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카이퍼의 세 마리 작은 여우
도서 「아브라함 카이퍼의 세 마리 작은 여우」

교회를 무너뜨리는 것은 거대한 이단이나 외부의 핍박만이 아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좋은 것’들이 절대화될 때 신앙의 근간이 조용히 흔들린다. 네덜란드의 위대한 신학자이자 정치가 아브라함 카이퍼가 교회 안에 숨어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예리하게 파헤친 신간, 『아브라함 카이퍼의 세 마리 작은 여우』가 출간되었다.

머리, 가슴, 손의 조화가 무너진 자리

진리를 아는 것,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는 것, 믿음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은 모두 그리스도인에게 필수적인 요소다. 카이퍼는 이를 각각 머리(지성적 노동), 마음(신비적 감정), 손(실천적 활동)으로 비유한다.

문제는 이 세 가지 작용이 균형을 잃고 어느 하나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신앙 전체를 지배할 때 발생한다. 지성과 경건, 실천은 그 자체로 선하지만, 어느 하나가 절대화되어 나머지를 밀어내는 순간 신앙을 병들게 한다. 카이퍼는 이를 교회의 포도원을 허는 ‘세 마리 작은 여우’라 명명했다.

지성주의, 신비주의, 실천주의의 함정

책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생생하게 목격되는 세 마리 작은 여우의 실체를 낱낱이 고발한다.

지성주의: 교리를 아는 것에만 만족하며 신앙이 차가운 지식으로 굳어지는 위험.

신비주의: 참된 신비를 넘어, 훈련되지 않은 마음이 개인의 내면과 감정적 체험에만 몰두하며 부패해 가는 현상.

실천주의: 외적인 활동과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는 태도. 카이퍼는 분주한 사역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얄팍한 영적 색채를 입히기 위해 진리를 희생시키는 성과주의의 폐해를 100년 전에 이미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일방적인 신앙에서 온전한 균형과 성장으로

카이퍼가 이 책을 통해 겨냥한 것은 단 하나, 바로 ‘올바른 균형의 회복’이다. 우리의 생각하는 삶(머리), 느끼는 삶(가슴), 행동하는 삶(손)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등하게 발전하는 더 높은 자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온 마음과 온 지성, 온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한두 가지 요소에만 편식하듯 갇혀 있는 불완전한 신앙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장해야 함을 역설한다.

100여 년 전 카이퍼의 묵직한 통찰은 놀랍게도 오늘날 현대 교회의 현실을 거울처럼 비춘다. 교리적 지식, 뜨거운 감정, 혹은 분주한 사역 중 어느 한곳에 치우쳐 영적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지금 내 신앙과 우리 교회 안에 숨어 있는 ‘작은 여우’가 무엇인지 분별하고, 참된 조화와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귀중한 이정표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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