021년 대통령실 장관에게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의회 및 종교의자유 총국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왔다. 2025년에는 종교간대화위원회와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지지를 받아 이 사안을 유엔(UN) 무대에 올리는 등 국제 사회의 개입을 이끌어냈다.
스페인 당국은 지난 5월 복음주의수호위원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차별받은 개신교 목회자들에 대한 역사적 부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법안 통과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에 승인된 왕실 칙령은 스페인 관보(BOE)에 게재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관련 단체들은 자격 증명 요건과 신청 기한 등 세부 행정 절차를 분석해 피해 목회자들의 연금 수령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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